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의리-윤영철 있는데 우완 150㎞까지… 배부른 KIA, 미래의 행복회로 돌아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조대현 선수와 kt에 뽑힌 원상현 선수, 두 선수 중 한 명이 올 것 같다고 말씀은 하셨다. 잘하셨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14일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가 끝난 뒤 프런트와 1라운드 지명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보고는 받았다고 답했다. 1군 코칭스태프가 고교 및 대학 아마추어 선수들의 장‧단점을 세세하게 알고 있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보통 스카우트 조직 및 프런트들에게 맡기는 편이다. 다만 현장 감독과 대략적인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기 마련인데, KIA의 선택은 일찌감치 둘 중 하나로 기울어져 있던 셈이다.
이중에서도 KIA는 강릉고 우완 조대현을 지명했다. 최대어로 뽑혔던 장현석(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뒤, 이번 신인드래프트 ‘TOP 5’는 9월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다 결정이 되어 있었다는 게 KBO 스카우트들의 대체적인 이야기다. 그렇다면 6번 지명권을 가진 KIA의 선택에 따라 나머지 구단들의 지명도 달라질 수 있었던 의미인데, KIA도 큰 이변 없이 조대현을 선택했다.
KIA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완 전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좌완들은 근래 드래프트에서 어느 정도 많이 확보를 했다는 판단이었다. 실제 현재 토종 선발진(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이 모두 좌완인 건 KIA가 유일하다. 불펜에서도 상위 지명자인 최지민이 올해 잠재력을 터뜨렸고, 2019년 1차 지명자인 김기훈도 있다. 좌완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우완도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었다. 조대현은 그 기대주다.
조대현은 193㎝, 90㎏이라는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스카우트들이 신체 능력에 있어서는 아주 높은 점수를 주는 선수다. 프로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친다면 더 힘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높은 타점에서 최고 시속 151㎞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스태미너도 좋다는 게 KIA의 판단이다. 팀에서는 선발 자원으로 보고 있다.
김 감독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초반에는 스피드가 빠르게 나왔는데 체력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체력 관리를 잘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이는 KIA 프런트가 조대현을 그렇게 급하게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1년 전 지명한 윤영철과 조대현은 다르다. 윤영철이 즉시전력감이라면, 조대현은 시간이 걸릴 선수”라고 했다.
다만 그 시간을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게 KIA의 장점이다. 이미 선발진에는 이의리가 안착했다. 여기서 더 성장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지 이의리가 가진 잠재력 자체는 이미 KBO리그 최정상급이다. 지난 3년간 24승을 거둔 실적도 있다. 실전용 피처에 가까운 윤영철도 올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패스트볼 구속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경기 운영과 변화구 구사 능력, 그리고 감각까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앞서 지명한 이의리와 윤영철이 있기에 KIA는 조대현을 그렇게 급하게 볼 필요가 없다. KIA 내부에서도 윤영철과는 달리 체계적인 트레이닝으로 1~2년을 보고 만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당장도 150㎞를 던질 수 있지만, 잘 키우면 최고 150㎞대 중반에 이르는 공도 던질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 그릇을 만들어가는 작업이 차근차근 이뤄질 전망이다.
조대현을 필두로 한 우완 선발 투수 만들기 프로젝트가 2~3년 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KIA 선발진은 이의리 윤영철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로테이션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근래 타 팀에 비해 상위 지명자들이 1군에서 조금 더 빠르게 자리를 잡는 KIA의 흐름을 고려하면 기대를 걸어볼 수는 있다. 김기훈(2019년 1차), 정해영(2020년 1차), 이의리(2021년 1차), 김도영(2022년 1차), 최지민(2022년 1라운드), 윤영철(2023년 1라운드)이 그런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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