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내연기관차 시대 저문다…판매비중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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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디젤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내연기관차의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내연기관차의 회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저가 전기차 출시 확대 등으로 유럽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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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가솔린·디젤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내연기관차의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885년 메르세데스-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 등장 이래 140년의 역사를 가진 가솔린차와 1936년 벤츠 '260D' 이후 100년 가까운 기간 유럽 시장을 점령한 디젤차가 친환경차에 완전히 자리를 내준 모양새다.
17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올해 1∼7월 연료별 자동차 판매 현황에 따르면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차 판매량은 380만4천115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 761만707대의 49.98%를 차지했다.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은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에 45.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후 50%대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연간 누적으로 판매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 1∼7월이 처음이다.
이와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올해는 유럽 자동차 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내연기관차가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시장 주도권을 뺏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내연기관차 인기 하락은 디젤 엔진 기피 현상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디젤차는 지난해 연간 163만9천여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20.9% 판매가 감소했다.
또 올해 1∼7월 전체 유럽 자동차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지만, 디젤차 판매는 3.8% 줄었다. 그 결과 판매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인 12.7%까지 떨어졌다.
디젤 엔진 기피와 더불어 도로 요건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친환경차를 찾는 유럽 소비자 성향도 이러한 경향에 힘을 보탰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유럽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차는 196만4천여대로 27.9% 증가했다. 판매 비중도 25.8%로 가솔린차(37.2%)에 이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전기차는 2020년까지만 해도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미비로 판매 비중이 5%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1년 63.4%, 2022년 29.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올해 1∼7월 판매 점유율이 14.3%까지 뛰어올랐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108만8천대로 47.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내연기관차를 주력으로 삼던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도 앞다퉈 전동화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21년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를 단종하겠다고 밝혔고, 시그니처 모델인 '골프'의 내연기관 모델도 이번 세대가 마지막이라고 못박았다.
벤츠는 최근 공개한 E클래스 신형 모델을 마지막으로 내연기관 신차를 출시하지 않고, 2030년까지 모든 판매 차종을 전기차로 구성한다는 전동화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내연기관차의 회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저가 전기차 출시 확대 등으로 유럽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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