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SiC 확대"···SK 계열사, 반도체 사업 '선택과 집중' 가속

반도체 후공정에 힘 싣기···수익 악화된 사업이나 조직은 정리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SK 계열사들이 반도체 관련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이나 조직은 정리하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반도체 후공정이나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등에 힘을 싣는 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의 화학·소재 계열사 SKC의 반도체 소재 사업 투자사 SK엔펄스는 반도체 전 공정 기초 소재 사업을 매각키로 했다.

중국에서 운영 중인 웨트케미칼과 세정사업을 현지 업체(야커테크놀로지·선양신진)에 팔기로 했다. 매각 규모는 약 880억원이다.

SK파워텍 품질팀 구성원이 6인치 웨이퍼 제품 출하직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파워텍]

SKC 관계자는 "기존 적자 사업 매각으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도 개선될 것"이라며 "이번 매각 대금은 향후 반도체 부문의 성장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각은 고부가 반도체 소재·부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SK엔펄스는 화학기계적연마(CMP) 패드, 블랭크 마스크 등 반도체 전 공정용 고부가 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분야 기업인 ISC 인수 계약을 약 5000억원 규모로 체결하는 등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도 새롭게 진출했다. 2021년 설립한 앱솔릭스를 통해 세계 최초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미국 조지아에 만들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SKC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 분야 스타트업인 '칩플렛'의 지분 12%도 확보할 예정이다. SKC의 글라스 기판 생산 역량과 칩플렛의 설계 기술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SKC 관계자는 "SKC의 원천기술 및 제조역량과 칩플렛의 패키징 설계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후공정 시장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SK는 지난해 5월 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사인 SK파워텍(구 예스파워테크닉스) 1200억원에 인수했다. SK파워텍은 기존 포항 공장을 부산으로 이전하고 지난달부터 신규 공장에서 SiC 전력반도체 양산에 돌입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 SK하이닉스는 인텔에서 인수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이 국내 지사를 정리하고 운영 효율화에 나섰다.

솔리다임은 최근 국내 지사의 인력을 모두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자,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글로벌 지사 중 규모가 작은 곳을 중심으로 폐쇄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이뤄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낸드 업황 악화에 솔리다임 본사에서 진행 중인 운영 효율성 확보 작업에 따라 적은 인원이 근무 중이던 한국지사도 함께 정리한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사업은 본사나 대리점 등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