'상위 0.5%' 최고급 한우세트의 비밀
'투뿔 No.9' 최상급 암소한우
25년차 정육달인이 3시간 작업
선명한 선홍빛에 고른 마블링
오동나무함에 담아 즉시 배송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정육 코너'에는 화려한 상품 진열대 안쪽에 20평 남짓한 후방 공간이 있다. 25년 차 정육 기술자인 조현구 명인(51)을 비롯해 직원 10여 명이 한우 덩이를 다듬는 곳이다. 안심, 등심, 살치, 채끝 등 다양한 원료육을 최적의 맛을 유지하도록 지방을 걷어내 손질하는 게 이들의 일이다. 조 명인은 "최고급 추석 선물 한우세트는 300만원에 팔리는데, 연 100세트가 팔릴 정도로 인기"라고 밝혔다.
육질과 육량에서 최상 등급을 충족하는 '상위 0.5%' 암소 한우 선물세트가 프리미엄 추석 선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300만원의 고가임에도 추석과 설 등 명절을 중심으로 특별주문 요청이 쇄도하며 해마다 판매 세트가 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등급판정 기준에 따르면 최상위 육질등급인 'No.9'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단면에 나타난 지방의 분포 정도가 고르고, 색이 너무 누렇거나 하얗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육색은 맑고 선명한 선홍빛이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기준이 요구된다. 마블링 7~9번까지가 1++ 등급이다. 육량등급은 등심 단면적이 넓고 등지방이 얇으면서, 도체중도 적당히 나가야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A, B, C등급 중 A가 최고 등급이다.
육질등급 'No.9'과 육량등급 'A'를 충족시키는 암소 한우는 연간 출하량이 전체 한우의 0.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좋은 한우를 낙찰받을 수 있는 도축장 네트워크 관리가 필수다. 정육 바이어들은 충북 음성과 경기 부천·안성 등 전국 주요 도축장에서 열리는 경매장을 돌며 한우 품질 상태를 1년 내내 체크한다. 명절 시즌에 맞춰 '최상급 지육(枝肉)'을 발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강우재 현대백화점 정육 바이어는 "육질등급 No.9, 육량등급 A의 암소 한우는 낙찰받기 힘든 만큼 일반 1등급 암소와 비교해 경락가가 최대 4배나 높다"며 "국가 인증 최고 등급인 한우로 선물세트를 구성하기 위해선 까다롭고 엄격한 검증과 희소가치가 높은 원료육 확보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현대명품한우 No.9' 제품은 1++ 중에서도 최고 육질등급인 No.9과 최고 육량등급인 A를 획득한 암소 한우로만 제작된다. 특히 육량등급 A 한우만으로 세트를 구성해 판매하는 곳은 업계에서 현대백화점이 유일하다고 한다.
공들여 확보한 원료육은 20~25년 차 이상인 정육 기술자가 지방을 제거하고 고객이 먹기 좋은 크기로 정형·분할하는 정교한 작업을 거친다. 정육 코너 후방 공간에 영하 2도~영상 1도의 숙성고에 보관되는 원료육은 영상 15도가 상시 유지되는 바로 옆 작업장에서 선물세트로 바뀐다.
추석 선물세트 한 세트 작업에만 3~4시간이 걸린다. 안심부터 등심, 살치, 채끝, 치마, 부채, 토시, 제비추리, 갈비 등 다양한 원료육을 차례로 작업대 위에 올린다. 그다음 '떡지방'이라고 불리는 근간지방을 걷어내면서 부위별로 손질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다. 모든 과정은 오로지 수작업으로만 이뤄진다. 6.4㎏ 세트는 안심 0.8㎏, 등심 1.6㎏, 살치살 0.4㎏, 채끝 0.8㎏, 치마살 0.4㎏, 부챗살 0.4㎏ 등으로 구성된다.
현대백화점은 선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고객이 상품을 받는 당일에 세트를 제작한다. 고가의 프리미엄 세트인 만큼 고급 오동나무 목함과 보자기로 포장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이라고 고객이 신뢰하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까다로운 기준으로 최상위급 원료를 확보하고 숙련된 명인의 손길을 거치기 때문에 명품(名品)이라고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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