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우위 선점하나...‘보스톤’‘거미집’ 벌써 불안[MK무비]
배성우 리스크 ‘1947 보스톤’, 비호감 낙인
상영 금지 소송 ‘거미집’, 대중성 엇갈린 평가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국 스릴러 ‘잠’(감독 유재선)이 박스오피스 왕좌를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예매 순위가 변동되며 극장가 새판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27일 ‘천박사’를 비롯해 하정우 배성우 임시원 주연의 ‘1947 보스톤’,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이 한 번에 맞붙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9시 20분 기준, 현재 실시간 예매율 순위는 ‘천박사’(15.9%, 예매관객수 3만 8739명),‘잠’(13.9%, 3만 3809명), ‘1947 보스톤’(12.6%, 3만 765명)순이다. ‘거미집’의 경우는 9위(4.2%, 1만 182명)에 머물며 아직까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아직 개봉을 한 참 앞둔 터라 평단의 입소문과 실관람객 평가에 따라 본격적인 흥행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언론과 평단에 작품이 공개된 건 ‘보스톤 1947’과 ‘거미집’뿐, ‘천박사’는 베일을 벗지 않았다.
‘왕년의 히트메이커’ 강제규 감독의 신작인 영화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대표 마라토너들의 실화를 다룬 휴먼 드라마. 1947년 광복 후 처음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손기정·남승룡·서윤복)의 피땀눈물 섞인 도전과 가슴 벅찬 영광의 순간을 담아낸다.
실화의 힘을 내세운 만큼, 실존 인물과의 싱크로율이 가장 중요한 미덕이지만, 하정우·배성우의 연기엔 반응이 엇갈렸다. (기본적으로 극찬은 없고) 그럭저럭 무난하다와 기대 이하라는 평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 깊이와 진정성 면에서도, 주특기인 티키타카도, 작품 전체와 주변 인물들과의 어울림도 이전 명성다운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홀로 ‘마라토너 서윤복’으로 빛난 임시완에게만 칭찬이 쏠렸다.
슬픈 역사의 회환과 치솟는 아픔을 울부짓는 감동적인 대사들이 모두 하정우 배성우에게 몰려있는만큼 기대만큼의 큰 울림은 주지 못했고, 진한 전우애의 뜨거운 감동이나 실화의 힘도 기대에 못 미친다.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실망감을 안기니, 그 외 다른 장점들이나 도전 요소들에도 그다지 빛나지 못하는 듯 하다.
영화는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것이라는 믿음 아래 김 감독(송강호)이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불러들여 새로운 결말을 찍는 아수라장이 담긴 작품이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故김기영 감독의 차남 김동양 씨 등 3명의 유족들이 최근 제작사 앤솔로지스튜디오 등 4명을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걸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족들은 故 김기영 감독을 모티브로 삼아 작품을 제작, 그 부분이 부정적으로 묘사돼 고인의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제작사는 “허구의 인물일뿐 고인을 모티브로 삼지 않았다”면서 “1970년대 충무로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보니 70년대 영화계를 자연스레 오마주했을 뿐, 그 이유로 70년대 충무로를 대표하던 감독 김기영 감독의 느낌이 풍겨날 뿐, 실제로 모티브로 삼지는 않았다. 홍보에도 이용한 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13일 첫 심문 기일이 열렸으며 오는 18일 조정기일을 가질 예정.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의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와 별개로 작품 공개 후 평단의 반응도 엇갈렸다. 독특한 개성과 신선함, 묵직한 메시지 안에 다양한 볼거리와 블랙 코미디를 녹여내 예술성 면에서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대중성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다. 메가폰의 메시지가 ‘욕망’을 지닌 모든 이들의 보편적인 것으로 다가가느냐, 영화계의 그들만의 고뇌와 이야기로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관객들의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앞둔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컬트를 뿐만 아니라 액션, 판타지, 코미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 무비다.
기존 퇴마 소재 영화들이 오컬트 장르를 표방한 것과 달리, 현대적인 설정과 경쾌한 톤으로 대중성을 높였고, 천박사와 인배(이동휘 분)의 티키타카로 웃음을 유발한다. 리모트 컨트롤 폭파 장치부터 조명탄 등 각종 현대적인 장비의 퇴마 소재도 선보인다.
‘외계+인’ 1부와 ‘더문’의 흥행 참패로 2년 연속 처참한 성적을 안은 CJ ENM의 신작으로 일찌감치 홍보 전선에 뛰어 들었다.
세 편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1947 보스톤’이 약 450만명, ‘거미집’이 약 200만명, ‘천박사’가 약 24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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