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서울 "2100억원 증자" 이복현 "규제완화 노력 지속"

금감원장, 獨도이치은행 방문

도이치은행이 서울지점에 대해 2000억원 이상의 증자를 단행한다. 최근 글로벌 자금이 탈중국화에 나서며 이를 대체할 시장 발굴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금융 시장 규제 완화 의지까지 맞물린 행보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사진)은 스위스, 영국에 이어 도이치은행 본사가 있는 독일까지 찾아 이 같은 도이치은행의 증자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17일 금감원은 도이치은행이 서울지점에 대해 1억5000만유로(약 2115억원) 규모 자본금 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 원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도이치은행 본사를 찾아 람 나약 도이치은행 투자은행 부문 글로벌 공동대표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발표됐다.

이 자리에서 도이치은행은 서울지점 증자 배경에 대해 "한국 금융 시장의 안정적인 모습, 한국 경제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 한국을 주요 거점으로 하는 도이치은행의 대아시아 투자 전략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도이치은행의 증자 결정은 한국 금융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우호적인 시각을 대변하는 대표 사례"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의 해외 투자자에 대한 금융 규제 완화 의지를 적극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부와 외환 금융당국은 해외 금융사의 국내 은행 간 외환 시장 참여 허용, 거래 시간 연장은 물론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폐지 등을 통해 규제 완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국내 금융 규제에 대한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알림에 따라 이번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증자 건처럼 해외 금융사의 국내 투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치은행은 1978년 서울지점을 개설한 이후 45년간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거점으로 삼아왔다. 한독 양국은 올해 수교 140주년을 맞은 만큼 향후에도 금융은 물론 경제 다방면에서도 협력 관계를 모색할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