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게임노트] 홍창기 '타격의 신' 모드+팀 15안타 폭발… LG, SSG 폭격하며 독주 체제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고비 때마다 요술 방망이를 들고 나온 듯 맹활약한 홍창기가 LG를 구했다. 리그 선두 LG는 2연승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 경기에서 4-5로 뒤진 6회 터진 홍창기의 결승타 등 타선의 활발한 공격을 앞세워 10-4로 이겼다. 전날(15일) 대전 한화전에 이어 2연승을 기록한 LG(72승47패2무)는 2위 kt와 경기차를 6경기로 벌리며 정규시즌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SSG(62승57패2무)는 3연패에 빠지며 KIA에 4위를 내주고 두산과 공동 5위에 내려앉았다.
LG는 선발 5회까지 거의 완벽한 투구를 하던 선발 케이시 켈 리가 6회 들어 무너지며 5⅓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뒤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이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며 팀 리드를 지켰다. 김진성 유영찬 백승현이 이어 던졌고
타선에서는 리드오프이자 올 시즌 SSG를 상대로 대단히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던 홍창기가 6회 결승타 포함 3안타 3타점 3득점 대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2번 신민재가 2안타 2타점, 3번 김현수가 2타점, 4번 오스틴이 2안타를 기록하는 등 상위타선이 활발하게 움직인 것은 물론 문보경이 3안타 1타점, 박동원이 2안타 1타점, 박해민이 1안타 2득점, 문성주가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등 팀 타자 전체가 고루 힘을 냈다. LG는 이날 장단 15안타를 쳤다.
반면 SSG는 선발 오원석이 6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5⅔이닝 9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뒤이어 나온 고효준도 ⅓이닝 2실점, 최민준도⅓이닝 2실점으로 전혀 힘을 쓰지 못한 채 LG 타격에 무너졌다. 타선에서는 추신수가 1안타 1볼넷, 최지훈이 2안타, 최주환이 1안타 2타점, 박성한이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등 산발적으로 활약했으나 LG의 화력에 밀렸다.
# 부활하고 있었던 잠실 예수, LG에 약했던 오원석 ‘골리앗과 다윗’
전날 대전에서 한화에 4-3, 7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두고 잠실로 올라온 LG는 불펜 소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데 의의를 뒀다. 정규시즌 2위 kt에는 5.5경기, 3위 NC에는 6경기를 앞서 있는 상황에서 LG는 남은 24경기 중 14승 이상을 거두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는 계산을 마친 채 선발 투수들의 4일 휴식 후 등판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날 LG 선발인 케이시 켈리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들쭉날쭉한 투구를 했으나 근래 들어 좋은 모습으로 앞으로의 기대치를 키우고 있었다. 8월 24일 롯데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것에 이어 8월 31일 두산전에서는 6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 그리고 직전 등판인 6일 kt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는 등 컨디션이 오름세였다.
최근 5경기에서 네 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은 1.80으로 뛰어났다. 올 시즌 SSG전 3경기에서는 1승1패 평균자책점 4.76으로 썩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SSG와 통산 16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33으로 잘 던진데다 최근 상승세를 믿어볼 만했다.
LG의 이날 선발 라인업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홍창기(우익수)와 신민재(2루수)가 테이블세터를 맡고, 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오지환(유격수)이 중심 타순을 이뤘다. 이어 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 순으로 하위타선을 짰다.
반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2-0으로 앞서고 있다 9회 마무리 서진용이 3실점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한 SSG는 15일 하루 휴식을 취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그러나 KIA와 두산에 쫓기는 신세가 된데다 8월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아 팀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날 선발은 올 시즌 6승8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하며 기대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좌완 오원석이었다. 오원석은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74으로 부진했고, 올 시즌 LG를 상대로 두 번의 등판에서도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철저하게 약했다. 통산 LG전 12경기에서도 3승5패 평균자책점 8.29로 약세였다.
김원형 SSG 감독은 그럼에도 오원석을 선발로 낸 것에 대해 “(이날 투입할 수 있었던) 문승원도 LG에 약했다”면서 “그래도 LG에 좌타자가 많다는 것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타순은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최정(3루수)-에레디아(좌익수)-최주환(1루수)-박성한(유격수)-한유섬(우익수)-김성현(2루수)-김민식(포수) 순으로 이어졌다.
# 켈리의 건재투, 오원석의 맞불… 홍창기가 흐름을 깨뜨리다
켈리는 최근의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어 갔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 수준으로 평소보다 그렇게 특출난 것 아니었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까지 세 개의 변화구에 SSG 타자들이 손을 쓰지 못했다. 구종 선택도 좋았고 구종마다 각도 좋았다.
켈리는 5회까지 단 안타 2개만 허용하며 힘을 냈다. 반대로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대다수 SSG 타자들이 켈리의 변화구에 방망이를 냈지만 제대로 된 타구는 없었다. 켈리는 1회 추신수를 내야 땅볼, 최지훈을 삼진, 최정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에는 2사 후 박성한에게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한유섬 타석 때 포수 박동원이 2루 견제로 박성한을 잡아냈다.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판정됐다.
그 사이 LG가 1회 선취점을 냈다. 선두 홍창기가 역시 첨병이었다. 홍창기는 SSG 선발 오원석을 상대로 깔끔한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것에 이어 도루로 2루를 훔쳤다. 이어 신민재의 유격수 땅볼 때 빠른 스타트로 3루까지 들어갔고, 김현수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책임졌다. 적시타 없이 1점이 올라갔다.
켈리는 3회에 한유섬을 좌익수 뜬공으로, 김성현을 투수 땅볼로, 김민식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4회에는 위기도 넘겼다. 1사 후 최지훈에게 중견수 앞 2루타를 허용한 켈리는 최정을 3루수 땅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그 뒤 에레디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1,2루에 몰렸지만 끈질기게 저항한 최주환을 다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LG도 오원석을 상대로 이렇다 할 활로를 만들지 못했다. LG 타자들은 4회까지 오원석에서 하나의 삼진도 당하지 않았다.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이 타구들이 장타가 되기는 조금씩 역부족이었다. LG는 2회 1사 후 문보경이 우중간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견제로 아웃되며 흐름이 끊겼다. 박동원이 좌전 안타로 뒤를 받쳤음을 고려하면 더 아쉬운 견제사였다.
오원석은 3회 삼자범퇴에 이어 4회 위기도 잘 넘기고 1점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LG는 홍창기가 있었다. LG는 5회 2사 후 박해민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발로 2루를 훔쳤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10년 연속 20도루 달성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홍창기가 가볍게 우전 적시타를 치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여기서부터 LG 타선의 발걸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신민재가 좌전 안타를 치며 2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김현수가 중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더 벌었다. 타구 속도들은 빠르지 않았지만 내야를 잘 건너 안타로 이어진 LG의 5회 흐름이었다. 클리닝타임은 LG가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시작됐다.
# SSG 6회 폭풍 안타, 그러나 LG에는 홍창기가 있었다
그러나 갈 길이 바쁜 SSG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0-3으로 뒤진 6회 집중력을 과시하며 한 번에 4점을 뽑고 경기를 뒤집었다. SSG 타선의 득점력이 돋보였다.
1사 후 추신수가 활로를 뚫었다. 켈리의 커브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최지훈이 우전 안타로 뒤를 받치며 1,2루를 만들었다. 5회까지 거의 완벽하던 켈리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찾지 못하기 시작했고 이를 간파한 최정이 볼을 끝까지 잘 고르며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다.
1사 만루에서 에레디아가 켈리의 초구 투심이 높게 몰리자 이를 결대로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 1점을 만회했다. 이어 이날 두 차례나 삼진을 당했던 최주환이 해결사로 나섰다. 두산 시절부터 LG를 상대로 유독 강한 역사가 있던 최주환은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으나 5구째 투심을 받아치며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쳐 3-3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부랴부랴 준비한 김진성을 두 번째 투수로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SSG는 박성한이 초구 포크볼을 노려 우전 적시타를 치며 4-3으로 앞서 나갔다. 직전 두 경기에서 18이닝 동안 2득점에 그쳤던 SSG는 이날 6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비가 점차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도 바로 반격에 나섰다. 3-4로 뒤진 6회 1사 후 문보경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갔고,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 1,2루를 만들었다. 문성주가 1루수 땅볼에 머물렀으나 병살로 이어지지는 않아 2사 1,3루가 됐고 박해민이 바뀐 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볼넷을 만들며 2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제 타석에는 팀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홍창기였다.
홍창기는 고효준과 승부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잘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쳐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첫 네 번의 타석에서 3안타와 3타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물오른 타격감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LG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송구가 홈으로 향하는 사이 홍창기가 2루로 들어갔고, 이어진 2사 2,3루에서 신민재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강한 타구는 아니었지만 유격수 박성한의 점프를 살짝 넘어 외야로 나가 7-4를 만들었다. 6회 초에 잃은 4점을 고스란히 되갚으며 다시 3점 리드를 잡고 경기 종반으로 이어졌다.
# LG 필승조 총동원, 흐름 꺾인 SSG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LG도 종반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7-4로 앞선 7회 투입한 유영찬이 최항과 추신수에게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다음 타자 최지훈에게도 두 개의 볼을 던져 10구 연속 볼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단 최지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자 LG는 백승현을 마운드에 올려 필승조 총동원에 들어갔다.
백승현은 2사 후 에레디아에게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2사 만루에서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날 경기 최후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이 기회를 놓친 SSG는 더 이상 치고 나갈 힘이 없었다.
반면 한숨을 돌린 LG는 7-4로 앞선 7회 3점을 더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선두 오스틴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1점을 더 뽑으면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LG는 오지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고, 오지환이 이를 수행하며 1사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문보경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치며 1점을 추가했고, 이어 박동원이 좌중간 적시타를 치며 9-4로 앞서 나갔다. 이어진 1사 1루에서는 문성주가 좌중간 적시 3루타를 치며 기어이 두 자릿수 득점을 채웠다. 중견수 최지훈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오히려 타자 주자 문성주가 홈까지 들어올 뻔했다.
SSG는 8회 공격에서도 안타 두 개를 쳤으나 득점을 뽑지 못했다. 서상준이 8회 LG의 공격을 잘 막았지만 6점의 점수차가 너무 커 보였다. LG는 경기 종반 주전 선수들 상당수를 빼며 17일 더블헤더를 준비했다. SSG는 마지막까지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그대로 3연패 늪에 빠졌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가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다 해 주었고 7회 큰 위기가 있었지만 백승현이 그 위기를 잘 넘겨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면서 "위기를 넘기는 과정을 통해 백승현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선수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7회 상황을 중요하게 돌아봤다.
이어 "공격에서는 홍창기가 역전타와 함께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전체적인 타선을 이끌었고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신민재가 중요한 2타점을 쳐주며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수 있었다"고 테이블세터를 칭찬하면서 "중반까지 시소경기였는데 선수들이 집중하며 역전승을 만들어냈고 그 집중력을 다시한번 칭찬하고 싶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보내주신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선수들이 좋은 경기 할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두 팀은 17일 오후 2시부터 더블헤더를 펼친다. LG는 1위 수성을 위해, SSG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두 경기다. LG는 이정용 임찬규가 선발로 나가고, SSG는 김광현과 커크 맥카티가 반격의 선봉장으로 나간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