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몰린 아미즈미즈, 여전한 공포
[앵커]
모로코 지진 소식입니다.
지진이 발생한지 9일이 지난 지금 피해 지역 생존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가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한 곳을 찾았는데요.
현장은 폭격을 당한 것보다 더 참혹했습니다.
김귀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막을 가로질러 도착한 아틀라스산맥 기슭의 마을 아미즈미즈.
진앙지에서 불과 20km 떨어진 곳입니다.
마을은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폐허 더미 위의 교과서, 이 책으로 공부하던 아이의 생사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모스크는 무너지진 않았지만 크게 파손됐습니다.
들어가지 못하고 그 앞에서만 기도를 올립니다.
발 닿는 곳 모두가 폐허입니다.
아미즈미즈는 이번 지진에서 가장 피해가 큰 곳 중 한 곳입니다.
제 뒤로 보이시는 것처럼 전쟁터보다 더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전체 주민의 5분의 1인 42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 주민들은 텐트에서 생활합니다.
잠시 숨은 돌렸지만 기약없는 텐트 생활에 곧 닥칠 추위가 걱정입니다.
[카디자 아바크/아미즈미즈 주민 : "다가오는 추위를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아미즈미즈의 추위는 극심합니다."]
희생자도 많지만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은 더 많습니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애타게 찾습니다.
[압사마데네르 : "아들아, 너무 보고 싶다. 아빠와 엄마는 너무 슬프단다. 우리는 미칠 것 같다. 어디 있는 거니? 제발 집으로 돌아와라."]
모로코 당국은 지난 14일 3천 명 가깝게 사망자가 늘었다고 한 뒤 더 이상 정확한 희생자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모로코 아미즈미즈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서호정
[앵커]
현장에서 취재 중인 김귀수 특파원 연결해 현지 소식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김귀수 특파원, 시간이 지나면서 모로코 정부가 이제 구조 보다는 구호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요?
[기자]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셨지만 이 곳 아미즈미즈에서 구조 작업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상황은 다른 피해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구조 작업이 어려웠는데요,
건물들이 워낙 약해 조금의 충격에도 무너져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로코 정부는 지진 발생 9일이 지나 이젠 추가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 보다는 구호, 시신 수습과 생존자 지원에 더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그래서 모로코 정부의 구체적인 구호 대책도 나왔죠.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모로코 정부는 우선 주택 재건 프로젝트를 가동해 피해 지역에 5만 채의 주택을 새로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해 가구에 매달 2천 500 디르함, 우리돈 30만 원 정도를 1년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구호 작업에 국제적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도 예상되는데요,
유엔은 모로코가 곧 유엔에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모로코는 현재 스페인, 카타르, 영국과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의 지원만 승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해지역 대부분이 대부분 산간 지역이어서 구호가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대규모 구호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모로코 아미즈미즈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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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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