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초청에 코펜하겐 간 정기선 "친환경 해운 동행"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 참석]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첫 인도
"핵심기술로 그린오션 앞당길것"

정기선(오른쪽 첫 번째) HD현대 사장이 13일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코호’ 선실에서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두 번째) 머스크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네 번째) EU집행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HD현대

[서울경제]

HD현대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초일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머스크 등 세계 최대 선주사들이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HD현대가 글로벌 선주사의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14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 선박은 현대미포조선에서 세계 최초로 건조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으로 선주사가 직접 선박의 명명식을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조선 업계의 평가다. 그만큼 머스크도 이번 선박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머스크는 이번 명명식에 정 사장을 직접 초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라 머스크호는 AP몰러·머스크가 발주한 19척의 메탄올 추진선 중 첫 번째다. 머스크는 ‘204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첫 단계로 메탄올 추진선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머스크는 로라 머스크호의 선수와 선체에도 ‘All the Way to Zero(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이라는 슬로건을 새겼다. 특히 해운의 새 시대를 연다는 의미로 본사가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명명식을 개최하기를 원하면서 정 사장도 코펜하겐으로 이동했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의 접점을 넓히고 국제 전시회 등에도 연이어 참석하는 등 조선·해운 시장의 친환경 신기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명명식 하루 전에는 머스크 본사에서 오랜 유대관계에 있는 우글라 의장과 만나 미래 협력 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로라 머스코호가 탄소 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기술개발로 그린오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코펜하겐의 발전소·선박용 엔진 기업 ‘만 에너지 솔루션’의 연구개발 설비를 참관하고 공동 개발 중인 암모니아 추진 엔진 현황을 살폈다. 또 이 회사의 비야르네 폴다게르 대형엔진(2-Stroke) 사업 대표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사장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 에너지 산업 전시회 ‘가스텍 2023’에 참여해 고객사들을 상대로 친환경 기술·비전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암모니아 운반선의 계약식에도 참석해 올해 수주 목표의 조기 달성을 축하했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3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며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하고 액화천연가스(LNG)·수소 혼소엔진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