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코치와 전주성 직관'클린스만 감독,'가는날이 장날' 하필 수중전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A매치 2연전을 마치고 돌아온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과 차두리 코치가 '전주성'을 찾았다.
클린스만 감독과 차 코치는 16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30라운드 전북-강원전(1대3패) 현장을 찾았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클린스만 감독이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강원FC 경기를 관전하고, 17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FC서울과 광주FC전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15일 밝힌 바 있다.
공지된 대로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전 '전주성'에 일찌감치 도착해 로베르토 디마테오 전북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를 만나 담소를 나누며 전북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9월 A매치 유럽 원정 2연전에 전북 소속 선수는 문선민, 안현범 2명이었다. 이날 두 선수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김진수-홍정호-정태욱-최철순이 포백으로 나섰고 한교원-류재문-보아텡-이동준이 미드필드에 포진했다. 최전방엔 외국인 선수 아마노 준과 구스타보가 섰다. 문선민과 안현범은 1-2로 밀리던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됐다.
문선민이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박스안으로 파고들며 수차례 기회를 창출했으나 후반 경기장에 물폭탄처럼 쏟아진 폭우로 인해 제대로 된 플레이가 이뤄질 수 없었다. 눈깜짝할 새 워터파크로 변해버린 경기장에서 드리블도 패스도 볼 컨트롤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좀처럼 보기 드문 극단적 수중전으로 인해 기술축구는 불가능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K리그 경기장을 찾은 건 6월 24일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 이후 무려 3개월 만이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미국 자택에서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K리그 선수들을 체크했고 차두리 코치와 마이클 김 전 코치가 K리그 현장을 직관해왔다. 모처럼 K리그 그라운드를 찾은 클린스만 감독이 이날 전북, 강원에서 크게 볼 수 있는 장면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광주전 현장도 찾을 예정이다.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지난 14일 유럽 2연전을 마친 선수단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에 남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독일파를 점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탓이지 일정을 급변경했다. KFA가 클린스만 감독에게 국내 팬심을 전달하고, 귀국을 강하게 요청했고 감독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이번 소집을 통해 긍정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는지, 다음 소집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나눌 수 있었다"면서 "많은 분들이 나를 기다리신다고 해서 들어왔다.(웃음) 협회에서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하면서 보통은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감독들이 같이 귀국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저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은 이번 주에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었는데 그 일정을 바꾼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건 아니었고 그래서 일단 팀과 함께 이동을 하는 게 저도 맞다고 생각해서 들어왔다. 이번 주말에 또 K리그 현장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며 K리그 직관을 예고했었다. "제가 독일이나 또 미국에서 일할 때는 이렇게 해외에 갔다 왔을 때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실 새로운 부분도 있다. 이런 친선경기 후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시는 게 새로운 경험도 해보고 싶었다"며 계획을 변경한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지난 2월 벤투 감독 후임으로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팬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선임시 국내 상주를 약속했지만 잦은 외유로 팬들과 미디어의 입길에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 시절부터 잦은 미국행으로 구설에 시달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지낼 것"이라고 했지만 부임 후 6개월간 벌써 4차례나 해외에 나갔고, 국내체류 기간은 67일에 그쳤다. K리거들을 제대로 지켜보지 않고 있다는 현장 우려가 불거졌고, 이로 인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안현범(전북 현대)의 경우, 보지 않고 선발해 활용법을 모른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답답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국 감독이기보다는 '월드클래스 셀럽'으로서 개인적,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는 데 대한 감정적 불편함이 더 크다. A매치 유럽 2연전 현장에서 스포츠조선 등 현장 기자들과 1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K리그를 다 볼 필요가 없다" "나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감독을 찾아라"라는 부정적 인터뷰 내용이 전해지며 성난 팬심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팀이 긍정적으로 가고 있는 만큼, 1월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아시안컵에서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했다. "결국 아시안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다.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질타를 받고, 시험대에 오를 수 밖에 없다. 그게 감독의 숙명이다. 하지만 나는 토너먼트에 대한 경험이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10월 A매치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 10월 A매치 후에는 곧바로 월드컵 예선이라는 실전무대가 있다. 지금 한국에 들어왔지만, 유럽에서의 경기들을 관전하기 위해 왔다갔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공석이 된 '조국' 독일 대표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지금 현재는 아시안컵 우승에 집중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아무리 내부적으로 우리가 강하게 뭉쳐도, 외부에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면 팀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서 "카타르월드컵에서 독일이 그랬다.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고,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국가대표는 결국 국민의 팀이다. 아시안컵까지는 모두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시면 좋은 결과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응원을 당부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귀국 직후 K리그 현장을 찾으며 팬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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