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만기도래 여전채 26조...지난해 악몽 되살아나나

이용안 기자 2023. 9.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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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발(發) 경제리스크 등으로 여신전문금융채(이하 여전채) 금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사업을 이어가고 새 사업을 펼치기 위해선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 수준으로 여전채를 새로 발행해야 한다.

카드사는 보통 3년 만기로 여전채를 발행하는데 3년 전보다 금리가 4배 이상 높아졌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여전채 금리(3년 만기, AA+)는 6%를 넘어섰는데, 당해 9~12월 발행된 규모만 19조8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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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발(發) 경제리스크 등으로 여신전문금융채(이하 여전채) 금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여전채를 주로 소화하던 랩·신탁 시장의 축소로 카드·캐피탈사의 여전채 발행 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여전업계에서는 지난해말 '레고랜드 사태'처럼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 규모는 26조319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만기 도래 여전채 규모가 5조2246억원 늘었다. 여전사들의 영업 확대 등으로 이 기간에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 규모는 2020년 12조5256억원, 2021년 17조2001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해 왔다.

은행처럼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는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들은 주로 여전채를 발행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다. 기존 사업을 이어가고 새 사업을 펼치기 위해선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 수준으로 여전채를 새로 발행해야 한다.

그런데 올 중순부터 여전채 금리가 다시 높아지자 여전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는 보통 3년 만기로 여전채를 발행하는데 3년 전보다 금리가 4배 이상 높아졌다. 2020년 9월 만기 3년 여전채(AA+) 금리는 1% 수준이었는데 이달 기준 4.5% 넘어섰다. 3년새 4배 이상 조달비용이 상승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여전채 금리가 들썩이자 여전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여전채 금리(3년 만기, AA+)는 6%를 넘어섰는데, 당해 9~12월 발행된 규모만 19조87억원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여전사의 이자비용은 4조93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최근 미 국채금리 인상과 중국발 경제리스크가 확대되는 점도 여전사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위와 같은 영향 탓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최근 만기 3·5년 국고채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와 여전채 금리간 차이인 스프레드가 벌어지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레 여전채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은행채 금리가 높아지며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여전사들에게는 부담이다. 여전채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으로 분류되는 은행채의 금리와 발행이 증가하면, 여전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달에만 20조원 가량의 은행채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은행들도 은행채 발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여전채를 주로 취급했던 랩·신탁 시장이 어려움을 겪자 여전업계에서는 지난해 채권 발행에서 겪었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여전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 5월 일부 증권사의 랩·신탁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검사에 나선 후 이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여전채를 둘러싸고 각종 악재가 겹쳐 연말에 지난해와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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