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력생산 하면서 포도 수확량 125% 늘어

박한나 2023. 9. 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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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태양광 설비가 여름에는 토양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겨울에는 냉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쾌청한 가을이 시작된 지난 13일 경상북도 경산시 영남대학교의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는 3~5m 높이의 태양광 모듈 아래 무럭무럭 자란 대파와 벼가 초록빛과 금빛으로 넘실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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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7개 실증소 조사… 작물들 80% 이상 작황
위기에 처한 농촌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활용 가능
정재학 교수 "절대농지에 태양광 사업 허용해야"
지난 13일 방문한 경상북도 경산시 영남대학교의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 전경. 한화큐셀 제공.
지난 13일 한화큐셀 영농형태양광 미디어 설명회에서 정재학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한화큐셀 제공.
지난 13일 방문한 경상북도 경산시 영남대학교의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서 벼를 재배하고 있다. 한화큐셀 제공.
한화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협소형 영농형태양광이 설치된 경상북도 경산시 영남대학교의 실증단지 모습. 박한나 기자.

영남대학교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가보니…

"영농형태양광 설비가 여름에는 토양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겨울에는 냉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쾌청한 가을이 시작된 지난 13일 경상북도 경산시 영남대학교의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는 3~5m 높이의 태양광 모듈 아래 무럭무럭 자란 대파와 벼가 초록빛과 금빛으로 넘실대고 있었다. 구역별로 가로와 세로의 길이를 다르게 적용한 태양광 패널들이 눈길을 끌었다.

농지 내 설치된 태양광때문에 생기는 그늘이 농작물의 작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세간의 선입견과는 정 반대였다. 영농형태양광이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표준화하는 국책과제를 진행 중인 정재학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가 직접 실증 현장을 소개했다.

정 교수는 "기후 온난화에 영농형 태양광은 분명 도움을 준다"며 "결과까지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업활동과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식물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최대 광량인 '광포화점'을 초과하는 잉여 태양 빛을 전력 생산에 사용할 수 있어 농지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정 교수는 "'벼는 한여름에 햇빛을 많이 쐬도록 해야 한다'고 잘못 알려졌는데, 광포화점 이상의 빛은 사실 식물에 해롭다"며 "전국 77개 실증소를 모두 조사해 보니 영농형태양광 아래 자란 작물들은 80% 이상 작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파, 녹차, 포도 등 일부 작물은 (100%를 넘어)오히려 더 많이 생산됐다"고 덧붙였다.

실증연구 결과, 영농형태양광 하부 농지의 포도 수확량은 일반 농지 대비 약 125%로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농형태양광에 빗물순환과 발광다이오드(LED) 광원 등 스마트농업을 적용한 수확량도 측정한 결과, 대파는 일반농지 수확량(100%) 대비 138%를 기록했다.

또 영농형태양광은 작물 생산을 하면서 전력까지 생산할 수 있어 위기에 처한 농촌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은 지난해 총 130MWh로 현재 실증단지와 영남대의 운영에 사용되고 있다. 판매시 연간 약 3000만원의 매전수익을 얻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 교수는 한화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협소형 영농형태양광은 발전량이 많아 농가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협소형 양면의 연간 발전량은 일반 영농형 대비 28.5%가 많다"며 "가격이 일반형 대비 1.5배 비싸지만 규모의 경제 달성과 발전량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해 농가소득이 가만히 늘어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영농형태양광의 갈 길은 멀다. 염해농지 태양광발전 시설 허가 등 인허가 문제가 복잡하고, 규제 조례가 지자체별로 상이하기 때문이다. 임차농민의 참여 문제, 설치 자금 문제, 감전이나 충돌 사고를 대비한 보험 부족 등 제도 개선이 산적하다.

무엇보다 정 교수는 농업 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절대농지에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할 수 없는 점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절대농지다 보니 땅값은 싸지만, 농사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결국 황무지가 되고 있다"며 "일본에선 태양광을 허용했더니 절대농지 11.8%가 되살아난 만큼 절대농지의 태양광 사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산=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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