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배신" 혹평 쏟아졌지만…SUV 직접 타보니 [신차털기]
신형 카이엔GT 터보 제로백 3.3초
일반 도로 서킷 모두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감
한때 경영난에 시달리던 포르쉐를 일으킨 모델은 정통 스포츠카가 아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 당시 포르쉐 마니아들 사이에서 "SUV를 만드는 건 스포츠카 명가 포르쉐의 배신"이란 혹평이 나올 정도로 시장에 큰 충격을 준 카이엔이지만 지금까지도 포르쉐 실적을 책임지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카이엔은 2002년 첫선을 보인 이후 글로벌 누적 100만대 이상 판매됐다. 포르쉐의 상징인 911이 100만대 판매에 걸린 기간(54년)의 절반도 안 되는 시간에 기록적 판매량을 달성한 카이엔의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도 카이엔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포르쉐의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16만7354대) 중 카이엔은 28%(4만6884대)를 차지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카이엔은 총 3000대가 인도됐는데 포르쉐코리아 총판매량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2019년 국내에 공식 출시된 카이엔은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2만5000대를 달성했다. 지난달 출시된 신형 카이엔을 구매하려면 1년6개월~2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신형 카이엔을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과 에버랜드 인근 도로에서 직접 타봤다.
용인 스피드웨이에서는 포르쉐코리아가 오는 17일까지 진행하는 '포르쉐 월드 로드 쇼(PWRS)' 행사가 열리고 있다. 포르쉐 전 모델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행사로 국내에 미출시된 차량도 만나볼 수 있다. 현장에는 독일에서 직접 공수한 차들이 준비됐다.
신형 카이엔은 3세대 부분 변경 모델이다. 종전 모델보다 공격적인 인상의 외관이 돋보인다. 새 디자인의 헤드라이트는 차량 전폭을 강조했고 후면부는 번호판 위치가 달라졌다. 테일 라이트에 번호판 홀더가 있는 리어 에이프런을 통해 리어 엔드 디자인을 완성했다.
국내에 선보이는 모델은 카이엔, 카이엔 쿠페, 카이엔 터보 GT 등 3종이다. 처음 시승한 차량은 카이엔 터보 GT 모델이다. 4L V8 바이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 673마력(PS)에 최대토크 8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차중량 2305kg의 묵직한 차체에도 0km/h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3.3초밖에 안 걸린다.
터보 GT 모델의 경우 서킷에서 런치컨트롤을 통해 제로백과 브레이크 성능을 체험해봤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주행모드를 변경한 후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런치컨트롤 모드가 활성화된다. 계기판에 런치컨트롤 동작이 표시됐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 순식간에 치고 나갔다.
이날 온종일 비가 많이 내린 탓에 노면에 물이 고인 곳도 있었지만 제동 성능 또한 밀림 없이 우수했다. 40여명이 같은 차량으로 런치컨트롤을 각 2회씩 체험해 봤는데 엔진이나 브레이크 과열 등 차량 성능 저하는 없었다.
일반 도로는 카이엔 쿠페 모델로 주행해봤다. 최고 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두 성능은 카이엔 일반 모델과 동일하다. 다만 제로백은 5.7초로 일반 모델(6.0초)보다 0.3초 빠르다.
실내는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과 유사하다. 확 바뀐 콕핏 때문이다. 운전석에는 12.6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이 처음 적용됐고 조수석에도 10.9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기어 노브도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 사이에 들어갔다.
서킷에서 나와 굽이진 도로가 유독 많은 용인 에버랜드 인근 도로 주행을 시작했다. 빗물에 흘러 내려온 나뭇가지나 작은 돌멩이를 밟고 넘어갈 때 오는 충격 대부분을 흡수해 주행시 정숙성을 실감했다.
공차중량이 2.2t에 달하지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큰 충격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SUV 차량임에도 고급 세단의 승차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신형 카이엔에는 2챔버, 2밸브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됐다.
포르쉐 관계자는 "이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차량을 안정화시키고 핸들링을 간편하게 한다"며 "주행 정밀도와 성능을 향상시키고 역동적인 주행 상황에서 차체 움직임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다시 서킷으로 돌아와 카이엔 기본 모델과 카이엔 쿠페 모델을 번갈아 가면서 주행했다. 트랙 구간을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느낀 승차감 역시 만족스러웠다. 흔들림이나 밀림 없고 급회전 구간에서도 차를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새로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 성능은 일반 도로에서도 이전과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트랙에서 더욱 빛이 났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신형 카이엔은 강력한 엔진과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 디지털 기능 그리고 첨단 기술 혁신을 갖춘 SUV 세그먼트 중 가장 스포티한 모델"이라며 "포르쉐의 지속적인 혁신을 상징하는 차"라고 말했다.
신형 카이엔, 카이엔 쿠페, 카이엔 터보 GT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각각 1억3310만원, 1억3780만원, 2억6190만원이다.
용인=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모바일한경·WSJ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 없으면 현대차 못 만들 걸?"…부품 자회사 노조의 '배짱' [배성수의 다다IT선]
- 혀 검게 변하더니 혼수상태…20대 여성에게 무슨 일이 [건강!톡]
- "100억 밑으론 안 팔아요"…성수동 집주인들 신났다
- "월급 10배 많지만…지갑 안 여는 여친에 서운합니다"
- "나랑 결혼할래 죽을래"…'스토커 그녀' 저지른 일이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 '임영웅 파워' 이정도?…'120억' 어치 순식간에 팔렸다 [연계소문]
- 좌표 찍힌 김윤아·이영애…불붙은 '개념 연예인' 논란
- '울버린' 휴 잭맨, 결혼 23년 만에 13살 연상 아내와 결별
- '브라톱 교복+쩍벌춤' 괜찮을까…"성상품화" vs "따라할 학생 없다"
- 1차 사고 후 서 있었는데…몇분 뒤 벌어진 참혹한 광경 [아차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