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review] '손흥민 80분' 토트넘, 4연승 성공!...셰필드에 2-1 역전승, '파죽지세' 그 자체
[포포투=김환]
토트넘 훗스퍼가 엄청난 경기를 선보였다.
토트넘은 1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5라운드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리그 4연승에 성공, 승점 3점을 획득한 토트넘은 잠시 리그 1위로 올라섰다. 무패행진 기록도 5경기로 늘었다.
[선발 명단]
토트넘 훗스퍼(4-2-3-1): 비카리오(GK) – 우도지, 반 더 벤, 로메로, 포로 – 비수마, 사르 – 솔로몬, 메디슨, 쿨루셉스키 – 손흥민
셰필드 유나이티드(3-5-2): 포드링엄(GK) – 로빈슨, 바샴, 아흐메드호지치 – 토마스, 매카티, 하머, 코스타, 보글 – 아처, 맥버니
[손흥민 프리뷰]
지난 경기였던 번리전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0-1로 끌려가던 전반전 감각적인 칩 샷으로 동점골을 터트린 데 이어 후반전에는 멀티골을 추가해 시즌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개막 이후 리그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했던 손흥민은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울분을 풀었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떠난 이번 시즌부터 토트넘의 플레이 메이커로 변신하는 듯했으나, 번리전에서는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연계는 물론 상대 골문을 노리는 역할을 맡았다.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한 마노르 솔로몬을 비롯해 메디슨, 쿨루셉스키 등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은 손흥민은 득점 본능을 발휘해 세 경기에서 터지지 않았던 득점을 터트리는 데 성공했다.
번리전 이후 손흥민을 향한 극찬들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케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는 칭찬이 가장 컸다. 토트넘의 주 득점원이었던 케인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며 토트넘은 핵심 스트라이커를 잃은 상태였는데, 케인을 대신해 손흥민이 토트넘의 득점을 책임졌다는 평가였다.
개막 이후 토트넘이 치른 3경기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이 아닌 히샬리송을 스트라이커로 배치했지만, 히샬리송은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후반전에 교체되고는 했다. 그 때마다 히샬리송을 대신해 스트라이커 자리로 올라간 손흥민은 여러 면에서 히샬리송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쳤다. 번리전에서 ‘손 톱(Son 톱)’에 대한 가능성을 확실하게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나설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리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예상대로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손흥민의 맹활약 이후 앞으로도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히샬리송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폴 브라운은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를 통해 “나는 손흥민이 이번 시즌 내내 9번(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할 것 같지는 않다. 히샬리송이 조만간 이 위치로 돌아올 것이다”라며 히샬리송이 조만간 다시 스트라이커로 나설 거라고 했다.
그러나 토트넘 팬들은 히샬리송보다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더 보고 싶어 하는 듯하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인 ‘스퍼스 웹’은 이 소식을 다루며 “손흥민이 번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트린 데 힘입어 앞으로도 9번 역할을 맡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토트넘이 이번 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컵 대회에서도 탈락했기 때문에 히샬리송이 선발로 출전할 일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번리전 활약 덕에 PL 사무국과 앨런 시어러가 선정한 이주의 팀과 영국 공영방송 ‘BBC’의 가레스 크룩이 선정한 이주의 팀에 포함됐다. 또한 범위를 유럽 5대리그로 넓혀도 손흥민이 번리전에서 받은 평점은 손흥민을 유럽 5대 리그 평점 베스트 일레븐에 포함시킬 정도로 충분히 높았다.
다만 걱정되는 건 손흥민의 체력. 손흥민은 9월 A매치 기간 동안 웨일스, 사우디 아라비아전을 모두 소화했다. 두 경기 모두 90분 이상 뛰었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체력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두 번의 A매치가 영국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평소와 달리 손흥민의 이동 거리가 짧았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부상 우려도 있었다.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에서 얼음팩을 차고 걷는 모습이 포착돼 가장 큰 공포를 안겼지만 그가 사우디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모든 우려가 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팀의 캡틴이자 공격의 핵심 자원인 손흥민의 부상은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었을 것이다.
로메로도 부상 우려가 있었다.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의 경기에 출전한 로메로는 전반 39분경 수비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발에 발목이 밟혔다. 비디오 판독(VAR) 결과 로메로의 발을 밟은 로베르토 페르난데스가 퇴장을 당할 정도로 거친 파울이었다. 발목이 꺾인 로메로는 통증을 호소했지만, 남은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에콰도르전 이후 로메로가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로메로는 볼리비아전에도 선발로 출전했다.
‘풋볼 런던’은 “로메로는 에콰도르전 이후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나와 부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로메로는 볼리비아전에 앞서 훈련을 받았다”라고 했다. 로메로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토트넘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토트넘은 수비의 핵심인 로메로의 부상 우려도 덜었다.
또한 매체는 손흥민, 로메로와 함께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장단으로 선정된 제임스 메디슨에 대해 “메디슨은 경기를 무사히 마치고 휴식을 취한 뒤 토요일에 팀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PL 통산 107호골을 정조준한다. 손흥민은 번리전 해트트릭으로 PL 104, 105, 106호골을 기록해 대런 벤트와 득점 기록 동률을 이뤘다. 손흥민은 폴 스콜스(107골)와 피터 크라우치(108골) 등을 넘어서는 걸 앞두고 있다. 또한 유럽 무대 통산 197골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이 통산 200호골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토트넘 프리뷰]
손흥민과 더불어 토트넘 전체 분위기도 좋다. 토트넘은 개막전이었던 브렌트포드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겼지만, 이어진 세 번의 경기에서 3연승을 거두며 3승 1무로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승점은 10점, 킥오프 전 기준 이번 시즌 패배가 없는 팀은 토트넘을 포함해 6팀에 불과하다.
경기력도 좋아졌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던 안토니오 콘테 체제에서 토트넘이 비판을 받았던 이유는 수비적인 경기 운영 탓이 컸다. 확실한 공격 루트가 많지 않다는 점도 토트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서 말 그대로 ‘재밌는’ 축구를 구사하는 중이다.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선수들의 패스와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의 전술을 선호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기회를 받고 있는 비수마와 사르는 지난 시즌에 비해 확연하게 경기력이 좋아졌다. 또한 매번 상대에게 경기 주도권을 내주던 토트넘이 경기를 주도하며 승리를 가져온다는 점도 토트넘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 합류한 메디슨은 떠난 케인을 대신해 손흥민의 새로운 파트너로 자리매김했고, 활약을 인정받아 8월 PL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기존 손흥민의 조력자 역할을 했던 쿨루셉스키도 경기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고, 메디슨과 함께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 선수가 된 솔로몬은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번리전에서 두 개의 도움을 올렸다. 부임 첫 시즌 초반에 지도력을 입증하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8월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전체적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 셰필드를 홈으로 불러들인 토트넘이다. 토트넘의 세필드전 목표는 역시 승리. 마침 셰필드는 개막 이후 1무 3패로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개막 이후 3연패를 거두다 지난 에버턴전에서 시즌 첫 승점을 따냈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 기세를 셰필드전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전반전] 두드렸지만 열리지 않았다…전반전은 0-0 균형
토트넘은 전반전 초반부터 높은 강도의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셰필드는 원터치 패스로 토트넘의 압박을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공을 빼앗은 토트넘은 후방에서부터 천천히 빌드업을 하며 틈을 노렸다. 사르가 조금 더 높은 포지션을 잡았고, 비수마가 낮은 위치에서 수비라인과 공을 주고받았다. 포로도 인버티드 풀백처럼 안쪽에 위치해 빌드업에 가담했다. 이 과정에서 토트넘은 상대에게 공을 내주며 위험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반 더 벤의 커버로 위기를 넘겼다.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손 톱’ 손흥민은 최전방에 머물기보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상대를 압박하거나 동료와 연계를 통해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손흥민은 전반 8분경 메디슨과 박스 앞에서 공을 주고받는 등 본인의 역할을 수행했다. 전반 11분에는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가기도 했다.
승리가 간절했던 셰필드도 물러서지 않았다. 셰필드는 경기 초반 주도권을 토트넘에 내줬지만 기회가 올 때마다 날카로운 전개로 토트넘을 위협했다. 토트넘의 날카로움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13분 공을 잡은 메디슨이 수비라인 뒤로 침투하는 손흥민을 향해 패스를 보냈다. 오프사이드가 아니었지만 손흥민이 터치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잡지 못하며 아쉽게 좋은 장면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인버티드 풀백으로 변신한 포로와 쿨루셉스키가 배치된 오른쪽 측면도 준수했다. 전반 15분 패스를 받은 포로가 좋은 움직임으로 돌아섰고, 측면에 있는 쿨루셉스키에게 공을 보냈다. 쿨루셉스키의 크로스는 셰필드 수비가 걷어냈다. 공격 상황에서 영향력을 드러냈던 쿨루셉스키는 전반 16분 수비에 가담하며 자신의 장점을 살렸다. 쿨루셉스키는 리그 4라운드 기준 47km 이상을 뛰며 PL에서 가장 높은 활동량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7분 쿠루셉스키가 수비를 앞에 두고 박스 안을 향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어느새 박스 안으로 침투한 사르가 쿨루셉스키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힘이 실리지 않아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어 전반 18분에는 토트넘이 코너킥 기회를 맞이했지만 여기서 나온 로메로의 헤더는 위로 떴다.
비수마가 폭발적인 드리블로 유효슈팅을 만들어냈다. 전반 19분 박스 앞에서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비수마는 성큼성큼 앞으로 전진하는 드리블로 셰필드 수비진을 붕괴시킨 뒤 골문 왼편에서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위치를 선점한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손흥민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반 20분 박스 왼쪽에서 솔로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이른바 ‘손흥민 존’에서 오른발 인사이드로 날카롭게 감았지만 손흥민의 감아차기 슈팅은 골키퍼가 쳐냈다.
비카리오가 토트넘을 구했다. 전반 23분 보글의 컷 백을 쇄도하던 매카티가 그대로 힘을 실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비카리오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은 전반 24분 메디슨의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메디슨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6분에는 손흥민이 좋은 위치에서 우도기의 패스를 잘 받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공세를 이어갔다. 마무리에 날카로움이 부족한 게 아쉬웠다. 전반 27분 솔로몬이 드리블 끝에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가 잡아냈다. 전반 34분 메디슨이 박스 앞에서 왼발로 시도한 슈팅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손흥민도 가세했다. 전반 39분 측면에서 공을 갖고 있던 솔로몬이 개인 기량으로 상대 수비를 벗겨낸 뒤 크로스를 보냈고, 손흥민이 높게 뛰어올라 머리를 갖다 댔지만 득점이 되지는 않았다.
토트넘이 땅을 쳤다. 전반 40분 사르가 침투하는 솔로몬을 향해 절묘한 패스를 보냈다. 솔로몬은 메디슨을 보고 컷 백 패스를 시도했고, 메디슨이 곧바로 슈팅을 때렸지만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셰필드에 아찔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전반 45분 셰필드의 포드링엄 골키퍼가 바깥쪽에서 손을 사용해 공을 만졌다는 판정이 내려져 경고를 받았다. 프리킥 기회를 얻은 토트넘은 메디슨이 쿨루셉스키에게 내주는 부분전술을 활용했지만 쿨루셉스키의 왼발 슈팅은 수비에 맞고 벗어났다. 토트넘은 전반전 막바지 코너킥에서 상대에게 헤더를 허용했지만 비카리오가 잡아냈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전반 분석] 경기 주도했던 토트넘,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초반 경기 내내 그랬듯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로 셰필드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경기를 주도하고 전반전 오랜 시간 셰필드를 압박하며 두드린 것을 생각하면 득점이 없는 게 아쉬웠다. 메디슨과 솔로몬이 찬스 메이킹에 집중했고, 몇 차례 확실한 기회들이 있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는 찬스들은 없었다. 마무리에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또한 셰필드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찬스들도 여럿 있었다.
손흥민은 터치 18회,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90%를 기록했다. 특히 전반 20분경 ‘손흥민 존’에서 시도한 감아차기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장면이 아쉬웠다. 이 외에 손흥민은 이전에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던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 작업을 돕거나 상대를 압박했다. 동료들이 공을 몰고 올라오면 동료들의 패스를 받기 위해 상대 수비 뒤로 침투하거나 적절한 위치를 잡고 득점을 노리는 것 역시 손흥민의 몫이었다.
이 외에도 손흥민은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지상 경합 성공 1회(2회 시도), 공중 경합 성공 1회(2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상대 수비수들과 싸운 손흥민이다. 9월 A매치 두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한 탓에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듯하다.
[후반전] 아쉬운 선제 실점, 히샬리송의 극적 동점골!...토트넘, 셰필드와 1-1 무
후반전 첫 슈팅은 토트넘에서 나왔다. 후반 2분 사르가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후반전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공이 두 개가 들어와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후반 3분 메디슨의 크로스에 이은 로메로의 헤더는 수비에 맞았다. 토트넘은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후반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셰필드를 압박했다. 후반 8분 쿨루셉스키의 컷 백 패스는 손흥민을 지나치고 말았다.
손흥민에게 온 기회가 또 날아갔다. 후반 11분 박스 안에 있던 손흥민에게 공이 왔고, 손흥민이 곧바로 슈팅을 시도했으나 몸을 던진 셰필드 수비에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토트넘이 공격을 이어가던 도중 관중석에서 공이 떨어지며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주장인 손흥민이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따로 취해진 조치는 없었다.
솔로몬이 번뜩였다. 후반 16분 솔로몬이 박스 왼편에서 공을 갖고 수비를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봤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후반 19분에는 비수마가 전반전처럼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들려고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셰필드 수비가 비수마를 밀쳤지만 주심은 단순한 경합으로 판단해 페널티킥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후반 21분에는 손흥민이 경합 과정에서 넘어졌으나 역시 주심의 휘슬은 조용했다.
토트넘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후반 21분 쿨루셉스키가 오른편에서 공을 주고받은 뒤 문전 앞에 있던 솔로몬에게 연결했다. 솔로몬은 곧바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위기를 넘긴 셰필드는 곧바로 역습을 전개했지만 비카리오의 선방을 넘지 못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셰필드는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은 틈을 이용해 후반 24분 매카티를 노우드와 교체했다.
셰필드의 한 방이 토트넘을 무너뜨렸다. 후반 29분 좋은 위치에서 토트넘 문전으로 시도한 롱 스로인이 경합하는 선수들을 지나치고 반대편으로 흘렀고, 반대편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하머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예상치 못한 선제골을 허용한 토트넘은 다급해졌다. 후반 32분 솔로몬이 단독 플레이 이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앞서 있었던 비슷한 상황처럼 빗나갔다. 토트넘은 세 명의 교체카드를 한 번에 사용하며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함과 동시에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4분 손흥민, 사르, 솔로몬이 빠지고 존슨, 히샬리송, 페리시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존슨은 토트넘 데뷔전.
존슨은 비수마의 패스를 받아 후반 41분 데뷔골을 터트리는 듯했지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간 상태였다.
토트넘은 경기 막바지까지 계속해서 동점골을 노렸다. 후반 45분 쿨루셉스키가 골문 오른편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도 토트넘은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래도 여전히 토트넘에 기회가 있었다. 추가시간이 무려 12분이 주어졌다. 토트넘은 반 더 벤과 포로를 빼고 호이비에르와 에메르송을 투입해 수비에 힘을 덜었다.
중요한 순간 토트넘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 8분 페리시치가 올린 코너킥을 히샬리송이 높게 뛰어올라 머리로 방향을 바꾸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교체로 투입된 두 선수들이 만든 합작골, 그리고 오랜 기간 득점력 문제로 고민을 안고 있었던 히샬리송의 시즌 첫 골이었다.
기세를 탄 토트넘이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10분 토트넘 선수들이 연계 끝에 히샬리송이 내준 공을 받은 쿨루셉스키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공을 골문 안에 꽂아 넣었다. 셰필드는 동점골을 노려야 했지만 막바지 퇴장 악재까지 겹쳤다.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평점 및 손흥민 리뷰]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평점 6.8점을 부여했다. 반 더 벤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낮은 평점이었다. 매체 기준 손흥민은 이날 키 패스 0회, 지상 경합 성공 1회(3회 시도), 공중 경합 성공 1회(2회 시도) 등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토트넘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선수는 메디슨이다. 메디슨은 이날 키 패스 4회, 드리블 성공 2회(100%), 지상 경합 성공 7회(9회 시도), 태클 2회를 기록했다. 메디슨이 받은 평점 8.1점은 셰필드 선수들과 비교해도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심지어 선제골의 주인공 하머보다 높았다.
메디슨보다 높은, 전체 평점 1위를 달성한 선수는 셰필드의 골키퍼인 포더링엄. ‘소파 스코어’는 포더링엄에게 무려 9.4점을 줬다. 포더링엄은 선방 8회를 기록하며 토트넘의 공세를 막아냈고, 팀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손흥민이 시도한 회심의 슈팅 역시 포더링엄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수 차례 결정적인 장면들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셰필드의 골문을 열지 못한 이유였다.
확실히 손흥민은 지친 모습이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손흥민은 9월 A매치 두 경기 모두 90분을 소화했다. 두 경기에서 손흥민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높은 활동량을 유지했다. 아무리 이전에 비해 이동 거리가 짧았다고는 하나, 체력적인 부담이 없는 게 이상할 정도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이를 고려한 듯 후반 35분경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다행인 건 체력 문제는 회복이 된다면 고쳐지는 문제라는 점이다. 토트넘은 다음 라운드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아스널 원정을 떠나 ‘북런던 더비’를 치른다. 아스널을 상대로 몇 차례 위협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손흥민은 회복에 집중한 뒤 다음 경기에서 아스널의 골문을 노릴 전망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