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휩쓴 리비아 데르나 곳곳 시신 방치…도시 봉쇄

한미희 2023. 9. 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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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리비아 당국은 대홍수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본 항구 도시 데르나를 봉쇄했습니다.

여전히 방치돼 있는 수많은 시신들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세계보건기구 등은 "잘못된 정보"라고 지적하며 시신에 대한 존엄한 관리를 당부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댐이 무너지며 발생한 홍수가 도시를 휩쓸고 지나간 지 닷새째.

최소 2만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리비아 당국은 데르나 대부분 지역의 민간인 출입을 금지했습니다.

도시 곳곳에 방치된 시신이나 고인 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고 긴급 구조 요원들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 입니다.

내전으로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뒤늦게 도착한 국제 구조팀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 규모에 비해 도움의 손길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직접 도구를 들고, 가족과 친척들의 시신을 찾아야 했습니다.

<데르나 주민> "아무런 도움이 없습니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부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여기에 닷새나 묻혀 있습니다."

<데르나 주민> "가족들이 썩어가는 것을 알면서 누가 계속 살고 싶겠습니까. 제발 우리를 도와주세요. 우리는 충분히 고통받았습니다."

한 20대 교사는 날마다 시신을 봤고, 10대 아이들까지 나서서 수백 구의 시신을 옮겨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와드 알샬웨이 / 데르나 주민·영어 교사> "냄새는 끔찍합니다.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묻어야 했어요. 그들이 누군지도 모르고 샘플도 채취하지 않고 25명을 묻었습니다."

지역 당국은 전날까지 5,000구 넘는 시신을 수습해 이 중 3,000구 이상을 집단 매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시신이 전염병을 일으킨다는 두려움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며 다만 "식수원 근처에 방치돼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집단 매장이나 화장을 서두르지 말고 존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리비아 #데르나 #대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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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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