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in 오사카] '지금은 교통 정리 중' KCC 가드 진, 그리고 유병훈의 '의미있는 변화'
‘정창영, 허웅, 이호현, 유병훈, 이진욱, 송동훈, 칼빈 에스피톨라’
부산 KCC의 2023-24시즌 가드 진 로스터다. 그 중 포인트 가드를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5명이다. 정창영과 허웅은 주로 2번 포지션으로 경기를 소화한다.
이호현을 필두로 유병훈과 이진욱, 송동훈과 에스피톨라가 1번 역할을 맡아야 한다. 때로는 최준용이 리딩을 할 수 있지만, 위에 언급한 5명 선수가 야전 사령관을 해내야 한다. 현재까지 다소 부족해 보인다.
KCC는 일본 나고야와 오사카에서 전지훈련을 실시 중이다. 지난 10일부터 나고야에서 두 경기를 치른 후 오사카로 캠프를 옮겨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훈련 타겟 포인트 중 하나는 포인트 가드 진 정리다. 이호현이 중심을 잡아주어야 하지만, 3게임을 치른 결과는 아쉬움이다.
스피드와 타이트한 몸싸움으로 무장한 일본 팀 가드들과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전창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텝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가드 진 보강을 위해 영입했던 카드이기 때문에 조용한 고민을 주고 있는 이호현의 헌재다.
코칭 스텝은 이호현을 제외한 4명의 가드 진을 두루 기용하며 실험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유병훈이다. 이진욱은 수비와 운영이라는 역할로, 송동훈은 이제 첫 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에스피톨라 역시 득점에는 분명 장점이 있지만, 다른 부분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게 보인다.
유병훈은 1,2번을 소화할 수 있는 듀얼 가드로 슈팅력과 리딩에는 분명 장점이 있다. 다소 부족한 스피드와 잦은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8cm으로 32세인 유병훈은 중앙대를 거쳐 창원 LG에서 데뷔한 후 2020-21시즌부터 KCC에서 뛰었다.
데뷔 이후 계속 성장세에 있던 유병훈은 2019-20시즌 자신의 두 번째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5.2점에 어시스트 커리어 하이인 3.6개를 찍고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높은 기대감과 함께 입은 파란색 유니폼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유병훈의 과정은 아쉬움 그 자체다. 세 시즌 동안 평균 2점을 조금 넘어서고 있고, 어시스트도 한 개 정도에 불과하다. 계속돤 부상 등으로 인해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전지훈련, 조금은 소프트한 모습의 유병훈이 세 번째 경기였던 시가와 경기에서 달라진(?)을 보였다.
수비에서 열정과 공격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며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이번 시즌에 혼을 불어넣고 있는 것.
유병훈은 2쿼터에 에스피톨라와 함께 경기에 나섰다. 주로 2번 역할을 소화했지만, 1번도 간간히 맡았다.
수비에서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며 시가 공격 차단의 선봉에서 활약했고, 적극적인 돌파를 통해 자유투로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이후에도 계속 높은 집중력을 유지했고, 골밑에서 굿 디펜스를 만들기도 했고, 오펜스를 파울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 만큼 경기에 집중하는 유병훈이었다. 분명 달라진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종료 3분 여를 남겨두고 유병훈은 벤치로 돌아갔다. 이후 유병훈은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2쿼터 보여준 유병훈의 플레이는 그 동안 그를 둘러싼 평가인 ‘부드러움’을 벗겨내기에 충분한 그것이었다.
경기 후 코칭 스텝 역시 “오늘 경기는 확실히 (유)병훈이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긴 했다. 좋은 징조다.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다. KCC 가드 진은 아직 주인이 없다. 32살의 유병훈에게 기회의 땅이다. 대학 시절부터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던 유병훈을 둘러싼 평가는 ‘안타까움’이다.
과연 유병훈은 이번 기회를 현실로 바꾸며 자신의 잠재력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까? 자신이나 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유병훈의 ‘업그레이드’가 아닐까 싶다.
사진 =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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