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아프리카 태양광 2억달러 펀드 조성
韓-英 글로벌 금융동맹 강화
신한, 2000만달러 선투자
영국서 ESG금융 성과 발표
우리, 투자은행 딜 역량 강화
유럽 중동 아프리카 영토확장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시티오브런던. 글로벌 금융 허브인 런던에서도 주요 금융사가 밀집해 있어 '금융 허브의 허브'로 불린다. 곳곳에서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 외관을 살리면서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조하고 있었다. 반면 환기구와 승강기를 외벽 밖으로 노출시킨 로이즈 빌딩처럼 최첨단 현대 양식 건물들도 드문드문 들어서고 있었다. 1801년 런던증권거래소 설립 이후 수백 년간 지켜온 금융 허브로서의 '전통'과 '현재'를 조화롭게 이어 나가는 모습이었다.
시티오브런던에 위치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런던지점을 비롯한 국내 금융사들이 영국 정부의 '러브콜'을 바탕으로 현지 금융 주요 플레이어로 도약할 토대를 만들고 있다. 영국 사회가 2020년에 겪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코로나19라는 양대 악재가 한국 금융사에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최근 금융환경이 급변하며 글로벌 금융 허브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영국이 이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국내 금융사들에 손을 내밀며 '공존'을 요청하고 있다.
우상현 신한은행 런던지점 본부장(지점장)은 "기후금융을 비롯한 ESG(환경·책임·투명경영)금융이 화두가 된 현시점에서 한국은 영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 금융 자본의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 등 제3국가에 대한 친환경 투자 과정에서 최근 기후변화에 대해 '원죄'를 갖고 있는 선진국 투자자들이 기후금융 파트너로 한국, 일본과 같은 아시아 선진국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역사가 비교적 짧아 그만큼 탄소 배출이 적었다는 점이 기후금융 분야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런던은 금융 본고장 런던에서 ESG금융 주요 플레이어로 발돋움하고 있다. 13일 런던에서 열린 '한영 투자포럼'에서는 이 같은 ESG금융 성과물 발표가 이어졌다. 신한금융은 빈곤 퇴치 목적의 비영리 투자 펀드운용사인 어큐먼과 협업해 사하라 인근 아프리카 16개국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2억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신한은행은 이 펀드에 대해 2000만달러 규모 선순위 투자를 결정했다. 해당 펀드는 녹색기후기금(GCF)이 5000만달러를 후순위 투자하며, 자선재단 등에서 2000만달러를 기부받아 조성된다.
신한금융은 영국 정부 출자로 조성되는 환경보증기업(GGC)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있는 기업에 대한 기후변화 관련 위험을 영국 정부와 GCF에서 보증해주고 실제 필요한 자금은 신한금융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사가 대출 채권 형태로 지원한다.
한편 바로 옆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투자금융(IB) 딜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1978년 개소한 이래 45년간 쌓아 올린 네트워크가 핵심 자산이다. 전수일 우리은행 런던지점장은 "과거에는 IB 딜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기존 대출 자산에 투자하는 '세컨더리'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최초 IB 딜을 실행하는 시점부터 투자하는 '프라이머리' 딜을 늘려 나가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며 "점차 역량을 쌓아 올려 수수료 수익까지 극대화할 수 있는 IB 딜 주선에도 적극 나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한·우리은행 런던지점은 영국 외에도 유럽·중동·아프리카로 금융 영토를 확장 중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미래 금융 먹거리로 아프리카 지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우상현 지점장에게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지역 본부장 역할도 맡겼다. 그가 담당하는 지점 사무소는 런던, 독일, 카자흐스탄, 두바이, 헝가리 등 광대한 지역에 걸쳐 있다.
우리은행 역시 런던지점에 EMEA 지역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주문해둔 상태다. 전수일 지점장은 "런던지점이 보유한 신디케이티드론 자산은 유럽과 사우디아라비아, 아프리카를 아우른다"며 "앞으로도 EMEA 지역 대상 딜 소싱을 확대해 우리은행의 글로벌 IB 중심 센터로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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