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청년 빚' 위험 신호…2030 취약차주 위기감 커진다

김정현 기자 2023. 9.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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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나 배달 일 등을 하고 있어 수입이 없는 건 아니지만, 고금리의 영향으로 카드론 500만원을 포함해 현금 서비스 150만원, 인터넷전문은행 비상금대출 100만원 등 대출 원리금 상환이 너무 힘들어서다.

또 서민금융진흥원이 정무위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취약차주인 저소득·저신용(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이면서 연소득45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보증부대출로 최대 2000만원을 빌려주는 '근로자 햇살론'의 지난해 대출잔액 3조8285억원 중 2030세대의 비중은 54.1%(2조71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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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비상금대출 등…2030 취약차주 연체 문제↑
정책금융상품도 2030이 싹쓸이…절반 이상이 청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30살 한모씨는 최근 대출 부담으로 햇살론15 특례보증을 알아보고 있다. 현재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나 배달 일 등을 하고 있어 수입이 없는 건 아니지만, 고금리의 영향으로 카드론 500만원을 포함해 현금 서비스 150만원, 인터넷전문은행 비상금대출 100만원 등 대출 원리금 상환이 너무 힘들어서다.

# 인천에 거주하는 28살 최모씨는 개인회생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 준비를 하던 중, 주변 친구들이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돈을 버는 모습에 최씨도 비상금대출 300만원으로 '빚투'를 시작했다. 그러나 점차 손실을 보고,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으면서 빚 돌려막기를 하다 결국 개인회생을 신청하기 위해 급하게 직장을 알아보는 중이다.

계속되는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해 2030세대의 '빚' 문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지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은행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정책금융상품에 2030세대가 몰려드는 상황이다.

(왼쪽부터)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뉴스1

◇ 2030 신용대출 차주 수·연체율 급증…"빚내는 세대로 변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은행 신용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20대와 30대의 연체율은 각각 1.4%, 0.6%로 전년동기 대비 2배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20대의 경우, 전체 신용대출 차주 수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이 같은 기간 61만474명에서 69만1948명으로 13.3% 늘었다. 20대의 대출 잔액 비중(4.6%)은 작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돈을 빌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30대부터 50대까지 신용대출 차주수는 545만9669명에서 532만1537명으로 2.5% 감소했다.

홍 의원은 "저금리, 양적완화, 자산가치상승 황금기의 '이지머니'가 2030세대를 저축하던 세대에서 빚내는 세대로 변화시켰다"며 "불안정한 소득 기반에 고금리, 고물가까지 맞물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급전이 필요한 2030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인터넷은행 비상금 대출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비상금 대출의 대출한도는 50만~300만원으로 작지만, SGI서울보증의 보증을 담보로 직업과 소득이 없어도 비대면으로 간편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신 금리는 최고 15.00%로 이자가 비싸다.

정무위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터넷은행 3사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비상금 대출 연체액은 △카카오뱅크 175억원 △케이뱅크 13억원 △토스뱅크 12억원에 달했다.

연체액 중 2030세대의 비중은 △카카오뱅크 71%(123억원) △케이뱅크 60%(7억8200만원) △토스뱅크 71%(8억5500만원)으로 60% 이상이었다.

2021.6.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2030 취약차주 2금융권 대출 급증…정책금융상품에도 2030 쏠림 현상

이처럼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결국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2금융권을 찾거나, 아예 정부가 서민층을 위해 마련한 정책금융상품에 몰리는 2030세대도 많은 상황이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말 대비 전체 저축은행 취약차주 대출규모가 32.5% 늘어난 가운데, 20대와 30대 증가폭은 51.6%로 다른 세대에 비해 훨씬 컸다.

또 서민금융진흥원이 정무위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취약차주인 저소득·저신용(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이면서 연소득45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보증부대출로 최대 2000만원을 빌려주는 '근로자 햇살론'의 지난해 대출잔액 3조8285억원 중 2030세대의 비중은 54.1%(2조710억원)에 달했다.

이미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19~34세 저소득 청년층을 대상으로 3.6~4.5% 금리로 최대 1200만원을 빌려주는 '햇살론 유스'가 별도로 존재하는데도 근로자 햇살론에도 2030세대가 몰린 셈이다.

김 의원은 "근로자햇살론 공급실태를 통해서도 청년 빚과 저소득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을 조속히 수립해 청년 등 취약차주 지원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고, 채무조정‧취업 등 연계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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