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협력부터 꺼낸 젤렌스키…리튬 광산 공동개발도 제안

소환욱 기자 2023. 9. 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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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이우를 찾은 한국 재건협력 대표단을 만나 원전, 방산, 자원개발, 재건사업 등 4대 분야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재건협력단을 만나 지원을 요청하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약 1천2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선점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재건협력단에 따르면 현지시간 13일 협력단을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먼저 원전 분야 협력부터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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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이우를 찾은 한국 재건협력 대표단을 만나 원전, 방산, 자원개발, 재건사업 등 4대 분야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재건협력단을 만나 지원을 요청하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약 1천2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선점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로템, 한국수자원공사 등 18개 공기업·민간기업으로 구성된 민관 재건협력단은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오늘(16일) 오전 귀국했습니다.

재건협력단에 따르면 현지시간 13일 협력단을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먼저 원전 분야 협력부터 요청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대용량 원전기술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유럽에 에너지 그리드(전력망)가 새로 조성되면 원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태양광 발전 기술협력과 정유시설 개발·증설 협력도 요청했습니다.

협력단에 참여한 한 기업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너지가 곧 안보라는 생각을 가진 듯했다"며 "유럽연합(EU) 시장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와 한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 광산을 한국과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구상도 내놓았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리튬 채굴에 이어 관련 제품 생산까지 가능하다는 것인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선 다량의 리튬 매장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방산 분야 협력도 요청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최신 무기에 대한 정보가 있으니, 한국의 방산 제조 기술이 합치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수준의 무기를 만들어 유럽 수출이 가능하다"는 제안을 했다고 재건협력단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전쟁으로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이 많이 파괴됐지만 제조업 인프라와 기술 인력이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동차 등 제조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를 희망했습니다.

이어 폴란드 바르샤바∼키이우를 잇는 고속철도 노선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전쟁 이후 폴란드에 정착한 우크라이나인이 10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와 수익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 댐 복구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 한-우크라이나 재건협력포럼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원 장관은 "각 분야 협력을 한국의 정부 기관과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정부는 원전 건설 기술 협력의 경우 삼성물산·현대건설이, 태양광 발전 기술은 한화가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리튬 이차전지 기술은 한국의 여러 기업이 보유하고 있으며 그린수소 개발과 자동차 생산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청한 폴란드 바르샤바∼키이우 고속철 노선 실선은 조속히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재건협력단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면담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협력단의 한 기업인은 "우크라이나가 6·25전쟁 참화를 겪고 국제적 지원을 받으며 강국이 된 한국을 모델로 삼으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협력단은 키이우 방문 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서 가장 참혹했던 현장 중 하나인 이르핀을 찾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주축으로 한 2차 재건협력단을 꾸려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계획입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연합뉴스)

소환욱 기자 cowbo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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