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 6인 인사카드’ 대만서 최초 발굴…광복군 87명 임정문서도
김첨생(김창순 목사 추정) 선생 등 광복군 제1지대 대원 87명 명단 수록 임정 문서도 발굴
카이로회담 ‘한국의 자유 독립 보장’ 관련 장제스 주석에 감사 표시 서한도 공개
독립유공자 포상되지 않은 광복군 독립운동가 40여명 확인…여성 광복군 등 상당수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중국에서 활동한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인사카드와 100명에 가까운 한국광복군 제1지대 소속 대원들의 명단이 수록된 임시정부 문서가 발굴돼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6인의 인사카드는 해방 전후 중국 국민정부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최고위 요인들에 대한 인사기록을 별도로 생산·관리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안중근 의사 동생 안정근 의사에 대해 중국 정부가 높이 평가한 사실 등이 새롭게 확인됐다.
국가보훈부는 한국광복군 창군(1940년 9월 17일) 83주년을 맞은 17일, 1940~1950년대 중국 국민정부 총통부 군사위원회에서 생산한 독립운동가 6명의 인사카드와 한국광복군 제1지대 대원 87명의 성명과 성별 등이 상세히 기록된 문서를 최초로 발굴했다고 밝혔다.공개 자료는 보훈부가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을 위한 자료 수집과 대만 사료 소장기관과의 협력 강화, 주요 사적지 조사를 위해 지난 8월 추진한 대만 지역 사료 수집 활동 과정 중 대만국사관에서 발굴됐다.
첫 번째 발굴자료는 1940∼50년대 중국 국민정부 총통부 군사위원회에서 생산한 인사등기권(人事登記卷), 즉 인사카드로 안중근(대한민국장), 안정근(독립장),신익희(대한민국장),홍진(독립장),지청천(대통령장), 조소앙(대한민국장) 선생 등 총 6인의 인사카드다. 보훈부는 " 6인의 인사카드는 해방 전후 중국 국민정부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최고위 요인들에 대한 인사기록을 별도로 생산·관리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신익희 지사의 인사카드에는 와세다 대학 재학, 임시정부 내무·법무총장 역임, 해방 후의 국회의장 역임 등 신상 이력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중근 의사 동생인 안정근 의사의 경우, 지금까지 1940년대 활동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지만, 인사카드에는 ‘한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임시정부 요직에서 일했고’, ‘영미(英美) 정부와 직접 연계 가능’하며 중앙 차원에서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인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1910년에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인사카드는 순국 35년이 지난 1945년에 등록됐다는 점에서 안중근 의사와 안 의사의 의거에 대한 당시 중국 국민정부의 평가를 짐작할 수 있다. 대만 지역 한국 독립운동 자료 전문가인 김영신(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교수는 "중국 측에서 주요 한인에 대한 조사 보고를 작성하였음을 확인시켜주는 사료"라며 "무엇보다 한국독립운동가에 대한 인사기록 카드 실물이 소개된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발굴 사료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굴자료는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중국 국민정부에 보낸 문서인 한국임시정부양식부안권(韓國臨時政府糧食部案卷)이다. 1941∼1944년 대한민국임시정부 계열 단체에서 중국 국민정부 행정원에 보낸 양식공급 요청 문서를 모아놓은 문서철이다. 이 자료는 한국광복군 등 임시정부 예하 단체들이 국민정부에 보낸 공문과 단체의 소속 대원 성명·성별·나이·주소·소속 등이 수록돼 있다.
이 문서에는 임시정부 예하 광복군이 직접 보낸 공문과 소속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보훈부는 "그중에서도 ‘한국광복군제1지대관병대원권속청구평가화명책(韓國光復軍第1支隊官兵隊員眷屬請購平價花名冊)’ 에서는 이종건(독립장), 김정숙(애국장) 등 광복군 제1지대 요원 87명의 명단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보훈부는 "이들 중 현재 독립유공자로 포상되지 않은 광복군 독립운동가 40여명이 확인돼 향후 독립유공자 발굴·포상 업무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여성 인명이 많이 발견돼 그동안 입증자료가 부족했던 해외 여성 독립운동가의 발굴포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광복군 연구자인 황선익 국민대 교수는 "광복군과 그 가족 명단이 상세히 기재돼 있어 소속 인원에 대한 역사적 사실관계를 고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료" 라며 "기존 문서와 비교해 전후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문건들이 풍부해 당대 독립운동의 현실 파악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보훈부는 1943년 12월 7일 중국 장제스(蔣介石) 주석에게 발송된 ‘단향산한미문화협회주석김첨생박사서전(檀香山韓美文化協會主席金詹生博士書傳)’도 발굴했다. 이는 하와이 호놀룰루의 한미문화협회 주석인 ‘김첨생’ 박사가 카이로회담에서 결정된 한국의 자유 독립 보장에 관해 장주석에게 감사를 표시한 서한이다.
서한은 "한미문화협회와 호놀룰루 예수교회 등을 포함한 재미한인들’은 ‘카이로회의 결정이 2300만 한인들로 하여금 해방을 맞게 하였다"며 장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한미문화협회는 이승만 계열 한인 단체로 1940년대 민족운동과 외교활동 분야에서 활약했다. ‘김첨생’은 이를 지원한 하와이의 김창순(1904∼1977) 목사로
추정된다. 보훈부는 "이는 미주 한인 단체가 카이로회담 당시 중국 국민정부를 상대로 한국 독립선언을 위해 외교활동을 전개했음을 보여 준다"며 "194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과 미국 국무부뿐만 아니라 중국 국민당 정부에도 직접 서신을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식 장관은 "보훈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료 수집 등을 통해 알려지지 않는 독립운동가를 발굴·포상하는 한편, 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원조 미녀 김지미 - ‘전우’ 나시찬의 고향 신탄진… 가을 인증샷 성지
- 비행기 화장실서 성관계 英남녀, 알고보니 처음 본 사이
- 아내와 이혼후 친딸 성폭행父 “엄마 없으니 네가 성관계 해야한다”
- 민주 “한덕수 해임건의안 제출…尹정권에 총력 투쟁”
- 김여정 목에 건 ‘비표’대로 움직이는 김정은
- 로봇 2000대 쉴새없이 웨이퍼 옮겨… “불황? 오히려 기회” 역발상 삼성[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
- [단독] ‘아뿔싸’ 김여정, 나도 모르게 김정은 일정 노출?…비표에 18일까지 일정
- 24세, 학생 아니에요… KAIST 교수입니다
- 유명 女배우, 여성 2명 성폭행한 남편과 이혼 안한다
- “왜 ‘김건희법’이라 했는지 참 기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