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학살 100년…평화로운 꿈을 꾸는 6661명의 넋은 예 있으니

한겨레21 2023. 9. 16. 22: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0년 전, 간토대학살이 일어났던 곳 중 하나인 일본 도쿄 아라카와 둔치에서 간토대학살 100주기 추도위령제가 열렸다.

한국의 씨알재단 내 1923한일추모사업단 회원들은 추도위령제를 위해 민속학자 고 심우성 선생의 작품인 <넋전> 6661장을 만들어 도쿄로 보냈다.

넋전을 달고 난 뒤에는 간토대학살 100주기 추도위령제가 열렸다.

추도위령제를 마친 다음 날, 6661장의 넋전을 모아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산장에서 화장예식을 거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토스퀘어]6661개의 넋의 해원을 위한 간토대학살 100주기 추도위령제
100년 전, 간토대학살로 핏물이 흐르던 일본 도쿄 아라카와강. 이제는 해원과 상생이라는 생명의 강으로 흘러야 한다.
간토대학살 100주기 추도 위령제를 지내는 동안 아라카와 둔치의 넋전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걸어오는 듯했다.

100년 전, 간토대학살이 일어났던 곳 중 하나인 일본 도쿄 아라카와 둔치에서 간토대학살 100주기 추도위령제가 열렸다. 한국의 씨알재단 내 1923한일추모사업단 회원들은 추도위령제를 위해 민속학자 고 심우성 선생의 작품인 <넋전> 6661장을 만들어 도쿄로 보냈다. 넋전은 망자의 넋을 기려 흰 종이를 사람 모양 형태로 자른 것이다. 넋전이 6661장이 된 것은 당시 <독립신문> 등의 사료에 따르면 간토대학살에 희생된 조선인이 최소 6661명이었기 때문이다.

2023년 9월3일 검푸른 새벽이 스며오는 시각, 6661장의 넋전이 도쿄 아라카와 둔치를 장식했다. 한국에서 도쿄로 간 시민들이 일본 시민들과 넋전을 함께 달았다. 넋전 6661장은 위엄 있고 엄숙한 풍경이었다. 넋전을 달고 난 뒤에는 간토대학살 100주기 추도위령제가 열렸다. 추도위령제가 열리는 동안 주변의 넋전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바람을 타고 걸어오는 듯했다.

공주 봉현리 상여소리보존회는 상여모심을 통해 간토대학살 원혼들의 해원과 상생을 기원했다.
2-2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양혜경 이사장은 ‘넋전춤’을 통해 간토대학살 희생자인 조선인들의 원혼을 달래며 해원을 기원했다.

추도위령제를 마친 다음 날, 6661장의 넋전을 모아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산장에서 화장예식을 거행했다. 화장예식은 장엄했다. 넋전들이 하얀 재가 될 때까지 한장 한장의 넋전을 품에 안고 노래 <봉선화>와 <고향의 봄> 등을 부르면서 간토대학살에 희생된 영령들의 해원과 상생을 빌었다.

간토대학살 100주기를 맞아 일본에서도 많은 행사가 열렸다. 9월2일에는 아라카와 강변에서 일본 단체인 ‘봉선화’가 주관하는 추모제가 열렸다. 이 추모제에는 평년과 달리 600명 넘는 시민이 참석했다. 저녁에는 일본 시민사회단체 주관으로 국회의사당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진상규명과 사죄 그리고 배상을 요구했다.

도쿄(일본)=글·사진 장영식 다큐멘터리 사진가

2-3 아라카와강과 야히로 전철역 근처 ‘봉선화’ 단체가 세운 추도비에는 조선인과 일본인들이 방문해, 간토대학살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했다.
2-4 일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은 간토대학살 100주기를 맞아 조선인과 중국인 학살 희생자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2-5 화장예식을 하기 전에 넋전들과 마지막 ‘안녕’을 고하는 모습.
(온라인용)씨알재단 김원호 이사장은 간토대학살 100주기에 부쳐 “일본 정부는 수치스러운 역사적 과오 앞에 용기 내어 용서를 빌고, 일본에 양심을 돌려주며, 인류에 사죄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장영식: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85호 크레인 투쟁과 복직의 여정을 함께했다. 밀양송전탑 반대 투쟁 이후 탈핵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제목은 ‘봉선화’ 노래 3절에서 따왔다.

Copyright © 한겨레2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