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정권은 없었다” 민주, 단식장 안 찾는 정부·여당 성토
김기현 단식 중단 요청엔 “꼼수” “정권 차원 반성이 우선”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단식 17일째'를 맞은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단식장을 방문하지 않는 정부‧여당을 향해 "비정하다"며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실이나 정부‧여당 어느 한 사람도 당대표의 단식장에 와서 걱정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 역사에 이런 정권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궁지에 빠지기를 바라는 정권의 기대에 확실하게 응답할 때가 분명하다"며 "정권 바람대로 궁지로 떨어지지도 않고, 낭떠러지로 떨어지지도 않고 더 단단하게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가 되는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그는 "의료진도 이미 입원 권고 소견을 여러 차례 밝히고 있지만, 이 대표는 지금도 멈출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더 이상 단식을 해서는 안 된다는,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폭정에 강하게 맞서서 싸워야 한다는 것은 모두의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대통령실을 향해 "금도를 넘어선 집단"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주변 사람들은 계속해서 단식을 만류하고 있는데 여태껏 대통령실에서 아무런 미동도 메시지도 없는 걸 보면 정말 금도를 넘어선 집단이구나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년 동안 여야 각 당에서 여러 단식들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며 "그렇다고 해서 구걸할 생각은 전혀 없고 예상을 안 했던 바는 아니지만, 다시 한 번 대통령실의 비정함을 확인하는 순간들이어서 좀 씁쓸하긴 하다"고 전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을 두고서도 "꼼수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어디 물리적으로 거리가 먼 것도 아니고, 이렇게 오랫동안 곡기를 끊은 사람을 앞에 두고 막말과 조롱이 그 당에서 나왔던 것에 대해 어떠한 경고 한마디 없는 상황"이라며 "(중단 요청을) 할 거면 와서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김기현 "단식 멈추고 여야 대표회담하자"…방문 계획은 없어
김기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께 단식 중단을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한다"고 썼다. 그는 "이 대표께서 건강이 악화되어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도록 이제 단식을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며 "국정현안을 점검하고 민생을 챙겨야 하는 정기국회가 시작되어 본격 가동되고 있다. 이 대표께서 건강을 회복하시는 대로 즉시 여야 대표회담을 열고 민생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어제(14일)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이 단식 중단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의 건강을 해치는 단식 중단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거듭 단식 중단을 요청하면서도 이 대표 단식장에 방문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현 대표의 메시지는 존중한다"면서도 "지난 17일 동안 국민의힘과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두고 조롱과 비난을 일삼았다. 단식을 두고 이렇게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은 정부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은 바뀐 것이 없다. 이념 대결을 더욱 부추기고 있고 국정의 방향은 정권의 보위에 집중되어 있다. 핵 오염수 문제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굴고 국정 쇄신은커녕 극우적인 인사들로 내각을 채우고 있다"고 비판하며 "진정으로 이재명 대표를 걱정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우려한다면 정권 차원의 반성과 쇄신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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