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DLC 제로의 비보 "최고의 스토리, 부실한 콘텐츠"
포켓몬스터 스칼렛 바이올렛은 출시된 순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스토리와 편의성은 호평을, 저열한 최적화와 퀄리티 낮은 스킬 연출은 혹평을 받았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첫 DLC '제로의 비보'가 출시됐다. '스토리는 최고다'라는 평을 받은 9세대인 만큼 상당한 기대감이 들었다.
직접 플레이해 보니 전작인 8세대 소드 실드의 DLC '갑옷의 외딴섬'와 플레이 타임이 비슷했다. 길지는 않았으나 전체적인 스토리는 만족스러웠다. 순식간에 끝나버린 갑옷의 외딴섬과는 다르게 후편인 '남청의 원반'으로 스토리가 연결되기 때문에 후편 기대감이 상승했다.
스토리가 좋았던 이유는 입체적인 캐릭터들 덕분이었다. 라이벌 캐릭터로 등장한 '시유'와 '카지'의 입체감이 훌륭하게 전달됐다. 스토리가 진행되며 변해가는 캐릭터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결말에서는 상상도 못한 전개로 인해 충격을 받았다.
DLC 주 목적인 신규 콘텐츠와 새로운 포켓몬이 적은 점은 아쉬웠다. 상징적인 라이벌 배틀도 중복이 많았다. 자유로운 진행이 가능했던 본편과는 달리 선형적인 진행 방식으로 돌아왔기에 호불호가 갈렸다.
장르 : 오픈월드 RPG
출시일 : 2023년 9월 13일
개발사 : 게임프리크
플랫폼 : 닌텐도 스위치
■ 매력적인 캐릭터가 차려준 몰입감
DLC에서는 팔데아 지방이 아닌 '북신의 고장'이라는 새로운 배경에서 모험이 펼쳐진다. 북신의 고장에 전해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를 탐험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주인공은 남매인 시유와 카지의 도움을 받으며 전설 포켓몬 '오거폰'의 누명을 풀어준다.
스토리는 기존 포켓몬이 가진 클리셰를 비틀었다. 전작의 악역은 인간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세 벗님'이라 불리는 전설 포켓몬 3마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선역에게 씌워진 누명으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성을 보는 과정도 몰입감을 한 층 끌어올렸다.
특히 라이벌 캐릭터 입체감이 다른 시리즈보다 훨씬 잘 드러났다. 결말에서 자신에 감정에 못 이겨 흑화한 라이벌을 보는 장면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포켓몬스터 스토리에선 보기 힘든 결말이다. 덕분에 후편에서 이어질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늘었다.
메인 전설 포켓몬인 오거폰도 만족스럽다. 보통 전설 포켓몬은 소위 '물욕'을 자극하지만, 이번엔 애정을 자극했다. 뒤에서 졸졸 따라다니는 오거폰은 심장을 움켜쥐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오거폰은 가면에 따라 모습과 타입이 변경된다. 4가지 폼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전에서 활약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테라스탈 모습도 다르다. 기존 머리 위에 테라스탈이 생기던 포켓몬과 달리 가면이 커지며 테라스탈로 바뀐다.
■ 10개월 기다린 콘텐츠가 고작 이거?
콘텐츠 볼륨은 꽤 아쉽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규 포켓몬 종류가 너무 적다. 전설의 포켓몬 오거폰과 세 벗님을 제외하면 '차데스'와 그 진화형 '그우린차'가 전부다.
포켓몬 외에 추가된 콘텐츠는 축제 속 미니게임이다. '도깨비 퇴치 페스티벌'은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속 미니게임 '풍선 터뜨리기'와 유사하다. 라이딩 포켓몬에 탑승해 도깨비 풍선을 터트려 얻은 열매를 정해진 위치에 가져가 놓는 방식이다. 열매는 총 4종류로 단계별로 획득해야 하는 열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난다.
보상으로 신규 육성 소재인 '떡'을 얻는다. 물욕 소재인 '순백떡'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플레이해야 한다. 솔로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는 힘들다. 높은 난도 때문에 파티 플레이가 필수다. 게다가 랜덤 매칭도 불가능해 매우 불편했다.
초급, 중급, 상급 3가지 난도가 있으며, 중급 클리어 시 순백떡을 준다. 상급 난도를 클리어하면 '먹고자'를 받을 수 있기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도 좋다.
■ 가능성 남긴 전편 "후편 존버 시작한다"
10개월을 기다린 9세대 DLC 치곤 아쉬운 점이 많았다. 다행히 몰입감 있는 스토리와 이어질 후편이 남았다는 사실이 긍정적이다. 매력적인 전설의 포켓몬과 라이벌 캐릭터 덕분에 즐거웠다. 이전 시리즈 포켓몬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포켓몬 5세대 '블랙 화이트' 리메이크를 연상시키는 떡밥도 여러 곳에서 등장해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5세대 배경 지역인 '하나 지방'은 라이벌인 시유와 카지의 학교 '블루베리 아카데미'가 있는 장소다.
이는 후편인 남청의 원반 배경 지역이다. 또한 전작인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만 등장하는 포켓몬을 포획할 수 있는 점도 기대 포인트다. 최고의 스토리로 많은 인기를 받았던 5세대이기에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열린 결말로 끝난 스토리와 아직 풀리지 않은 본편의 떡밥 등 기대할 만한 요소가 많다. 기자 또한 후편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져 출시일 발표를 고대하고 있다.
유저들도 '입체감 있는 스토리가 맘에 들었다' '빠른 시일 내에 후편을 플레이하고 싶다', '라이벌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래서 후편은 언제 배포하나', '콘텐츠가 아쉽네'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1. 몰입감 있는 스토리
2. 매력적인 라이벌 캐릭터
3. 스토리 속 잘 녹아든 전설의 포켓몬 오거폰
1. 다시 돌아온 선형적인 플레이 방식
2. 추가된 콘텐츠의 부족
3. 아쉬운 플레이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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