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씨, 증조할아버지는 1921년에 근무했네요"···역사에 ‘진심’인 英금융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역사는 미래의 지식이 될 수 있는 만큼, 우리는 결코 과거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홍콩상하이은행(HSBC) 본사, HSBC에서 기록물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티나 스테플즈(Tina Staples)는 "예컨대 '우리 증조할아버지가 과거 HSBC에서 어떤 일을 했나요?'와 같은 질문에도 HSBC는 대답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미래의 지식이 될 수 있는 만큼, 우리는 결코 과거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홍콩상하이은행(HSBC) 본사, HSBC에서 기록물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티나 스테플즈(Tina Staples)는 “예컨대 ‘우리 증조할아버지가 과거 HSBC에서 어떤 일을 했나요?’와 같은 질문에도 HSBC는 대답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1865년 홍콩에서 첫 영업을 개시한 이래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HSBC는 런던과 홍콩, 뉴욕, 파리 등에 기록관을 두고 현재까지 HSBC의 모든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템즈강을 따라 금융중심지 ‘더 시티’에서 차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금융신도시 ‘카나리워프’가 생기면서 씨티은행, 바클레이즈 등을 비롯해 HSBC도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겼지만, HSBC가 말하는 ‘정신(Sprits)’은 변함 없이 이어지고 있다. 티나는 “1865년 홍콩에서 첫 영업을 할 때 스타트업처럼 세를 들었던 건물이 현재는 그 자리 그대로 HSBC 건물이 됐다”며 “그 건물은 HSBC의 자랑이자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건물”이라고 말했다. 변함 없이 자리를 지킨 홍콩 본사처럼 1860년대 계좌를 연 기업 역시 아직까지도 HSBC의 고객으로 남아 있다.
역사를 금융기관의 주요 가치 중 하나로 꼽고 기록에 열중하는 건 세계 최대 보험 마켓 로이즈(Lloyd’s)도 마찬가지다. 17세기 대항해시대, 배가 바다에 빠지면 손해를 볼 것을 우려한 선주들과 ‘손해가 나면 물어줄 테니, 이익이 나면 일부를 달라’는 귀족들 간의 계약, 즉 보험 계약이 오가던 ‘로이즈 커피하우스’에서 탄생한 로이즈는 1744년부터 지금까지 매일 ‘로스 북(Loss Book)’을 수기로 작성하고 있다. 로스 북은 그날그날의 주요 해상 사고를 기록한 책으로 1912년 타이타닉 침몰, 2014년 세월호 참사 역시 이 책에 적혔다.
꾸준한 기록과 역사의 보존이 곧 보험 산업의 신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로이즈 본사 투어를 맡은 코리안리 관계자는 “1799년 100만 파운드어치 금을 잔뜩 실은 영국 로얄 함선 루틴호가 좌초됐을 때 발생한 대규모 손실을 로이즈가 계약에 따라 전액 보상한 사건은 회사가 신뢰와 명망을 쌓게 된 계기가 됐다”며 “이에 로이즈는 1858년 이 배에 실려 있던 종 ‘루틴벨’을 건져 올려 본사에 설치해뒀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사 사무실층 한 가운데 설치된 루틴벨은 현재 루틴벨을 둘러싸고 테이블마다 자리 잡은 보험사들에 신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런던=조윤진 기자 j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타니 팔꿈치 수술…5억弗 잭팟 물건너가나
- 벌써 800명 죽고 감염자만 16만… 백신도 없는 '이 전염병' 어쩌나
- 영암 일가족 사망…가장이 아내·세 아들 살해 후 극단 선택한듯
- 모로코 강진 전 의문의 빛 '번쩍'…지진 예고했다?
- 직장 내 성폭력 신고하면 오히려 업무 배제 등 불이익 당한다
- '김정은 전용열차, 방탄에 박격포 무장'…움직이는 '완벽한 요새'
- 20년 전에도 동승자 사망했는데…또 음주운전한 40대男
- 감방 동기들의 '3개국 공조' 마약 조직…'필로폰 62만 명분 밀반입'
- '한국서 온 승객 있다'…그린란드서 크루즈 '좌초'
- '커피값 정도는 내야…' 돈 안쓰는 여친에 서운하다는 30대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