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가 내 똥을 분석한다고?” 괴짜 똥 박사, 이걸로 노벨상까지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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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건강상태를 체크해 주는 변기가 있다.
변기에 앉아서 볼 일만 보면 내 대·소변 상태를 체크해 어떤 질병이 있는지 분석해 준다.
박 박사는 이 변기로 노벨상을 받았다.
직장인 A씨는 "몸이 안 좋은 시기에는 대소변의 색이나 형태가 안 좋았던 기억이 있지만 실제 얼마나 안 좋은지는 병원을 가야 알 수 있어 미뤄왔던 경험이 있다"며 "변기가 내 배설물을 실시간으로 검사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준다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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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이 변기만 있으면 병원 갈 필요 없겠는데…”
내 건강상태를 체크해 주는 변기가 있다. 변기에 앉아서 볼 일만 보면 내 대·소변 상태를 체크해 어떤 질병이 있는지 분석해 준다. 이 변기를 발명한 이는 미 스탠퍼드 의대 비뇨기의학과의 박승민 박사.
박 박사는 이 변기로 노벨상을 받았다. 다만 진짜 노벨상은 아니고 노벨상 발표 한 달 전 발표하는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이다.
14일 미국 하버드대가 발간하는 유머 과학잡지 '별난 연구 연보'는 제33회 이그노벨상 공중보건 수상자로 박 박사를 선정했다. 이그 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해 1991년 만들어졌다. 노벨상 발표 한 달 전 발표하는 ‘짝퉁 노벨상’이라고 볼 수 있다. ‘불명예스러운’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이그노블(ignoble)에서 따왔다. 이그 노벨상은 진짜 노벨상처럼 과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평화상 등을 수상한다. 노벨상에는 없는 수학상이나 환경보호상도 있다.
박 박사는 스마트 변기를 발명했다. 이 변기에는 2개의 센서(압력 센서, 모션 센서), 소변 검사지, 3개의 카메라(대변, 항문, 소변)가 장착돼 있다. 사용자가 대변 또는 소변을 보면 카메라가 대변 색과 크기, 소변량 등을 찍어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 감염병 여부 등 10여개의 질병을 분석한다.
대소변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개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대소변 검사를 위해서는 환자나 의료진이 환자의 배설물을 채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환자도 자신의 대소변이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의료진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려주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직장인 A씨는 “몸이 안 좋은 시기에는 대소변의 색이나 형태가 안 좋았던 기억이 있지만 실제 얼마나 안 좋은지는 병원을 가야 알 수 있어 미뤄왔던 경험이 있다”며 “변기가 내 배설물을 실시간으로 검사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준다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예전부터 배설물로 인한 공중보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미 2020년 네이처에 ‘배설물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건강 모니터링을 위한 장착형 화장실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19 급증 모니터링을 위한 스마트 화장실:수동 진단 및 공중보건’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스마트 변기로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의 경로를 추적한다는 아이디어였다.
박 박사는 원래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 코넬대에서 응용물리학을 전공한 물리학자였다. 하지만 미세유체를 전공하며 임신 진단키트, 코로나 진단키트를 접하면서 의학 연구로 길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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