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상승 '주춤'… 매수자도 관망세

정영희 기자 2023. 9. 17.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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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가 16일 내놓은 '수도권 아파트 시황' 자료 분석 결과 9월 둘째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6월 첫째주(6월2일) 이후 약보합(-0.01%~0.00%)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최근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새로운 대출 규제안을 내놓으며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격에는 더 큰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정부의 규제완화책, 연이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소폭 회복되며 상급지 위주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 상승 피로감과 높은 이자 부담, 대출 억제 조치 등에 따른 매수자 관망도 예상되는 만큼 직전 최고가를 넘어서는 거래 비중까지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가 지난 16일 발표한 '수도권 아파트 시황' 자료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반등 2주 만에 보합(0.00%)으로 돌아섰다. 재건축이 0.01% 올랐고 일반 아파트는 지난주와 같았다. 수도권 시장은 약 3개월간 약보합세가 지속되면서 서울에 비해 더딘 회복을 보이는 가운데 신도시가 0.01% 내렸고 경기·인천은 보합을 기록했다.

서울은 25개구 가운데 동작(-0.02%)을 제외한 전 지역이 상승 혹은 보합을 기록했다. 서대문(0.03%)과 강남·강동·동대문·송파·양천·영등포(0.01%) 등이다. 서대문은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과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등 대단지가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강남은 역삼동 역삼e편한세상이 1500만~2500만원, 강동은 고덕동 배재현대가 1500만원 정도 상향 조정됐다. 동대문은 휘경동 현대베스트빌이 500~1000만원 뛰었다.

신도시는 일산(-0.06%) 산본(-0.02%) 분당·평촌(-0.01%)이 하락했고 나머지 신도시들은 큰 움직임이 없었다. 5주 연속 약세를 나타낸 일산은 일산동 후곡17단지태영, 주엽동 강선15단지보성 등이 500만~1500만원 내렸다. 산본은 산본동 을지삼익, 한일, 금정동 다산주공3단지가 500만~2500만원 빠졌다.

경기·인천은 성남(-0.04%) 군포·이천(-0.02%) 김포·시흥·파주(-0.01%) 등이 하락했다. 성남은 신흥동 청구, 두산이 500만~1000만원, 군포는 산본동 산본2차e편한세상이 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이천은 안흥동 안흥주공이 500만원 하향 조정됐다. 양주(0.04%)와 오산(0.02%) 등은 올랐다. 양주는 덕정동 청담마을주공4단지가 500만원, 오산은 원동 원동e편한세상2단지가 250만원가량 상승했다.

전세시장은 서울이 2주 연속 0.01% 오름세를 유지했다. 신도시가 0.01% 하락했고 경기·인천은 4주 연속 보합세(0.00%)로 제자리걸음했다.

서울은 25곳 중 17개 지역이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지역별로는 동작(0.04%) 강남·서대문·성북·송파(0.02%) 마포(0.01%) 등이 올랐다. 동작은 사당동 대림, 롯데캐슬, 삼성래미안 등이 500만~1000만원 높아졌다. 강남은 개포동 주공고층7단지, 일원동 상록수 등이 1000만~3000만원 상승했다. 서대문은 홍제동 홍제원현대가 약 500만원, 성북은 종암동 래미안라센트와 상월곡동 동아에코빌이 500만~750만원 뛰었다.

신도시는 일산(-0.06%)과 분당(-0.03%)이 하락하고 나머지 지역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일산은 주엽동 강선3단지한신과 일산동 후곡17단지태영이, 분당은 야탑동 탑대우와 탑선경이 각각 1000만원 정도 내렸다.

경기·인천은 오산(-0.05%) 의왕(-0.04%) 이천(-0.03%) 시흥(-0.02%) 순으로 하락한 반면 양주(0.07%) 남양주(0.04%) 인천(0.02%) 구리(0.01%) 등은 올랐다. 오산 원동 한주와 궐동 제일하이빌, 의왕 왕곡동 솔거신명과 내손동 인덕원센트럴자이 등이 500만~1000만원 빠졌다. 양주는 덕정동 청담마을주공4단지가 500만원 상승했고, 남양주는 진접읍 진접센트레빌시티1단지와 평내동 평내마을평내1차대주파크빌 등이 500만~1000만원 올랐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고 가산금리도 적용하기로 했다. 오는 27일부터는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 5억원 한도의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접수가 중단되며 6억원 이하 주택, 소득 1억원 이하를 기준으로 하는 우대형만 내년 1월까지 유지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 제한에 따른 매매 거래 부진이 예상되나 즉각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며 "최근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높아진 만큼 매도자들은 호가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고, 저평가됐거나 상승 기대감이 큰 지역에서는 전세를 낀 갭투자로 선회하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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