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7인의 탈출’, ‘펜트’ 복제 비껴가라 [TV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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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표 피카레스크 '7인의 탈출'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15일 밤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첫 방송 1회가 피 튀기는 잔인한 혈전의 서막을 열었다.
동일 선상에서 SBS는 또 한 번 김순옥을 붙들었고, 김 작가는 이에 응했다.
'7인의 탈출'은 '펜트하우스'보다 좀 더 정교한 프레임을 갖춰야 하는 것이 관건이며, 그가 수놓은 대본은 1회부터 플롯의 탄탄함을 과시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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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용 요약
팔색조 악인 시리즈,
김순옥이 곧 장르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김순옥 표 피카레스크 '7인의 탈출'이 베일을 벗었다. 또 한 번의 오페라 같은 유의미한 대중예술 아트가 탄생할까. 서막은 합격점인 분위기다.
지난 15일 밤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첫 방송 1회가 피 튀기는 잔인한 혈전의 서막을 열었다. 등장인물 민도혁(이준), 한모네(이유비), 방다미(정라엘), 차주란(신은경), 금라희(황정음), 양진모(윤정훈), 강기탁(윤태영), 남철우(조재윤) 등 서슬 퍼런 다수 인물들의 뚜렷한 캐릭터성, 음험한 욕망과 하릴 없는 사연이 서서히 베일을 벗기 시작하며, 발단부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김순옥은 어느 덧 수 십 년 차 작가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 처음엔 막장극이라는 이름으로 다소 비난을 샀던 드라마들이 그의 손을 거쳐 조금씩 변주되고, 의미를 더해가며 하나의 '악인 장르물'로 승격됐다.
이 같은 유의미한 방점은 아무래도 '펜트하우스' 시리즈일 것이다. 악인들의 대서사시와도 같았던 이 드라마는 시즌을 바꿔가며, 극 중 치열한 악행과 보복, 피 튀기는 살인, 혈전을 파노라마처럼 전시했다. 동일 선상에서 SBS는 또 한 번 김순옥을 붙들었고, 김 작가는 이에 응했다.
김순옥 세계, 입체적 욕망의 바다
악마들·악행들이 말해주는 것
이번에도 원조교제와 살인과 교사, 보복 등 현대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범죄가 예고됐다. 그들에게 악행은 범법이기에 하지 않아야 할 것이기보다, 자신의 생존을 위한 당위에 가깝다. 가령 주인공 중 한 명인 금라희는 어린 시절 버린 딸 방다미(정라엘)를 거물 회장에게 투자를 받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이러한 행위에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첫 방송부터 금라희의 해당 계획이 틀어지면서 다미는 2차 버림을 받았다.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짓을 모두 전시하고, 성악설을 대놓고 드라마의 제재로 쓰는 사람. 김 작가는 이 같은 극단적인 악(惡)의 클로즈업, 오버스펙, 사건 과장을 통해 모든 인생살이의 남루하거나 지난한 과정을 16부작 정도로 요약한다. 누군가는 그 장면에서 "삶이 그렇다"는 자조를, "내 삶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안도와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얻기도 한다.
1회 오프닝에서 인물들은 비극의 시작점을 회상했다. 전반부, 한 소녀가 실종되는 '방울모자' 사건 등을 비롯해 극악한 가해와 희생이 개진될 터. 본격적인 중반부에 들어서면, 다수의 인물들이 탈출을 위해 고투하는 제2의 전쟁이 펼쳐질 테다. 김 작가로서는 자기 복제라는 비판을 사지 않는 일이 관건일 텐데, 이 역시 또 하나의 피카레스크 계열로 전작과 정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를 계산하지 않을 리 없다. '7인의 탈출'은 '펜트하우스'보다 좀 더 정교한 프레임을 갖춰야 하는 것이 관건이며, 그가 수놓은 대본은 1회부터 플롯의 탄탄함을 과시한 편이다. 이토록 입체적인 다수의 악인들은 때론 비루하고 처절한 우리네 인생 심벌로서, 수 달 간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할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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