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행정소송 패소로 관세청이 환급한 세금 ‘900억원’

대형 로펌 활용해 과세 불복 소송…관세청 담당 변호사 1명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16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관세청이 행정소송 패소로 환급한 금액은 2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최근 5년간 관세청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돌려준 세금이 254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9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환급됐다.

16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관세청이 행정소송 패소로 환급한 금액은 2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49억원에서 2019년 1060억원으로 급증한 뒤 2020년 305억원, 2021년 131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899억원으로 다시 크게 증가했다. 패소 건수는 2018년 23건, 2019년 35건, 2020년 20건, 2021년 23건, 지난해 22건 등이었다.

이처럼 행정소송 패소로 돌려주는 세금이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이유는 과세에 불복한 기업들이 대형 로펌을 통해 관세청에 소송을 걸기 때문이다. 지난해 관세청이 패소한 22건 가운데 절반인 11건은 상대가 6대 로펌(김앤장, 화우, 율촌, 광장, 세종, 태평양)이었다.

양 의원은 관세청의 소송 담당 변호사가 단 1명에 불과한 점을 지적했다. 관세청은 이달 소송 전문 변호사 2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양 의원은 "관세청이 막대한 세금을 환급해 주는 것은 관세 행정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관세행정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효과적인 소송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