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7일차’ 이재명, 체포안 코 앞인데...민주당, 가부결 놓고 고심

김혜진 매경닷컴 기자(heyjiny@mk.co.kr) 2023. 9. 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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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북송금’ 중앙지검 이송
다음주 초 李 구속영장청구 전망
친명, 체포동의안 부결 의지 표출
비명, 단식 장기화에 동정여론 솔솔
15일 단식 투쟁 16일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에 누워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내주 초 ‘대북송금 의혹’으로 영장 청구가 날아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가부결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당초 일각에서는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고, ‘떳떳한 모습의 민주당’을 위해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이 장기화하면서 동정론이 형성되고 분위기다. 또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검찰, 李 사건 기록 검토 후 영장 청구...시점 고민
16일 서울중앙지검은 수원지검이 수사해 온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 이 대표의 제3자뇌물 혐의 사건 기록을 이송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의 검토가 끝난 후 다음 주 초 영장 청구가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있다.

다만 이 대표의 단식투쟁으로 인한 몸 상태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식 중인 이 대표를 두 차례 소환조사한 것에 이어 곧바로 영장을 청구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현재 이 대표는 단식 보름을 넘기면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공복 혈당 수치가 매우 낮고 저체온증과 부정맥 등 전체적인 신체 기능이 매우 저하된 상태다. 의료진은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네번째)와 최고위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진교훈 후보자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친명 “이 대표가 나서서 가결 선언? 결코 없어”
이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는 중에도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이자 친명계는 ‘부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서 ‘이 대표가 스스로 가결을 요청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강하게 선을 그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항간에 이 대표가 나서서 체포동의안이 들어올 경우 가결을 선언한다고 설왕설래하는데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분명히 ‘영장을 치러거든 비회기 때 치라’했고, 혁신위와 의총 결의에서도 ‘정당한 영장청구’라는 전제가 있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제거, 야당탄압, 민주당 분열공작에 놀아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동시에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윤석열 검찰의 만행에 일치단결해 단호하게 대응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고 부결을 주장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범죄자조차도 감옥에서 아프거나 하면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형 집행을 정지시킨다”며 “이 대표는 죄에 있고 없음을 아직 결정짓지도 못한 단계에서조차도 이렇게 비인권적으로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단식 중 두 번이나 소환...비인간적 정권”
당내에서는 보름 넘게 단식을 이어가는 이 대표를 향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 이 대표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도 줄어들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단식 중인데도 두 번이나 검찰에서 소환하는 걸 보고 정말 비인간적인 정권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단식 기간 동안 여당이나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를 찾아오지 않는 점이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기현 대표가 단식을 중단해달라는 공개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이 대표의 단식농성장을 찾아온 여권 인사는 전무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제1야당 대표가 이렇게 몸을 상하면서까지 단식하고 있는데 대통령실은 어떻게 아무 반응이 없냐”고 지적하고는 “오히려 이럴수록 민주당은 더욱 끈끈하게 뭉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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