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도루' 9번을 '득타율 2위' 1번타자가 불러들인다... '상식 밖' LG 타선, SSG 10-4 완파 '6G차 1위' 독주 [잠실 현장리뷰]
LG는 16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SSG에 10-4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LG는 72승 2무 47패로 경기가 없던 2위 KT 위즈(67승 3무 54패)와 승차를 6경기로 벌리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한편 3연패에 빠진 SSG는 62승 2무 57패(승률 0.521)로 이날 우천취소로 경기가 없던 KIA 타이거즈(60승 2무 55패·승률 0.522)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5위로 떨어졌다.
화력의 차이가 컸다. LG 선발 켈리는 5⅓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음에도 타선이 장·단 15안타를 쉴 새 없이 몰아치며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SSG 선발 오원석은 분전했음에도 구원 투수의 방화로 5⅔이닝 9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 시즌 9패(6승)를 기록했다.
SSG는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주환(1루수)-박성한(유격수)-한유섬(우익수)-김성현(2루수)-김민식(포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은 좌완 오원석.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우완 케이시 켈리.
이날 전국적인 비로 잠실야구장을 제외한 4개 구장의 경기가 모두 취소된 가운데 빡빡한 경기 일정을 가진 LG와 SSG도 난색을 표했다. 두 팀 모두 다음날(17일) 더블헤더가 있어 이번 경기가 취소되면 24일까지 9연전을 치르게 된다. LG는 애덤 플럿코, 최원태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고 SSG는 김광현 이하 하위 선발진이 계속해 흔들리고 있어 하루 휴식도 소중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도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비 예보가 있어 빠른 경기 성립을 위해서는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필요하다. 올 시즌 켈리는 26경기 8승 7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 중이고 SSG 상대 전적은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76이다. SSG 선발 오원석은 시즌 23경기 6승 8패 평균자책점 5.48, LG를 상대로는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많이 약하다.
상대 전적이 좋지 않은 두 선발 투수들은 4회까지 양 팀 통틀어 1점밖에 나지 않는 의외의 투수전을 펼쳤다. 호투도 있었지만, 양 팀 야수들의 호수비 퍼레이드가 있어 가능했다.
1회초 추신수의 땅볼 타구는 수비시프트로 1, 2루 사이에 와 있던 3루수 문보경이 상당한 거리를 이동해 처리했다. 힘을 얻은 켈리는 최지훈을 헛스윙 삼진, 최정을 좌익수 뜬 공으로 잡고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선취점은 LG의 몫이었다. 1회말 홍창기가 좌전 안타에 이은 도루, 신민재의 땅볼 타구 때 3루로 향했고 김현수의 땅볼 타구 때 홈을 밟았다.
켈리는 2회 2사에서 박성한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아 득점권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박성한이 리드를 넓게 벌린 것을 확인한 포수 박동원이 2루로 던져 잡아내면서 이닝이 끝났다.
SSG 2루수 김성현이 홀로 호수비쇼를 펼쳤다. 3회 아웃 카운트 3개는 모두 그가 책임졌다. 키를 넘기는 신민재의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며 박수를 받았다. 4회에는 순간적인 재치로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1사 1루에서 오지환이 친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한 김성현은 다시 튀어오르는 타구를 글러브로 밀어내 2루로 토스 선행주자 오스틴을 잡아냈다.
LG도 오지환과 홍창기가 맞불을 놨다. 5회 박성한의 잘 맞은 타구를 우익수 홍창기가 먼 거리에서 달려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김성현의 땅볼 타구는 오지환이 한 번에 잡지 못했으나, 곧장 강한 송구로 1루로 뿌리면서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다.
경기 후반 시작부터 양 팀 타선이 불을 뿜었다. SSG가 0-3으로 뒤진 6회초 1사에서 추신수와 최지훈이 연속 안타, 최정이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었다. 에레디아가 1타점 적시타, 최주환이 2타점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면서 켈리는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구원 등판한 김진성이 추가 1실점 하면서 켈리의 최종 기록은 5⅓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이 됐다. 켈리는 총 86구(직구 30개, 커터 20개, 커브 20개, 투심 패스트볼 10개, 체인지업 6개)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시속 150㎞였다.
뒤늦은 SSG의 반격에 LG는 화력으로 잠재웠다. 6회말 1사에서 문보경이 우익선상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박동원이 볼넷, 문성주의 땅볼로 2사 1, 3루가 됐고 SSG는 필승조 고효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뒀다. 고효준은 박해민을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SSG의 승부수는 홍창기-신민재 두 테이블세터 앞에서 무너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홍창기의 득점권 타율은 0.353으로 리그 2위였다. 홍창기는 밋밋하게 들어오는 고효준의 슬라이더를 결대로 밀어 쳐 중전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뒤이어 신민재의 타구까지 박성한의 글러브에 맞고 좌중간으로 향하는 행운의 2타점 적시타가 되면서 LG의 7-4 리드로 순식간에 분위기가 홈팀으로 향했다. 오원석은 총 92구(직구 50개, 슬라이더 23개, 체인지업 13개, 커브 6개)를 던지면서 최고 시속 148㎞의 직구를 뿌렸다. 최종 기록은 5⅔이닝 9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
SSG로서는 7회초 공격이 아쉬웠다. 바뀐 투수 유영찬을 상대로 최항과 추신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연속 출루했다. 하지만 최지훈의 중견수 뜬 공, 최정이 3구 삼진으로 물러났고 에레디아가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최주환이 백승현의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 처리되면서 추격에 실패했다.
반면 LG는 연이어 화력을 뽐냈다. SSG가 포수 조형우-투수 최민준으로 배터리를 교체한 가운데 선두타자 오스틴이 우중간 2루타로 출루했다. 오지환이 희생번트로 3루로 진루시킨 오스틴을 문보경이 우익선상 2루타로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박동원의 좌중간 1타점 적시타가 터졌고 문성주도 좌중간 외야로 3루타를 날리면서 LG의 10-4 리드를 만들었다.
SSG는 9회초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하면서 LG의 10-4 승리가 확정됐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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