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타이어, 국산보다 좋을까

박찬규 기자 2023. 9. 1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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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타이어, 가격만 보고 고르면 낭패②] 실제 성능보다 브랜드 선호도에 따라 선택 좌우

[편집자주]타이어는 자동차의 신발에 비유된다. 타이어 역시 계절과 용도, 장소에 맞는 제품이 각각 존재한다.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싸다고 나쁜 것도 아니다. 차의 콘셉트, 운전자의 취향을 고려하고 이용하는 도로와 환경에 맞춰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타이어의 포뮬러 E 2023 한국 멕시코시티 E-PRIX 대회 현장 /사진제공=한국타이어
▶기사 게재 순서
①신발보다 싼 타이어, 신어도 될까
②수입타이어, 국산보다 좋을까
③자동차만큼 잘 골라야 하는 '타이어'

국내 수입타이어 시장 규모를 키운 건 현대자동차와 기아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이 이끄는 국내 국산타이어 시장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수입 타이어 시장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와 기아가 수입타이어를 신차용타이어(OET)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타이어(승용기준, PCR)는 총 1180만2434개다. 2016년 676만1221개와 비교해 74.56% 증가했다. 특히 2018년엔 883만3193개였는데 2019년 갑자기 1029만6632개로 물량이 늘었다.

국산 타이어(PCR)의 OE 판매는 2017년 816만개를 정점으로 하향세다. 2018년 713만개, 2019년 644만개, 2020년 506만개로 줄었다. 2021년 582만개, 2022년엔 581만개로 늘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반사이익을 봤다.

2019년을 기점으로 타이어 수입이 늘고 국산타이어의 OE 판매가 줄어든 건 같은 해 3월 현대차가 쏘나타(DN8), 12월 기아가 K5(DL5)에 '피렐리' 타이어를 기본 적용한 여파다. 과거엔 최고급 모델 일부 트림에만 수입타이어를 적용했을 뿐이지만 주력 볼륨 모델에 수입 제품을 쓴 건 이슈가 됐다. 이후 국산차=국산타이어 공식은 깨졌다.


비싼 수입타이어, 제값 할까


타이어 수입현황 /그래픽=이강준 기자
시장을 빠르게 확장한 수입타이어는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타이어업계에선 시장의 복잡한 유통구조 탓에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국내 제조 타이어의 유통구조는 '공장(생산)→ 도매전문점→ 대리점→ 소비자' 단계다. 수입 타이어는 '해외 공장(생산)→ 해당 국가 물류창고(항만 근처 위치)→ 선박(이동)→ 한국 도착 후 물류센터→ 도매전문점→ 대리점→ 소비자' 등으로 복잡하다.

세계 1위 자리를 다투는 프랑스 미쉐린과 일본 브리지스톤 등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값이 비싸도 제품을 믿고 구입하는 소비자가 존재하는 만큼 일정한 문턱을 남겨놓음으로써 희소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대신 두 브랜드는 별도 보급형 브랜드를 운영하며 대중브랜드와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쉐린의 비에프굿리치(BFG), 브리지스톤의 파이어스톤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타이어,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시리즈 레이싱 타이어 독점 공급 /사진제공=한국타이어
초고성능 차종에 탑재되는 타이어는 대부분 외국산 프리미엄 제품이 기본이다. 타이어업계에서는 오랜 시간 쌓아온 명성이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 자동차와 노면을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가 타이어인 만큼 모험 대신 안정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타이어 등 국내 업체들은 고성능차의 신차용 타이어 납품 위해 모터스포츠 대회 후원하며 기술력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오랜 시간 독일투어링카마스터즈(DTM) 대회를 후원하며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최고의 전기차 대회인 '포뮬러e'를 후원하며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알리는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대세로 떠오른 모터스포츠 대회 'TCR'을 후원하며 공식 타이어 공급사로 활약한다.


목적에 맞는 제품 고르는 게 중요


금호타이어 원터크래프트 WP72 /사진제공=금호타이어
이런 노력의 결과로 프리미엄 브랜드도 국산 타이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본 트림의 OET는 물론 상위 트림에서도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 겨울용 OET는 국내 브랜드 제품을 기본 적용하기도 한다.

수입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첨단 소재와 특수설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극한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제품이란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산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쓰는 타이어는 국산이나 수입산이나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초고성능이나 특수 목적 제품이 아닌 이상 테스트 결과가 모든 걸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며 브랜드 파워에 따라 선택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목적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게 중요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비싼 제품을 고르기보다는 차의 특성과 평소 주행하는 도로, 주행 스타일 등에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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