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빚내 집 샀을까” 청약 불패에 영끌족 뒤늦은 후회 [부동산360]

2023. 9. 16. 15: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미 집을 영끌해서 샀는데 집값만 내려갔네요. 주변에 청약 당첨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속 쓰려요. 혼인신고는 미루고 예비 배우자는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예정입니다."

30대 공무원 A씨는 "대출을 끌어모아 갭투자한 주택을 팔기 위해 내놨지만, 몇 달째 문의도 뜸하다"며 "집값 하락 우려만 계속돼, 집이 팔리면 차라리 몇 년간 무주택 기간을 유지한 이후 청약만 도전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1순위 청약 경쟁률 36.6대 1
다만 “청약 가성비 떨어졌다” 평가도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작동 중인 크레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이미 집을 영끌해서 샀는데 집값만 내려갔네요. 주변에 청약 당첨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속 쓰려요. 혼인신고는 미루고 예비 배우자는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예정입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청약 불패’가 이어지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졌던 단지도 결국 수억원씩 웃돈이 붙는 사례가 잇따르고, 공사비 상승에 수도권 신축은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무주택 기간을 늘리며 청약 통장을 아끼는 대신, 영끌족을 택해 청약 가점제에서 불리해진 유주택자 일부 사이에선 후회도 감지된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36.62대 1을 기록했다. 총 3007가구 모집에 11만131개의 1순위 통장이 몰렸다. 올해 1월 경쟁률(0.28대 1)과 비교하면 130배 상승한 수준이다.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청약 통장을 적극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와 비교하면 ‘로또 청약’은 사라졌다는 시각도 상당하지만, 부동산 시장 혼조세 속 청약이 유리하단 시각도 나온다.

30대 공무원 A씨는 “대출을 끌어모아 갭투자한 주택을 팔기 위해 내놨지만, 몇 달째 문의도 뜸하다”며 “집값 하락 우려만 계속돼, 집이 팔리면 차라리 몇 년간 무주택 기간을 유지한 이후 청약만 도전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주택 처분 계획이 없는 유주택자의 경우, 예비 배우자의 무주택 기간 유지를 위해 혼인신고를 하지 않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30대 직장인 B씨는 “집값이 하락해 당장 팔기도 어려워, 사실상 신혼생활은 하고 있지만 혼인신고는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도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653만3000원으로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올랐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계산해 발표하는 ‘기본형 건축비’도 직전 고시된 m²당 194만3000원에서 197만6000원으로 1.7% 올랐다. 이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가 상한을 정하는 항목 중 하나로,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비수도권에서도 신축 수요가 있는 지역은 수요자들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대전 서구에서 분양한 ‘둔산자이아이파크’는 705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4만8415명이 신청, 평균 6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과거와 같은 ‘가성비 청약’이라고 볼 수는 없어, 내 집 마련을 위해선 개별 수요자 상황에 따른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단 조언도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장은 “올 초 규제지역 해제에 유주택자 청약 기회가 많아졌지만, 신규 분양가가 오르며 청약 가성비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며 “청약뿐만 아니라 재개발·재건축, 기축 매매, 경매 등을 통틀어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ke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