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글썽' 배지환 162km 타구에 투수 출혈 충격…9회 결정적 실책까지 저질렀다

윤욱재 기자 2023. 9. 1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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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배지환이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한국인 유틸리티 플레이어 배지환(24)이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리드오프로서 임무를 다했지만 자신의 강습타구가 투수 머리로 향하면서 눈물을 글썽였고 9회에는 결정적인 실책으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배지환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피츠버그는 우완투수 요한 오비에도를 선발투수로 내세웠고 배지환(2루수)-브라이언 레이놀즈(좌익수)-키브라이언 헤이즈(3루수)-잭 스윈스키(중견수)-코너 조(1루수)-엔디 로드리게스(포수)-미겔 안두하(지명타자)-조슈아 팔라시오스(우익수)-리오버 페게로(유격수)로 1~9번 타순을 채웠다.

우완투수 게릿 콜을 선발투수로 내보낸 양키스는 DJ 르메이유(1루수)-애런 저지(우익수)-글레이버 토레스(2루수)-지안카를로 스탠튼(지명타자)-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앤서니 볼프(유격수)-오스왈드 페라자(3루수)-오스왈도 카브레라(좌익수)-벤 로트벳(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피츠버그는 1회초 토레스와 스탠튼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2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플로리얼을 3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고 실점 없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피츠버그의 1회말 공격. 리드오프 배지환이 선두타자로 나왔고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는데 성공했다. 콜이 제구 난조를 보이자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레이놀즈의 볼넷으로 2루, 헤이즈의 우전 안타로 3루에 안착한 배지환은 스윈스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득점에 성공하면서 팀에 선취 득점을 안기는 주인공이 됐다. 피츠버그는 2사 후에도 로드리게스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다시 한번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안두하가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는 바람에 추가 득점은 실패했다.

▲ 피츠버그 선발투수 요한 오비에도.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 양키스 선발투수 게릿 콜.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다.

곧이어 양키스의 추격이 펼쳐졌다. 볼프가 좌전 2루타를 날렸고 카브레라가 볼넷을 골랐다. 1사 1,3루 찬스를 가져간 양키스는 로트벳의 우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이뤘다. 그러자 피츠버그는 르메이유를 3루수 병살타로 잡으면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피츠버그도 다시 힘을 냈다. 2회말 페게로가 좌전 안타를 터뜨려 배지환이 1사 1루 상황에 등장했다. 배지환은 이번에도 콜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지만 6구째 들어온 98마일(158km) 포심 패스트볼을 친 것이 3루수 땅볼 아웃으로 이어져 진루타를 친 것에 만족해야 했다. 2사 2루 찬스. 피츠버그는 레이놀즈의 우전 적시타로 페게로가 득점하면서 2-1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이어 헤이즈의 중전 안타로 2사 1,2루 찬스가 펼쳐졌으나 스윈스키가 헛스윙 삼진 아웃에 그쳐 피츠버그는 더이상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양키스는 3회초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볼프와 페라자가 나란히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피츠버그가 간신히 1점차 리드를 사수할 수 있었다. 피츠버그 역시 3회말 로드리게스가 좌전 안타를 쳤지만 소득은 없었다. 양키스는 4회초에도 카브레라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했으나 르메이유와 저지가 모두 삼진 아웃에 그쳐 또 득점 사냥에 실패했다.

피츠버그의 4회말 공격. 선두타자 페게로가 우전 안타를 쳤고 배지환은 무사 1루 상황에 등장했다. 파울 타구 3개를 날리면서 콜과 치열한 승부를 펼친 배지환은 풀카운트 상황에 8구째 들어온 83마일 너클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면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고 마침 2루로 향하던 페게로도 아웃되면서 더블 플레이로 이어지고 말았다.

양팀의 5회 공격은 모두 삼자범퇴로 끝났다. 양키스는 6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르메이유의 중전 적시타로 2-2 동점을 이룬데 이어 저지의 중전 적시타로 3-2 역전까지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했다. 피츠버그의 6회말 공격이 시작되자 양키스는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5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남긴 콜에 이어 좌완투수 앤서니 미세비치를 투입한 것이다.

1사 후 안두하가 볼넷을 고르고 팔라시오스가 우전 안타를 터뜨린 피츠버그는 페게로가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2사 1,2루 상황으로 이어졌고 배지환이 이날 네 번째 타석을 맞았다. 배지환은 볼카운트 1B 2S에서 미세비치가 던진 4구 79마일 커브를 쳤는데 하필 이것이 미세비치의 머리로 향하고 말았다. 타구는 미세비치의 머리를 맞고 굴절됐고 우전 안타로 이어졌다. 2루주자 안두하가 득점하면서 피츠버그가 3-3 동점을 이루는 순간.

▲ 양키스 좌완투수 앤서니 미세비치가 배지환의 타구에 맞고 고통을 호소했다.
▲ 양키스 좌완투수 앤서니 미세비치가 배지환의 타구에 맞은 뒤 카트를 타고 그라운드 밖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
▲ 양키스 좌완투수 앤서니 미세비치가 배지환의 타구에 맞고 의료용 카트에 몸을 실었다.

배지환의 타구 속도는 무려 100.6마일(162km)였다. 이를 직격으로 맞은 미세비치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마운드에 쓰러졌다. 출혈까지 생길 정도로 타구를 맞은 충격은 컸다. 한참 동안 고통을 호소한 미세비치는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웠고 피츠버그 구단이 마련한 카트에 몸을 실어 그라운드 밖으로 빠져 나갔다. 미세비치는 엄지 손가락을 세우면서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1루에 있던 배지환은 충격이 컸는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양키스는 잭 맥칼리스터로 투수를 바꿨고 피츠버그는 레이놀즈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서 만루 찬스를 잡은데 이어 헤이즈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5-3 역전에 성공했다. 추가 득점은 없었다. 스윈스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피츠버그의 6회말 공격이 끝났기 때문이다.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배지환의 시속 100.6마일짜리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미세비치의 왼쪽 머리를 강타했다. 양키스의 의료진이 달려들었고 미세비치는 더이상의 출혈을 막기 위해 수건을 머리에 댔다. 이후 배지환은 눈에 띄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세비치는 결국 부축을 받으면서 의료용 카트로 향했고 필드를 빠져나가기 직전에 엄지 손가락을 세우면서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검진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츠버그는 8회까지 5-3 리드를 유지했다. 배지환은 8회말 좌완 닉 라미레즈와 상대했으나 볼카운트 2B 2S에서 6구째 들어온 91마일(146km) 싱커를 친 것이 유격수 땅볼로 이어져 출루에 실패했다.

이제 피츠버그에게 남은 것은 9회초 양키스의 추격을 봉쇄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르메이유의 우전 안타와 저지의 좌전 안타, 그리고 토레스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스탠튼을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잡으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플로리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 5-4 1점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마침 볼프의 타구가 유격수 페게로에게로 향했고 페게로는 이를 잡아 2루수 배지환에게 토스했다. 배지환이 1루로 던져서 타자 주자만 아웃을 잡으면 이대로 경기가 종료될 수 있었다. 그러나 배지환은 악송구를 저질렀고 그렇게 피츠버그는 허무하게 5-6 역전을 허용해야 했다. 배지환의 시즌 10번째 실책이었다.

여기에 피츠버그는 카브레라에 우전 적시타까지 맞아 5-7 리드를 헌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9회말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난 피츠버그는 끝내 5-7 역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 배지환이 양키스전에서 1안타 1볼넷 2득점을 남겼다.
▲ 배지환이 양키스전에서 수비하는 장면이다.

이날 경기는 3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 피츠버그는 이날 패배로 69승 79패를 기록했으며 여전히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다. 피츠버그 역사에 남은 '레전드'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날을 맞아 선수들이 모두 등번호 21번을 새기고 경기에 나섰지만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양키스는 75승 73패를 기록했고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랭크돼 있다.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을 남긴 배지환은 시즌 타율 .242를 마크했다. 올해 101경기에 출전한 배지환은 시즌 타율 .242, 출루율 .304, 장타율 .321, OPS .625에 2홈런 28타점 23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콜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오비에도는 5이닝 4피안타 5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나름 호투했지만 승패와 연관은 없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콜린 홀더맨은 1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시즌 3패째를 당했다.

한편 양팀은 오는 17일 오전 7시 35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맞대결을 펼치며 18일까지 3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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