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상장, 자문사들 돈방석 앉아...1120억원 챙겨

송경재 2023. 9. 17.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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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기업공개(IPO)에 회계감사·법률자문을 한 업체들이 돈방석에 앉은 것으로 분석됐다.

IPO를 담당한 주간사은행들 외에도 IPO 자문을 맡았던 회계·컨설팅업체 딜로이트 같은 자문사들이 8400만달러(약 1120억원)를 자문료로 챙긴 것이다.

플로리다대 IPO 전문가인 제이 리터는 매출이 거의 없는 막 창업한 바이오텍 스타트업이라면 회계감사가 복잡하지 않지만 ARM은 그와 달리 매우 복잡한 사업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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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지난주 뉴욕증시 상장과 관련한 회계감사·법률자문 등 비주간사 수수료가 8400만달러로 지난 5년 사이관련 수수료 규모로는 최대 수준이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르데 하스(가운데) ARM 최고경영자(CEO)가 14일 미국 뉴욕 나스닥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기업공개(IPO)에 회계감사·법률자문을 한 업체들이 돈방석에 앉은 것으로 분석됐다.

IPO를 담당한 주간사은행들 외에도 IPO 자문을 맡았던 회계·컨설팅업체 딜로이트 같은 자문사들이 8400만달러(약 1120억원)를 자문료로 챙긴 것이다.

ARM은 14일 나스닥거래소에서 첫 거래가 이뤄져 거래 첫 날 25% 폭등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이하 현지시간) ARM의 50억달러짜리 IPO가 비주간사 수수료로는 5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평균의 7배 수수료

FT는 ARM 비주간사 수수료가 프랑스 보험사 악사의 미국 자회사가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지불한 IPO 관련 비주간사 수수료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악사 자회사 IPO는 ARM IPO의 5분의1 수준인 10억달러짜리였다.

FT에 따르면 ARM 비주간사 수수료 8400만달러는 지난 10년을 통틀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IPO 규모에 비해 수수료가 엄청났다.

FT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10억달러 이상 IPO의 경우 비주간사 수수료는 대체로 1150만달러 수준이었다.

ARM은 평균보다 7배 넘게 수수료를 문 것이다.

ARM 비주간사 수수료 8400만달러 가운데 5100만달러 정도는 회계감사비용이었다. 특히 ARM 회계를 담당한 딜로이트가 대부분을 챙겼다.

ARM은 이 외에 1700만달러를 법률 자문비용으로 썼다. 이 돈은 주로 주 법률자문사였던 로펌 모리슨앤드포어스터에 돌아갔다.

복잡한 회계감사

ARM의 IPO에서 유독 회계감사비용이 많이 든 이유는 ARM이 아직 별다른 수입이나 이윤이 없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30여년 잔뼈가 굵은 업체이기 때문이다.

2016년 일본 소프트뱅크에 인수되면서 상장폐지된 뒤 이번에 재상장된 ARM은 30년 넘게 영업을 했던 곳이라 들여다볼 회계서류들이 엄청나게 많다.

플로리다대 IPO 전문가인 제이 리터는 매출이 거의 없는 막 창업한 바이오텍 스타트업이라면 회계감사가 복잡하지 않지만 ARM은 그와 달리 매우 복잡한 사업체라고 지적했다.

ARM이 런던증권거래소(LSE)대신 나스닥거래소를 상장 무대로 삼은 것도 회계감사 비용이 막대한 수준으로 치솟은 배경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ARM이 재무서류를 국제기준에서 미국 회계기준으로 바꾸느라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전했다.

딜로이트는 ARM 회계감사 비용이 많이 든 이유로 이 업체가 일반적인 제조업체가 아닌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로 먹고 사는 업체라는 점을 꼽았다.

단순히 반도체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대신 수많은 반도체 업체들과 계약을 통해 반도체 설계를 제공하고 대신 로열티를 받는 곳이라 개별 계약의 복잡한 내용들을 모두 검토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250억달러를 확보해 역대 최대 미 상장기록을 세운 중국 인터넷 쇼핑업체 알리바바는 비주간사 수수료로 ARM 수수료의 절반을 조금 넘는 단 4600만달러만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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