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복제시도에 메일로 정보 빼돌려..기술유출에 韓반도체 ‘위기’

최영지 2023. 9. 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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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기업 전현직 임직원들이 국가핵심기술을 국외로 빼돌리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이씨가 유출한 자료에는 'D램 반도체 적층조립기술' 등 국가핵심기술 13건과 'D램 반도체 사업화 전략 자료' 등 각종 영업비밀 100여건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자료 등 국가핵심기술 33개 파일을 활용해 유출한 혐의를 받은 삼성전자 연구원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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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에 '삼성 D램 자료' 등 영업비밀 이용 목적
반도체팹 복제 혐의 받자 "국가핵심기술 유출 아냐"
첨단전략기술보호 강화에 양형상향 가능성 제기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최근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기업 전현직 임직원들이 국가핵심기술을 국외로 빼돌리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경쟁국 간 최첨단 반도체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술 보호가 절실한 상황으로, 기술보호 강화정책이 실효성이 있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검찰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삼성전자(005930) 수석연구원 이모씨는 해외 기업으로 이직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삼성전자 사내 이메일 등 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던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자료를 비롯해 총 120건을 자신의 이메일로 보내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가 유출한 자료에는 ‘D램 반도체 적층조립기술’ 등 국가핵심기술 13건과 ‘D램 반도체 사업화 전략 자료’ 등 각종 영업비밀 100여건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미국에서 거주하기 위해 국내로 복귀하지 않고 미국 소재 반도체 관련 회사로 이직을 마음먹었다. 실제 그는 2022년 1월 초부터 지인들에게 이직 의사를 밝히고 2월 초부터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하는 등 구직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씨가 구직 과정에서 이용하거나 이직 이후 지원한 분야의 업무에 이용하는 등 개인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앞서 검찰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자료 등 국가핵심기술 33개 파일을 활용해 유출한 혐의를 받은 삼성전자 연구원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또 최모 삼성전자 전 상무도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BED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공정 배치도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8대 공정의 배치, 면적 등 정보가 기재된 도면이다. 다만 최씨 측은 재판에서 검찰이 공소사실에 제시한 삼성전자 자료가 국가핵심기술 등이 아니라는 취지로 언급하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지정되는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전체 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 사건은 모두 104건이다. 많게는 연간 20건 이상 적발되고 있다.

산업부는 올해 12월까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른 전문 인력을 지정, 관리에 들어가는 등 첨단전략기술 보호가 강화된다고 최근 밝혔다.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정부가 관계 기업으로부터 신청받아 특정인을 전문 인력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가 핵심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정형 대비 낮은 양형기준과 악용 소지가 크고 불합리한 형의 감경요소 등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도 내년 초까지는 기술 유출 범죄에 적용될 양형 기준을 상향할 것으로 전망돼 기술 유출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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