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 가격, 4분기 반등 전망…'반도체 겨울' 지나갈까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그동안 하락세를 보여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해 4분기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고 재고 조정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혹독했던 '반도체 겨울'이 곧 지나가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년만에 D램·낸드 가격 함께 상승할 듯"
전방 IT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에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가격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1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12월 2.21달러에서 지난 8월 1.30달러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메모리카드·USB향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4.14달러에서 3.82달러로 내렸다.
다만 최근 증권가와 반도체 시장조사업체를 중심으로 4분기에는 D램과 낸드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KB증권은 4분기에 D램과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과 PC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 조정이 일단락됐고, 수요 부진에도 감산에 따른 공급 축소를 고려하면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고대역폭 메모리(HBM)·DDR5 등 고부가 D램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기존 D램 생산능력 축소가 맞물려 3분기부터 상승 전환하고, 낸드도 가격 저점 인식 확산과 재고 감소 효과로 4분기부터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4분기 말부터 수급 정상화 국면에 진입해 2024년부터 반도체 상승 사이클의 기울기가 가파르게 전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뚜렷한 수요 증가는 나타나지 않으나, 삼성전자를 필두로 공급 업체들의 감산 효과에 힘입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4분기에 글로벌 D램 시장이 공급 과잉에서 부족 상태로 바뀌면서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적자 축소' 기대
반도체 업황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 들어 부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1천393억원이다.
작년 3분기의 10조8천520억원보다는 80.3% 적지만, 직전 2분기의 6천685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220.0%) 늘어난 수준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는 3조3천275억원으로 3분기보다 더 개선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도체 불황에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연이어 각각 4조원대 적자를 냈다.
DS부문 적자 규모는 3분기에 2조∼3조원대로, 4분기에는 1조∼2조원대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게 현재 증권가의 전망이다.
작년 4분기부터 적자를 지속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에 대한 컨센서스도 직전 2분기의 2조8천821억원 대비 1조원가량 줄어든 1조8천376억원이다.
일부 증권사는 4분기에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가 손익분기점 수준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 4분기 적자 규모를 3천290억원으로 예상한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공급 단에서는 메모리 업계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수요 단에서는 서버 시장 외에 스마트폰과 PC에서도 예상외의 수요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 실적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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