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수익률 하위 20개’ ETF, 절반은 2차전지株 담았다

노자운 기자 2023. 9. 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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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집중된 2차전지 대형주, 무더기 급락
“인버스 ETF, 개인 매수세 몰려…개미 투자 심리 변화 주목해야”
/뉴스1

이달 들어 손실률 상위 20위권(수익률 하위 20위권)에 든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절반 이상은 2차전지 관련 종목을 주로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의 주가가 외국계 기관의 공매도에 밀려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코프로는 공매도 잔고(투자자가 공매도를 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가 1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1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손실을 낸 ETF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였다. 약 보름 만에 16.7%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이 ETF는 에프앤가이드에서 산출하는 ‘FnGuide 2차전지 산업 지수’를 기초 지수로 삼아 상승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반대로 지수가 하락할 때는 낙폭도 2배로 커진다.

그 다음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ETF는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로, 손실률이 16.39%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의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를 기초 지수로 삼는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 ‘TIGER 2차전지소재Fn’,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는 손실률 상위 3~5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1~12%대 손실률을 기록했다. 그 외에 ‘SOL 2차전지소부장Fn’, ‘TIGER 2차전지테마’, ‘TIGER KRX2차전지K-뉴딜’이 각각 손실률 13~15위에 올랐으며, ‘KBSTAR 2차전지액티브’는 17위, ‘KODEX 2차전지산업’은 19위,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는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ETF들은 2차전지 관련 대형주를 많이 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삼성SDI,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엘앤에프 등의 비중이 높다. 2차전지주는 이달 들어 대체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데, 이에 관련주를 많이 담고 있는 ETF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이달 초 이후 주가가 14% 가량 하락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최고가 58만40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 2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7월 말 주당 150만원을 넘으며 ‘황제주’로 올라섰던 에코프로는 낙폭이 더 크다. 이달 들어 29%나 폭락하며 90만원을 내준 상태다.

이들 종목은 외국인의 공매도 폭격이 집중됐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 1300억원어치를 사들인 개인 덕에 낙폭 확대를 어느 정도 방어했지만, 결국 외국인의 매도세(2300억원 순매도)를 버티진 못했다. 13일 기준 공매도 잔고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도 9400억원이 넘는다.

포스코퓨처엠도 개인의 매수세와 공매도세가 팽팽히 맞서는 종목이다. 공매도 잔고가 7600억원에 육박한다. 최대주주 POSCO홀딩스도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된 종목이다. 공매도 잔고가 총 940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올 상반기 2차전지주의 상승세를 견인해온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외 기관을 따라 ‘팔자’로 돌아설 가능성에 주목한다. 개미마저 떠나면 주가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이후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 미국의 9월 예산안 합의 이슈에 따른 IRA 모멘텀(동력) 저하 때문에 2차전지 관련주들이 하락하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 2차전지 인버스 ETF가 상장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가 상장했는데,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461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2차전지 인버스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강도 높은 관심이 확인되고 있어, 상반기와 같이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급등이 재현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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