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송·전현아 부녀의 연극 '더 파더'...기억과 일상의 상실

이교준 2023. 9. 1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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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0여 년 관록의 전무송 배우가 딸 전현아 배우와 부녀 역할로 한 무대에 섰습니다.

노장이 펼치는 치매 환자의 복잡다단한 심리 묘사와 부녀가 빚어내는 앙상블이 시선을 당깁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프랑스 인기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가족 3부작 중 하나인 '더 파더'

치매에 걸려 일상이 무너지는 여든 살 넘은 앙드레와 아버지를 돌보려 애쓰는 딸 안느의 분투를 치매 환자의 시각에서 그린 연극입니다.

실제 부녀 관계인 전무송 배우와 전현아 배우가 무대에서 아버지와 딸로 함께 호흡을 맞춥니다.

[(딸 안느) "그건 절대로 아냐." (앙드레) "뭐가 절대로 아냐? 그럼 시계가 있어야 될 거 아니야 어딘가에, 시계가 어디로 날아갈 수도 없는 거고. 응?"]

두 사람이 극중 부녀로 무대에 선 건 2003년 '당신, 안녕' 이후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전무송 배우는 기억과 망각,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는 상황에서도 품위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노인의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냅니다.

[전무송 / 배우 : 그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경각심, 또 그것을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를, 당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절실함, 이것이 어떨 것일까 하는 것을 생각도 했고, 그 병과 간호하는 사람과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

실제 아버지의 병상을 지킨 경험이 있는 딸로서 앙드레를 돌보는 딸 안느를 연기하다 종종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기 힘듭니다.

[전현아 / 배우 : 저는 그렇게 모질지 못하겠어요. 그래서 아버지를 대하는 연습 중에 자꾸 안느의 시선으로 쳐다보기보다는 제 눈으로, 현아라는 인물로 현아가 자꾸 아버지를 쳐다보게 되는 거예요.]

60여 년 관록의 배우는 딸의 연기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면서도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해선 아직도 너그럽지 못합니다.

[전무송 / 배우 : 학점으로 보면 F 학점이고, 그래서 아직도 숙제 중이에요. 사실은… 바르게 쓰고 싶고, 바르게 말하고 싶고, 그리고 인간이 되고 싶은 것, 그것이 제 바람입니다.]

섬세한 감정선을 살린 부녀의 앙상블에 조연들의 열연이 뒷받침되면서 치매와 돌봄 문제를 넘어 가족 간 소통과 화해, 나아가 고령화 사회 속 웰 다잉에 대해 진지한 성찰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김종완

사진제공 : 스튜디오 반

■ 공연 정보

연극 <더 파더>

9월 19일~10월 1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플로리앙 젤레르 작

이강선 연출

전무송 전현아 양동탁 정연심 심연화 출연

스튜디오 반 제작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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