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일자리 뺏긴다멍”…사람보다 냄새 잘 맡는 AI 나왔다는데 [사이언스라운지]
인간과 비슷한 후각능력 보여
냄새 표현도 무리없이 ‘척척’
마약탐지견·조향사 대체할까
이달 초 과학저널 ‘사이언스’ 에는 구글리서치 에서 분사한 후각 관련 스타트업 기업 ‘오스모’가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 이들이 개발한 AI는 분자 구조를 분석해 화합물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었다. AI는 조향사 등 실제로 향을 구분하기 위한 훈련을 받은 인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후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이들은 냄새를 맡거나 만들 필요도 없이 50만 개에 달하는 다른 분자들의 냄새를 예측하기도 했다.
오스모를 이끄는 신경생물학자 알렉산더 윌츠코와 그의 연구팀은 ‘비린내’, ‘와인 향기’ 등 향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적인 단어들을 하나의 방향 샘플에 하나 이상씩 할당할 수 있도록 하는 AI 시스템을 설계하고, AI에게 약 5000개의 방향 샘플의 냄새를 설명하도록 명령했다. 이와 동시에 AI는 방향제의 화학 구조를 분석해 구조와 향기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작업을 했다. 이 결과 AI시스템은 화학물질 구조의 특정한 패턴과 특정한 냄새 사이에서 약 250가지의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AI가 찾아낸 상관관계를 ‘냄새 지도’와 결합하고, AI가 새로운 분자의 냄새를 예측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이 지도를 참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후 연구팀은 15명의 지원자에게 특정 냄새들을 AI가 사용한 것과 동일한 기술적인 단어들과 연관시켜 표현하게끔 훈련시켰다. 이후 실제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지만훈련받은 지원자들이 기술적인 단어를 사용해 묘사할 수 있을 만한 냄새 323개를 찾아내고, 이를 지원자들에게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동시에 같은 냄새에 대해 AI에게도 화학 구조를 바탕으로 냄새를 분석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결과 AI의 예측은 인간의 평균 반응과 거의 유사했다.
특히 사람의 경우는 개인별로 냄새를 구분하는 능력에 큰 차이가 있었지만 AI는 어떤 냄새든 일관된 수준의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냄새가 비슷한 두 물질에 대해서도 분자의 구조적이 차이를 정확하게 구분해 냈다.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의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 박사는 과학저널 네이처 지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식품·세정제 사업 등에서 유용한 참조도구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렉산더 윌츠코 박사는 “컴퓨터는 시각과 청각을 디지털화할 수 있었지만 우리의 가장 깊고 오래된 감각인 후각은 디지털화할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물질의 화학 구조와 이를 기반으로 뇌가 냄새를 인식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 기반의 지도를 제안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은 약 350개에서 400개의 기능적 후각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이들은 후각 신경 말단에 있는 단백질로, 공기 중 분자와 연결되어 코 안쪽에 있는 후각 망울에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후각 수용체의 수는 시각 수용체(4개)와 미각수용체(40개)에 비해 훨씬 많을 뿐 아니라, 다른 감각과 달리 뇌로 직행하는 ‘별도의 통로’도 가지고 있다.또 다른 논문 수석 저자인 조엘 메인랜드 미국 모넬화학감각 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가 후각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 대한 발전을 이룬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어떠한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공기 중의 분자가 뇌에 냄새를 맡게 만드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며 “하지만 컴퓨터가 분자의 형성 방식과 냄새를 인식하는 방식 사이의 관계를 식별할 수 있다면 과학자들은 그 지식을 사용해 우리의 뇌와 코가 어떻게 함께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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