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밀월의 ‘나비효과’는…남북 핵잠시대 열릴까 [정치에 속지 않기]
이번 회담이 관심을 끄는 건 몇가지 이유가 있다. 회담에서 모종의 ‘거래’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첫 번 째 이유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데 장기화되고 있다. 병력은 물론이고 군수 물자가 부족하다. 특히 포탄, 탄약, 대전차 미사일 부족이 심각하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북한은 이를 비축하고 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방문했고 김정은과 무기 전시를 둘러본 것은 포탄 확보 목적인 게 거의 확실하다.
물론 북한이 그냥 줄 리 없다. 원하는 게 있는데 이 점이 중요하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한 북한이 이를 탑재할 핵추진잠수함 혹은 그 기술을 원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선 있다. 한번 잠항을 하면 반년을 바닷속에 머물 수 있는 핵잠수함은 대단히 위협적인 군사력이다. 우리는 물론 미국으로서도 용납하기 어렵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원할 수도 있다. 북한이 ICBM 시험 발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핵심인 재진입 기술이 미완성이다. 포탄 등의 대가로 이 두가지 기술을 원할 수 있다는 거다.
또다른 전망은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우주기지를 방문한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첨단 시설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인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500㎞나 떨어진 이 곳을 굳이 간다는 거다. 그래서 나오는 전망이 정찰위성 장비 혹은 기술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거다.
마지막으로는 북한과 러시아의 합동군사훈련이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태평양함대사령부 부두를 방문할 수 있다는 애기가 있다. 한미일 군사훈련 등에 대응하는 차원일 수 있다.
물론 다른 전망도 있다. 포탄 등과 비교하면 핵잠·정찰위설 기술 등은 지나치게 ‘큰 것‘이라는 거다. 러시아로서는 손해보는 장사일 수 있어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나온다. 또 전쟁 중이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훈련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란 시각도 있다. 따라서 식량이나 석유 등 지원이 현실적인 대가라는 분석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 3’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또 “어떤 유엔 회원국도 불법 무기 거래 금지 의무 저버려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러시아에 경고를 한 셈이다.
어떤 거래가 이뤄질 지는 모르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만약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를 한다면 우리로서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제공하는 카드가 있다. 우회적 지원이 아니라 직접 지원을 함으로서 러시아에 대응한다는 거다. 또 조금 더 강경한 조치로 핵잠수함 확보를 추진하는 거다. 북한의 위협에 직접 맞대응하는 차원이다. 물론 이 문제는 미국과의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한편 김정은-푸틴 회담 소식은 미국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일단 미국 외교·정보 당국이 내용을 흘려주지 않았으면 나오기 어려운 보도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를 미국 당국이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공개한 거다. 이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 모두에게 경고를 하는 의미가 있다. 또 사실상 김 위원장의 동선이 노출된 셈인데, 이 때문에 그가 러시아 방문을 취소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방러 계획 자체가 미국에 대한 북한의 신호라는 측면도 있다. 미국을 신경을 자극해 북한과 접촉 재개를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거다.
한편에선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중국이 있다. 군사적 지원을 거절함으로써 러시아와는 요즘 소원해졌다. 그런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다. 게다가 한미일 공조는 더욱 강화됐다. 그리고 미국의 경제적 압박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북한에 대해 중국이 어떤 움직을 취할 것인지도 관심사가 됐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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