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4위 등극’ 황희찬, 199분만에 3골...K-황소 미친 질주 시작
K-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의 미친 득점 질주가 시작됐다. 5라운드 199분 출전만에 3골을 폭발시키며 득점 4위에 등극, 순도 높은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황희찬은 1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시즌 3호골을 넣고 활약했지만 팀은 1-3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수비진이 리버풀의 날카로운 공격진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패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황희찬은 무패행진 중인 리그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 전반 선제골을 넣으며 리그 3호골을 기록, 득점 랭킹 공동 4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울버햄튼은 예상을 깨고 리버풀을 강하게 압박하며 초반 공격 흐름을 이끌었다. 결국 전반 7분 네투가 드리블 돌파로 왼쪽 측면을 완벽하게 무너뜨리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파한 이후 우측으로 낮은 크로스를 내줬다.
그리고 황희찬은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패스를 다이렉트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리버풀 골망을 갈랐다. 네투의 저돌적인 돌파와 감각적인 패스에 이은 황희찬의 골냄새를 맡는 득점 본능과 간결한 마무리 능력이 돋보였던 장면. 득점 직후 포효하는 황희찬과 함께 네투를 비롯한 울버햄튼 팀원들이 모두 환호했을 정도로 완벽한 연계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리버풀은 많은 수비진이 포진하고 있었음에도 네투와 황희찬 듀오의 날카로운 공격 한 방을 얻어맞고 선제 실점을 하고 말았다. 반대로 울버햄튼은 선제골로 좋은 흐름에서 공격을 풀 수 있었다.
다만 황희찬 개인으로는 울버햄튼의 확실한 해결사로 거듭나며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올 시즌 울버햄튼이 기록한 시즌 5골 중 가운데 3골이 황희찬의 골이다.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무엇보다 출전 시간 대비 득점 순도가 높다. 올 시즌 황희찬은 주로 교체로 멤버로 뛰면서 5경기 출전 시간이 도합 199분 밖에 되지 않는데, 팀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시즌 출발은 ‘슈퍼 조커’에 가까웠다. 울버햄튼의 1라운드 후반 18분 교체로 올 시즌 첫 리그 경기를 치렀다. 지난 시즌 황희찬을 중용했던 훌렌 로페테기 전 감독이 시즌 전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선발 입지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 수 있었던 시작이었다.
새롭게 부임한 게리 오닐 현 감독은 2라운드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도 황희찬을 선발로 기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희찬은 후반 10분 교체된 직후 6분 만에 리그 1호골을 신고하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그러나 K-황소에게 잠깐의 멈춤은 있었을지언정 좌절은 없었다.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후반 15분 교체 투입 된 황희찬은 5분 만에 리그 2호골을 신고하며 또 한 번 슈퍼조커의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황희찬은 리그 2번째로 선발 기회를 잡은 4라운드에선 전반 7분만에 다시 득점포를 신고하며 물오른 공격력을 보여줬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인 리버풀을 상대로 강한 모습도 이어갔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리그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19-20시즌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렸다. 당시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손꼽히던 버질 반다이크를 제친 장면은 그 해 유럽 축구팬들에게 상당한 화제가 된 명장면이었다.
프리미어리그로 입성한 이후에도 강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에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포를 신고했고,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선 리버풀의 자책골을 유도한 바 있다.
울버햄튼은 2연패에 빠지며 리그 초반 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감독 교체와 미비한 선수 영입 등으로 우려가 컸던 것과 비교하면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 이어 원샷원킬의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는 황희찬의 득점력이 살아 있는 상황이다.
황희찬은 단숨에 팀 내 득점 1위로 올라서면서 5라운드 만에 리그 득점 공동 4위로 거듭났다. 그만큼 앞으로는 ‘K-황소’의 미친 질주를 더욱 더 자주 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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