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톡톡] "문해력 높이자"…종이책·손글씨로 돌아가는 스웨덴
[앵커]
'사흘 논란'이라고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3일을 뜻하는 사흘을 '4일'이라고 착각한 사람들이 많아 생긴 논란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되곤 하는데요.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스웨덴은 문해력 향상을 위해 학교 교육방식까지 바꿨습니다.
강다은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연필을 꼭 쥔 작은 손으로 또박또박 글씨를 써 내려가는 아이.
우리에겐 익숙한 풍경이지만 스웨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스웨덴에선 지난 2017년부터 학교에서의 컴퓨터와 태블릿PC 사용을 권장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스웨덴 전역의 많은 학교가 종이책을 통한 수업과 독서 시간, 필기 연습 등을 강조하며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카타리나 브라넬리우스 / 초등학교 3학년 교사> "(10세 미만 학생들에겐) 글을 쓸 때 태블릿을 사용하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손과 두뇌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손글씨가 좋아지면 읽기 능력도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웨덴 학교가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종이책과 손글씨로 대표되는 전통적 교육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유치원에서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의무화했던 기존 방침을 뒤집고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디지털 학습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각 학교에 배치되는 도서 구입 비용으로 내후년까지 모두 2천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나치게 디지털화된 학습 방식으로 인해 문해력 등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저하됐다는 비판에 따른 것입니다.
실제 한 교육단체의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스웨덴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저하 추세를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을 활용한 수업에 지나치게 치중하면 학습 능력을 저해한다는 명백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면서 득보다는 실이 더 크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자기기 활용이 학습에 방해가 된다고 단편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닐 셀윈 / 호주 모나쉬대학 교육학 교수> "스웨덴 정부는 '기술이 학습을 증진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기술과 관련해 교육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적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교육의 매우 복잡한 요인 중 한 부분일 뿐입니다."
전자기기를 활용한 교육이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 속에 문해력과 학습력 저하 논란은 우리에게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연합뉴스TV 강다은입니다. (nanjuhee@yna.co.kr)
#문해력 #학습력 #디지털교과서 #종이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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