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건 기소 트럼프 ‘사법 리스크’…대선가도 약 될까 독 될까 [세계는 지금]
첫 기소 전직 대통령 오명 업고 경선 예고
슈퍼화요일 전날인 3월4일 형사재판 시작
민주주의 근간 공격 ‘1·6 사건’ 가장 심각
1월 경선 개막된 이후 법정에 발 묶일 듯
대선 뒤집기 사건은 TV·유튜브 생중계
머그샷 흥행에 자극… 유세장 활용 가능성
유권자 직접 시청 ‘마이너스’ 작용할 수도
재판장·배심원단 성향도 재판 변수 부상
바이든도 차남이 불법 총기 소지로 기소
‘부메랑 될라…’ 트럼프 법적문제에 무대응
미국 대통령은 재임 중 기소되지 않는다.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1789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취임 이래 한 번도 깨지지 않은 원칙이다. 행정 최고 책임자가 수사선상에 오르면 “헌법상 부여된 직무 수행에 심각한 방해”가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재임 당시 백악관 인턴과의 성추문에 휩싸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탄핵 문턱에서 살아남았고 기소도 되지 않았다.
내년 3월4일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4건의 형사 재판 일정은 백악관에 복귀하려는 그의 야망에 걸림돌이 될 수도, 지금껏 기소될 때마다 지지율이 반등해 공화당 1위 주자 자리를 굳혔던 것처럼 호재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1년2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나란히 가는 대선·재판 일정
기소됐다고 해서, 심지어 유죄 선고를 받더라도 트럼프의 대선 입후보를 막지는 못한다. 미 연방헌법의 대통령 자격 요건은 ‘미국(령) 태생’, ‘14년 이상 미 거주’, ‘35세 이상’ 세 가지뿐이다. 옥중 출마 전례도 있다.
특히 대선 뒤집기 사건은 TV, 유튜브 생중계까지 된다. 이 사건을 맡은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고등법원의 스콧 맥아피 판사가 최근 풀기자단의 영상 촬영 및 음성 녹음을 전제로 이를 허용했다. 이 사건으로 머그샷을 찍은 지 이틀 만에 700만달러(93억원) 후원금을 모은 것처럼 생중계되는 재판을 대선 유세장처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배심원처럼 법정 공방을 생생하게 지켜보게 된다는 위험성이 도사린다.
◆어떤 사건이 중요한가
트럼프는 4개 사건 91개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 특히 선거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 직무 수행의 결과로 일어난 일이므로 면책 대상이 된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
미 언론들은 1·6 폭동 관련 사건이 가장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통령이었던 그리고 또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미 민주주의의 근간을 공격한 혐의여서다.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이듬해 1월6일 조 바이든의 대선 승리 인증을 위한 의회 합동회의를 방해했다며 ‘미국에 대한 사기’ 등 4개 혐의로 기소했다.
이와 반대로 기밀 유출 사건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처벌 전례도 많아 4건의 형사 사건 중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다.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자택에서 확보한 문건, 트럼프가 손님들에게 기밀을 보여 주며 자랑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 등 관련 증거도 풍부하다.
◆재판 과정 변수는
재판 최대 변수로는 재판장과 배심원단 성향이 꼽힌다. 공교롭게도 유죄 입증이 난해할 것이라는 1·6 폭동 관련 사건은 트럼프에게 적대적이었던 판사에게, 가장 간단하다는 기밀 유출 사건은 호의적인 판사에게 배당됐다.
반면 기밀 유출 사건을 맡은 플로리다 연방지법의 에일리 캐넌은 트럼프의 지명을 받아 판사가 됐다. FBI가 회수한 기밀을 법무부가 아닌 특별조사관이 검토해야 한다는 트럼프 측 요청을 수용한 바도 있다.
기밀 유출 사건 배심원단은 트럼프가 2020년 대선 때 과반 득표를 한 플로리다 남부 5개 카운티에서 뽑힐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에게 호의적인 배심원이 뽑힐 확률, 다시 말해 12명 만장일치가 필요한 유죄 평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트럼프 형사 사건에 무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재선 캠프의 세드릭 리치먼드 공동위원장은 ABC방송에 나와 “대통령(바이든)은 처음부터 독립적인 법무부를 원한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트럼프의 법적 문제에 (선거운동의)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포장하는 트럼프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사건을 잘못 건드렸다가 자칫 본인 사법 리스크가 주목받을 수도 있다.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 취득한 기밀을 제때 반납하지 않아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처럼 회수를 거부·방해하지는 않았고 현역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기소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차남 헌터 바이든 사건은 얘기가 다르다. 데이비드 웨이스 특검은 2018년 마약 중독 사실을 감추고 총기를 불법 구매·소유한 혐의로 헌터를 14일 기소했다.
이날 기소는 헌터가 해외 사업을 할 당시 미 부통령이었던 부친의 영향력을 활용한 의혹을 고리로 공화당이 바이든 탄핵 조사에 착수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WP는 “탄핵 조사와 직계 가족 기소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대통령에게 엄청난 좌절”이라고 평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윗집男 칼부림에 1살 지능된 아내”…현장 떠난 경찰은 “내가 찔렸어야 했나” [사건 속으로]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39만원으로 결혼해요”…건배는 콜라·식사는 햄버거?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