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보인다” 팔순노인끼리의 덕담…이게 바이든 재선전략이라고? [신짜오 베트남]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3. 9. 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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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베트남이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연합뉴스>
[신짜오 베트남 - 263] 예상대로 미국과 베트남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를 맺었습니다. 외교 관계에서 쓰이는 수사 중 가장 친밀한 단계의 표현을 꺼낸 것입니다. 베트남은 기존 중국과 러시아, 인도, 한국 다음으로 미국을 ‘포괄적 전략 동반자’ 지위에 올렸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포괄적 포위망에 베트남을 끌여들였다 생각할 것입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베트남 의전서열 1위)은 베트남은 한단계 점프시킬 자본을 미국에서 끌어올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번 두 정상의 만남 의미를 크게 3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베트남 전기차 빈패스트. <연합뉴스>
1. 더 많은 ‘빈패스트’ 나올까
베트남은 그동안 한국과 중국, 일본의 투자를 받아 경제를 끌고 왔습니다. 베트남은 아직 제도와 시스템이 완비되지 못한 개발도상국입니다. 절차와 법을 중시하는 서구 자본이 베트남에 물릴까 투자를 망설이던 차에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자금은 베트남으로 많이 몰려들었습니다. 한국 같은 나라는 ‘압축 성장’의 기억때문에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베트남에 선뜻 돈을 태울 수 있었습니다. 불과 몇십년전에 한국도 웃돈을 주면 길게 늘어선 은행 지점 내 줄을 우회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베트남에서 어떤 방식으로 공무원을 만나고 어떻게 없는 제도를 만들어가며 누구를 만나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지 노하우를 익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더 큰 성장을 하기 위해 미국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서구 자본이 필요했습니다. 얼마전 베트남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것은 미국 자본과 거래를 트기 위한 사전작업이었습니다. 아마도 베트남은 ‘제 2의 빈패스트’, ‘제 3의 빈패스트’ 사례를 만들기 위해 미국에 많은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2. 중국 견제 성공할까
미국의 입장에서 베트남은 중국 포위망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습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지 않은 나라. 이런 기준으로 동남아에서 레이더를 좁혀보면 가장 도드라지는 나라가 베트남입니다. 베트남은 미국과도 싸웠지만 중국과도 치열한 국지전을 벌였습니다. 베트남 사람과 얘기해보면 천성적으로 중국을 싫어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위 남중국해(중국식 표현)에서 벌이는 중국의 패권주의는 베트남에서 경멸의 대상입니다. 미국은 베트남을 끌여들여 중국 포위망을 더 좁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중국이 2년전과 똑같은 레파토리르 희토류 수출제한 카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베트남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일게 분명합니다.

두 노장 정상의 만남. <VN익스프레스>
3. 두 80노인의 만남
바이든 대통령은 1942년생. ‘과거’ 한국나이로 82세입니다. 응유옌푸쫑 서기장은 1944년생. ‘과거’ 한국나이로 80입니다.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입장에서는 응유옌푸쫑 서기장과의 정상회담으로 나쁘지 않은 그림을 연출했습니다. 80줄의 두 정상이 힘차게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둘은 2015년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직을 역임할 때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이날 오랫만에 바이든과 재회한 응유옌푸쫑 서기장은 바이든에게 “당신은 하나도 늙지 않았다. 이전보다 더 좋아 보인다”며 덕담을 건넸습니다. 어쩌면 바이든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요.

이외에도 관전포인트는 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베트남 국민의 정서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한다’,‘베트남은 미국이 필요하다’,‘미국과 관계개선에 나설 수 있어 기쁘다’는 댓글로 뉴스 창이 도배되어 있습니다. 미국과 수십년전 전쟁을 치뤘다는 기억은 아예 없는 듯 합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베트남전은 베트남 입장에서 승리한 전쟁입니다. 그래서 베트남은 승자 특유의 여유가 있습니다. ‘불미스런 일이 있었지만 승자의 입장에서 아량을 베푼다’는 심리가 실제 베트남의 진심입니다. 또 하나, 베트남은 실리를 매우 중시하는 장삿꾼 기질이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과 절친이 될 것처럼 행동하지만, 중국에 가서도 얻을 게 있으면 ‘우리는 사회주의 동맹이다’며 립서비스를 할 것입니다. 다른 것은 딱 하나. 중국 정상을 만난 자리에선 기사 댓글 창에 그다지 호의적인 글이 달리지 않는다는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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