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의 변신, 생수병 재활용해 탄소감축
울산 폐플라스틱공장 내달 착공
2026년부터 상업생산 돌입
총생산능력 20% 선주문 받아
세계 최초로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곳에서 구현하는 복합 플라스틱 재활용 단지가 울산에 건설된다. 단지가 완공되면 연 32만t의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SK지오센트릭은 오는 10월 울산 남구의 SK이노베이션 정유화학 복합단지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5000㎡ 용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울산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착공한다고 밝혔다. 축구장 22개 넓이와 맞먹는 크기로 총 1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상업 생산은 2026년에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매일경제가 찾은 현장은 공장 건설을 위한 정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기현 SK지오센트릭 PM은 "총 3개 공정과 전력·용수 등 공급 시설 1곳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공장이 완공되면 1년에 처리하는 폐플라스틱이 32만t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플라스틱 32만t은 500㎖ 생수병 213억3000만개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ARC에 세 가지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동시에 건설한다. 오염물질이 묻은 폐플라스틱을 원유와 비슷하게 되돌리는 열분해, 플라스틱의 분자 연결고리를 끊어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처음 생산한 것과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페트(PET) 해중합, '초임계'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기술을 동시에 구현한다. 현재 플라스틱 재활용은 투명 페트병 같은 단일 물질을 쌀알(펠릿) 형태로 갈아 재활용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 외에는 분리배출해도 대부분이 소각장 등에서 태워진다. SK지오센트릭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물질이 섞여 있거나 음식물 등 오염물질이 혼합돼 있어도 적용할 수 있는 화학적 재활용을 택했다.
가장 범용적인 열분해는 300~800도 고열과 높은 압력에서 플라스틱을 녹여 원유와 비슷한 기름을 얻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소각 외에는 별 활용 방안이 없던 비닐봉지 같은 물질을 석유화학 기초 물질인 나프타로 활용할 수도 있다. 김 PM은 "열분해유에 SK지오센트릭만의 기술로 수소 첨가 등 후처리를 거쳐 석유화학 원재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열분해유는 식품 용기부터 플라스틱 세제통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해중합은 화학적 재활용의 꽃으로 불린다.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처음 생산한 플라스틱 소재의 품질과 물성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물질을 중합하는 반대 과정을 거치므로 분자구조를 해체한다는 의미에서 해중합으로 불린다. SK지오센트릭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재활용에 필요한 원료 중 90%는 이미 국내에서 확보했다"며 "총 생산 능력의 20% 정도는 선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매일경제와 만나 "생태계 파괴를 덜하려면 모든 플라스틱을 재생해 활용해야 한다"며 "SK그룹은 울산에만 그린 분야에서 8조원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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