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공들여 개장했는데… 무개념 관광객, 조각상 올라탔다가 ‘와장창’

문지연 기자 2023. 9. 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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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 대형 조각상 파손
아일랜드 관광객 체포, 거금 물 듯
술에 취한 관광객이 벨기에 브뤼셀 증권거래소 앞 조각상에 올라갔다가 일부분을 부러뜨리는 모습. /엑스(X·트위터)

최근 세계 곳곳 유명 관광지에서 일부 비매너 방문객의 사건·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술에 취한 관광객이 조각품을 파손해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이번 소동은 지난 10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증권거래소에서 일어났다. ‘부어스’(Bourse)로 불리는 이 건물은 3년간의 복원작업을 끝내고 하루 전인 9일 재개장한 상태였다. 입구에는 ‘횃불을 들고 있는 손’이라는 거대 조각품이 자리를 지켰는데, 문제는 술에 취한 한 아일랜드 남성이 여기에 올라타면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남성은 사자와 사람을 나란히 빚어놓은 조각품 위를 거침없이 오른다. 그러더니 사자 조각상 등에 올라타 잠시 앉아 있다가, 다시 일어나 한발씩 내려온다. 이 과정에서 그는 중심을 잡기 위해 옆에 있던 사람 조각상의 횃불 든 손에 매달렸는데, 누르는 힘을 견디지 못한 조각상 일부분이 부러져버린다.

조각상의 상징과도 같았던 횃불 부분은 통째로 굴러 떨어져 산산조각 났다. 갑작스러운 ‘쨍그랑’ 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남성에게 쏠렸고, 일부는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남성은 멍한 표정으로 바닥에 나뒹구는 조각상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자리를 벗어났고, 이후 인근에서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증권거래소 측은 남성에게 조각상에 대한 손해배상을 직접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수에 드는 비용은 1만5000파운드(약 25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복원 작업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숙련된 장인에게 맡겨야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이라며 “더군다나 이 조각상은 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어 관련 기관들의 후속 조치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유명 관광지들이 방문객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각종 규제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중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는 내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10달러(약 1만3000원)의 관광세를 걷기로 했다. 관광객 급증으로 쓰레기가 늘고 도를 넘는 사건·사고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신성시되는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사진을 찍거나, 오토바이를 타다 성기를 노출하거나, 나체로 힌두교 사원을 활보한 일 등이다.

이외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는 소음 문제를 이유로 바퀴 달린 여행 가방(캐리어) 끌기를 금지한다는 규제가 등장했고, 오스트리아 유명 관광지이자 세계유산인 할슈타트 마을에선 하루 관광객 수 제한을 도입하자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메인주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각국 항구 도시에서도 크루즈 선박의 입항을 제한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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