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위성 협력' 강조했지만..실체는 北 ICBM?
[앵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보면 군사정찰위성 기술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포탄 지원 가능성 등이 거의 분명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공개할 수 없는 민감한 영역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어떤 부분이 있길래 이런 얘기를 꺼낸 걸까요?
김문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북한의 군사 기술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 지도자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인공위성 제작을 돕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노골적으로 강조한 겁니다.
김 위원장도 러시아의 우주발사체 기술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 보조까지 포함해서 8미터인가?]
표면상으론 위성 기술 이전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러시아가 공개되면 안 되는 민감한 영역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면에는 또 다른 목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먼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재진입 기술이 거론됩니다.
우주로 나갔던 ICBM이 다시 마하 20 이상의 속도로 내려오며 대기권에 진입할 때 공기와 부딪히며 발생하는 7천도 이상의 고열을 차단하는 기술입니다.
열을 견디지 못하면 탄두가 녹아버리거나 미사일이 균형을 잃고 폭발해 무용지물이 됩니다.
다탄두 ICBM으로 평가받는 괴물 ICBM 화성-17형도 각각의 탄두가 성공적으로 재진입해야 개발 성공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2017년 7월 화성-14형 ICBM 시험 발사 당시 수천 도의 고온에서 탄두 내부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재진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권용수 / 전 국방대 교수 : 핵 EMP가 아니라 일반적인 ICBM 운용환경을 마련하려면 대기권을 돌파해서 그 안으로 들어가 줘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것까지는 못했다는 거죠.]
여기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 이전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이 같은 북-러 군사협력의 공통된 목표는 미국을 겨냥한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에 맞서는 완벽한 핵 기술을 확보하고, 러시아는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거나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유엔에서 북한의 핵 개발을 견제해 온 러시아가 입장을 바꿔 북한을 도울 경우 더 강화된 억제정책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고조될 가능성이 커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됩니다.
YTN 김문경입니다.
영상편집 : 윤용준
그래픽 : 유영준
YTN 김문경 (mk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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