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언급에 다시 주목받는 광주 복합쇼핑몰…어디까지 왔나
'스타필드' 어등산 개발 사업자 공모…신세계백화점 확장 절차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쇼핑몰' 언급으로 광주 복합쇼핑몰과 대규모 백화점 건립 추진 상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 방직공장터 '더 현대 광주', 어등산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기존 백화점을 이전해 확장한 '광주 신세계 아트 앤 컨처 파크' 건립을 선언한 가운데 이와 관련한 행정 절차나 협상은 정중동 행보를 보인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더 현대가 들어설 광주 북구 임동 전방·일신방직 공장터 개발과 관련해 시와 사업자 간 공공기여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일반 공업 지역인 부지를 상업·주거 지역 등으로 변경해 사업자 측이 얻게 될 이익 일부를 내놓는 공공기여금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공공기여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감정평가액에 이견을 보였던 사업자 측에서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땅값 상승분의 40∼60% 범위인 공공기여 비율을 어느 정도로 정할지가 관건으로 남았다.
다소 지연된 협상이 끝나면 도시계획·건축위원회 자문을 거쳐 지구단위 계획 수립, 의견 청취, 환경·교통·재해 영향 평가 등 행정절차로 넘어간다.
토지 용도를 변경한 지구단위 계획이 고시되고 건축 인허가 등 과정이 순조로우면 내년 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광주시는 예상했다.
신세계프라퍼티에서 스타필드 부지로 점찍은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서는 제3자 공모로 민간 개발자를 모집 중이다.
제3자 공모는 투자 의향 기업과 협의한 뒤 다른 사업자에게도 참여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아직 지원한 업체는 없으나 사업 계획서 등 작성에 시일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공모 마감일(다음 달 13일)에 닥쳐 접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올해 안으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확정한 뒤 2025년 말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복합쇼핑몰 건립 움직임과 함께 추진되는 신세계백화점 확장 이전에 필요한 지구단위 계획 구역 지정 절차도 진행 중이다.
광주신세계는 현 백화점 옆 이마트 부지, 옛 모델하우스 부지를 합쳐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하기로 하고 도시관리 계획 입안을 신청했다.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기존 백화점의 구체적인 활용방안 제시, 지하차도 기부채납, 인근 금호월드 포함 주변 민원 적극 해소 등 모두 8개 조건을 내걸어 지난 3월 말 입안에 동의했다.
광주시는 도로·경관·교통 등 관계 부서, 자치구 협의를 거쳐 사측의 조치계획을 반영해 심의안을 만들 예정이다.
심의안이 완성되면 가장 핵심적인 행정 절차인 도시·건축 공동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
백화점 확장 이전은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는 어등산 스타필드, 장소적으로는 더 현대 추진 상황과 맞물려 있다.
특히 인근에 서로 자리 잡게 될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 더 현대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개점해 선점 효과를 누리게 될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다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건립 추진되는 3개 대형 유통시설 가운데 일부는 투자 비용 부담 등으로 무산 또는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 절차가 늦어지는 사이 광주신세계는 사업 규모 축소 등 대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속도 등 효율성과 함께 공정성과 투명성도 실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진 지연으로 업체들이 안게 될 부담, 안팎의 대형 유통시설 건립 요구에 떠밀려 속도를 좇다가 시민 편의나 공공성을 일부 포기하는 결과는 경계해야 하는 지적도 나온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신경이 쓰일 것이고, 먼저 오픈하고 싶은 심정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행정에서 그것까지 고려한다면 특혜가 생기고 일이 꼬일 거라 본다. 자칫하면 행정 난맥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지역에 변변한 쇼핑몰 하나 짓지 못한 채 어처구니없는 그러한 정치적 상황을 더이상 국민들께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의 지방 정책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약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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