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3 사 오 육 7 8 구10” 이재명 대표의 ‘단식 방정식’…일주일 사진 정리
이번주 일사정리는 오늘(17일)로써 단식 18일째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주요 뉴스로 정리 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어제 오후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 전원 이름으로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결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재까지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18일 동안 여당 의원들의 조롱섞인 말도 있었고 그와 관련 사과도 있었습니다. 국회에서 자해 소동도 벌어졌습니다. 당사자인 이 대표는 단식 기간 중 검찰 조사에 두번 출석 하기도 했습니다. 18일간의 단식 과정 동안 의미있는 숫자와 정치인들의 말을 토대로 1~10까지 열거하는 형식으로 일주일 사진 정리를 해봤습니다. |
● “1 2 3 사 오 육 7 8 구10” 이재명 대표의 ‘단식 방정식’
1 = 1주년, 개회 하루 앞두고, 공식일정 없음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기한 단식 선언을 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에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국민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과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국정쇄신과 개각단행을 요구했습니다. 정기국회 개회 하루 전부터 국회 본청 앞에 텐트를 설치하고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검찰의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피의자 조사를 앞둔 상황이었고 국민의힘은 ‘뜬금없는 단식’, ‘방탄 단식’이라며 이 대표를 비판 했습니다. 하지만 단식을 계속 이어졌고 길어지면서 체력이 바닥 난 이 대표는 9월14일 부터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습니다.
2 = 두 번째 단식, 단식 중 두 번째 검찰 출석
이재명 대표는 이번이 두 번째 무기한 단식 입니다. 과거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6월7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철회를 요구하며 11일 동안 단식 투쟁을 벌였습니다. 당시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화문 현장을 찾아 만류하면서 중단되었고 이후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수액 투여 등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31일 부터 이어진 두 번째 단식에서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두 번의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9일 1차 조사(7시간), 12일 2차 조사(1시간50분)를 받았습니다. 1차 조사 때는 신문조서 서명·날인을 거부했지만 2차 조사에서는 서명·날인을 했습니다.
3 = 3주 미뤄진 대장동 첫 재판
서울중앙지법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첫 재판’을 9월15일에서 10월6일로 3주 연기했습니다. 이 대표 변호인은 지난 1일 공판준비기일에서 단식으로 인한 건강 문제로 15일 공판 출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일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2일차 되는 날 입니다.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과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3월 22일 기소된 이 대표는 단식을 멈추지 않고 있는 중이고 향후 재판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4 = “사즉생” 네 번째 검찰출석 “시지프스의 삶”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 지난달 31일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며 이 대표가 한 말 입니다. 사즉생(死卽生)은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의 결전을 앞두고 휘하 장수와 병사들에게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했던 말에서 유래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우크라이나 방문에서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나라를 지켰던 이순신 장군의 명언이 많이 회자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 하면서는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시지프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바위를 정상에 올려 놓으면 떨어지고 또 올려 놓으면 다시 떨어지는 영원한 형벌을 받는 인물인데 본인의 처지를 시지프스에 빗댄 말로 분석됩니다.
5 = ‘오’염수 단식, ‘오’세훈 직격
민주당 당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미국과 유럽을 나누어 방문(우원식·양이원영 의원 유럽, 이수진·이용선 의원 미국) 국제 여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을 방문한 이수진 의원은 15일(현지시간) 뉴저지주(州) 지역정치인 고든 존슨 뉴저지주 상원 의원을 만나 이재명 대표 단식의 가장 큰 이유가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미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6일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단식 시작 직전에도 횟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원인이 오염수 방류라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수진 의원은 18일까지 유엔총회 개최를 앞둔 미국 뉴욕에 머무르며 일본 총영사관 앞 촛불집회, 유엔본부 주변 집회 행진등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최근 한국갤럽이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4.6%)으로 ‘정계 주요 인물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참여자들은 오세훈 서울시장 35%, 한동훈 법무부 장관 33%, 홍준표 대구시장 30%,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각각 29%, 원희룡 국토부 장관 25%, 이낙연 전 대표 23%, 안철수 의원 20% 순으로 호감이 간다고 응답했습니다. 한편 오 시장은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여러 개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자구책을 단식에서 찾은 것 아니냐”고 직격했습니다.
6 = “고기 굽는 꿈” 까지 꿔야 하는 단식?
10일(단식 11일째) 이재명 대표는 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며 자리를 깔고 누웠습니다. 격려차 농성장을 찾은 홍성국, 이용빈 의원이 몸에서 음식 냄새 날까 가까이 앉는 것을 꺼리자 괜찮다고 하며 “어제 밤에 고기 굽는 꿈을 꿨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농성장을 찾았는데 ”단식을 거둬달라“고 했지만 이 대표는 ”아직은 견딜 만하다“고 중단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7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7일간의 단식, 단식의 실패 사례
“정세균 국회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 “정 의장이 물러나든지, 내가 죽든지 둘 중의 하나”라며 2016년 10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단식을 선언 했습니다. 당시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야당과 언론이 연일 제기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비리 의혹을 덮으려는 물타기 시도라는 분석과 반응이 쏟아졌고 이정현 대표를 향해 ‘정현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은 아무런 성과 없이 7일만 끝났고 실패한 단식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8 = 8일째 마감 했지만 FM단식 으로 평가 받는 황교안
2019년 11월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전 대표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반대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했습니다. 닷새 만에 단백뇨 증상이 나타났고, 8일째 되던 날 의식이 저하되면서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가족과 의사, 당의 만류로 단식을 마쳤습니다. 기자도 당시 청와대 앞을 수시로 가서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취재 했는데 실외 노숙 단식이었고 계절이 겨울이라 황 대표는 물론 지지자들과 취재진 모두 짧고 굵게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 199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까지 최근 언론과 커뮤니티에서는 정치인들의 단식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9 = 압‘구’정, 단식장 찾은 태영호 의원
지난6월 19일 이재명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습니다. 사전 배포한 연설문에 없었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이날 했습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 1년을 비판하다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에만 몰두하는 윤석열 정권을 두고 ‘압·구·정’ 정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날 압구정을 지역구로 둔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 지역구인 압구정을 악의적으로 끌어들여 모욕했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최근 태영호 의원은 이 대표 단식장에 찾아가 다른 주제로 또 한번 논쟁이 붙었습니다. 민주당 의원이 ‘북한에서 온 쓰레기’ 라는 막말을 했으니 “대표께서 책임지고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주변의 민주당 관계자들이 ”단식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맞서면서 단식장은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10 = 10시 출근 10시 퇴근, 출퇴근 단식 논란
이 대표는 11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천막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밤에는 국회 당 대표실에 머무르는 식의 단식을 했습니다. 이로인해 ‘출퇴근 단식’, ‘웰빙 단식’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12일부터는 당 대표실에서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실내 단식으로 명분을 잃었다는 비난이 커졌습니다. 국정 쇄신 등을 촉구하며 시작 되었지만 ‘출구’를 찾지 못하는 단식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식을 접을 수도, 접어서도 안 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여야 대표 회담’ 제안과 함께 단식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19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단식 중단을 설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주 초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다. 장기간의 단식으로 인해 건강을 염려해 청구를 미룰 것이다는 분석이 팽배합니다. 앞서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만큼 이번에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것이라 보는 분석도 있고 단식 이후 민주당의 결집으로 부결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형국입니다. 곧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을 곡식을 추수해서 먹을 것이 많고 일년중 가장 풍요로운 시기라서 생긴 말 입니다.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여의도 단식장을 보며 찹찹해 지는 마음이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북·러 정상회담 ‘악의 연대’ 가감없이 전세계 공개
“러시아와의 관계는 북한의 최우선 과제로, 제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김정은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났습니다. 지각 대장으로 유명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분 먼저 나와 김 위원장을 기다렸고 낮 12시 30분 넘어서 이들이 만나 악수 하는 영상은 가감없이 전세계로 송출 됐습니다. ‘무기 거래’ 의혹 속 비공개 회담 가능성도 나왔지만 북.러는 군사 분야 협력 의지를 노골적이고 가감없이 드러냈습니다. 회담 이후 크렘린궁은 “북한과 러시아는 공개되면 안 되는 민감한 영역에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최선희 외무상,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박태성 당 비서와 김명식 해군사령관,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 등이 김 위원장 방러에 동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와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인근 크네비치 군 비행장 등 공군과 해군 기지를 시찰했고 발레 공연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무기 투어’는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으로의 복귀 일정은 아직 나와있지 않습니다.
● “각자도생. 정부는 없었다” 모로코 지진·리비아 홍수의 닮은 점
“아무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고 있다” - 아미즈미즈 산간 지역 주민
8일(현지시간) 밤 북아프리카 모로코 남서부 마라케시 일대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나흘째인 11일(현지시간) 동아일보 특파원이 마라케시에 현장에 도착 했습니다. 특파원은 피해가 커진 이유로 모로코가 국왕 중심의 강력한 중앙집권체제인 점을 꼽았습니다. 지진이 났을 때 국왕 모하메드 6세는 프랑스 파리에 있었는데 그는 지진 발생 12시간 뒤에야 “군대에 구조를 지시했다”는 짤막한 성명만 발표했습니다. 올 2월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때 구조 활동을 했던 ‘국경없는 구조대’가 파견 의사를 밝혔는데도 모로코 당국은 “아직 국왕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골든타임을 허비했습니다. 모로코에선 국왕 비판은 범죄로 규정돼 있어 피해 지역 주민들은 여진의 공포 속에 물과 식량에 허덕이며 노숙을 했습니다.
“이번 비극은 데르나와 정부의 능력을 넘어선다”-리비아 동부(반군 정부) 보건부 장관
“쓰나미 같은 홍수가 도시를 통째로 바다로 휩쓸고 갔다” -영국 BBC방송
10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에 폭우가 내렸고 인근의 댐 2곳이 연이어 터지면서 생긴 엄청난 급류에 최소 2만명이 숨졌습니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이유로 리비아 정치 불안정을 꼽습니다.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한 이후 2011년 카다피 지지 세력과 반군인 리비아국민군(LNA)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고 이 상황을 틈타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이 데르나를 점령했고, 2019년 LNA가 데르나를 탈환하기 위해 전투를 치르면서 댐 등 기반시설 일부가 파괴됐지만 제대로 복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엔 리비아특사를 지낸 스테퍼니 윌리엄스는 “이 지역에선 댐, 담수 공장, 전력망, 도로 등이 파괴된 채 방치돼었고 시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알리는 경보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고 WP에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치적 분열, 경제 불안, 기반시설 황폐화 등이 하나의 재앙으로 합쳐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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