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SSUE]항저우 향하는 마음은 '파부침주', 황선홍-이강인-백승호 모두 결연한 의지
[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이성필 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당시 허정무 감독은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사자성어를 들고나왔다. 그리스를 이겼지만, 아르헨티나에 패해 16강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이지리아에 최소한 비겨야 했던 상황이었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야 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한국 최초의 원정 월드컵 16강을 해내기 위해 살아 돌아오지 않고 결사적으로 싸워 성과물을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허정무호는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기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루과이에 아깝게 패하며 8강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파부침주의 자세로 첫 원정 월드컵 16강 성과물 만들기에는 성공했다.
13년이 흐른 뒤 황선홍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 입에서 파부침주가 나왔다.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국길에 취재진과 만나 파부침주라는 단어를 던졌다.
황 감독 앞에는 부정적 기류 천지다. 출발 과정에서 중앙 수비수 이상민(성남FC)의 음주 징계 처분을 제대로 알지 못해 비판받았다. 22명의 선수단 중 1명을 그냥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김태현(베갈타 센다이)을 대체 선수로 선발해 겨우 수습했다. 행정적인 처리의 잘못이라고는 하지만, 황 감독에게 비판의 화살이 꽃혔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합류 시점을 놓고도 고민의 연속이었다. 날짜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강인을 과연 제대로 활용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다. 완전체가 아니기에 조직력을 제대로 만드는 것도 고민 가득이었다.
같은 기간에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에 나섰던 22세 이하(U-22) 대표팀 경기력은 아시안게임을 보는 동일 잣대였다. 카타르에 패하고 키르기스스탄을 겨우 이기면서 변수가 넘치는 아시안게임을 제대로 해내겠는가에 대한 비판 여론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다행스럽게도 이강인은 21일 저녁이면 항저우에 도착해 19일 쿠웨이트, 21일 태국전은 걸러도 24일 바레인전 출전은 가능하게 됐다. 선수단도 창원에서 훈련하면서 조직력 만들기에 공을 들였다.
황 감독은 취재진에 "이강인은 20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23-24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1차전 종료 후 합류하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 항저우 현지에는 21일 저녁에 도착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파부침주의 자세는 이강인 사용법에서 보인다. 쿠웨이트, 태국전까지는 21명의 동료가 최선을 다해 싸우고 바레인전부터는 이강인의 컨디션을 고려해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투입) 시기는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느 시점에 최고조에 오를 것인지 계산해 투입해야 할 것 같다. 빨리 쓰는 것보다는 그런 측면을 고려해 결정하겠다. 본인과 대화해야 한다. 그동안 경기에 오래 뛰지 못해 90분 소화 가능한 체력인지 등을 검토해 뛸 포지션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측면 공격수 송민규(전북 현대)의 근육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 외에는 큰 문제는 없다는 황 감독은 3연속 금메달이라는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 완성도 높이기에 주력하겠다며 "1차전 종료 후 2차전이 하루 휴식 후 경기라 선수단 이원화 등 여러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치열하게 싸워 이기며 높은 곳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주장 백승호(전북 현대)도 비슷한 자세였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신분인 백승호다. 그는 같은 와일드카드인 박진섭(전북 현대), 설영우(울산 현대)를 거론하며 "따로 (박)진섭이 형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누구보다 저희가 가장 간절하다. (설)영우는 어제 만났지만,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물론 모든 선수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결사 항전의 정신 무장으로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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